제주도는 후원하고, 제주시는 막고...간드락·권철 "제주시는 도민에 사과해야"
제주도 문화예술재단이 후원하는 행사에 제주시가 막아서는 우스운 모양새를 연출했다.
제주시는 현장에서 (전시회 취지를 오해해 목관아지 사용 허가를 뒤늦게 취소한)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발언까지 했지만, 행정처분을 바꾸지는 않았다.
간드락소극장과 권철 작가는 15일 오전 11시 제주목관아지 정문 앞에서 '야스쿠니 - 군국주의의 망령' 사진전 제주시 불허 입장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해당 언론사를 찾아가 기사 정정을 요구했고, 그 매체는 기사의 일부가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기사를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현재까지 오보를 한 일간지는 정정보도도 하지 않았고, 제주시청은 명확한 취소 사유도 없이 광복회의 항의만을 근거로 일방적인 전시 철회를 통보했다"며 "10년간 야스쿠니 사진작업을 해 온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권철의 명예와 간드락소극장 오순희 대표의 명예가 실추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함께 이들은 "제주시는 잘못된 언론보도와 광복회의 요청만으로 이미 허가된 사진전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며 "취소 사유를 밝히고, 제주도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준비한 사진을 들고 목관아지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제주시 공무원 10여명이 막아섰다.
"왜 막느냐?" "허가되지 않은 전시회"라는 고성이 오가는 등 한 때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제주시 관계자는 "일간지 최초 보도가 잘못된 것을 우리도 알고 있다"면서도 "작품 취지도 이해하지만 전시회 결정(장소 사용 허가)이 취소됐으니 미안하지만 전시할 수 없다"고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시회 취소 결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다. 하지만 제주시는 잘못된 결정을 바꾸는 대신, 목관아지 진입을 막아서는데 급급했다.
제주시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목관아지를 무료로 개방하고, 이날 저녁에는 공연까지 할 예정이다. 일본 야스쿠니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전시회를 취소한 이해못할 행정에 씁쓸한 광복절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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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록 기자
leerevo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