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후원하고, 제주시는 막고...간드락·권철 "제주시는 도민에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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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전 '야스쿠니 - 군국주의의 망령' 과 관련해 목관아지 내부 출입을 막고 있는 제주시 공무원들 ⓒ제주의소리
끝내 제주시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특별기획으로 마련된 권철 작가의 '야스쿠니-군국주의 망령' 목관아지 내부 전시를 막았다.

제주도 문화예술재단이 후원하는 행사에 제주시가 막아서는 우스운 모양새를 연출했다. 

제주시는 현장에서 (전시회 취지를 오해해 목관아지 사용 허가를 뒤늦게 취소한)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발언까지 했지만, 행정처분을 바꾸지는 않았다.

간드락소극장과 권철 작가는 15일 오전 11시 제주목관아지 정문 앞에서 '야스쿠니 - 군국주의의 망령' 사진전 제주시 불허 입장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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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철 작가와 간드락소극장 측이 15일 제주목관아지에서 '야스쿠니 - 군국주의의 망령' 사진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있다. ⓒ제주의소리
기자회견에서 간드락소극장 오순희 대표와 권철 작가는 제주지역의 한 언론이 전시회와 관련해 왜곡보도를 했고, 그로 인해 광복회 제주지부가 제주시에 항의하면서 멀쩡하게 진행되던 목관아지 사용허가가 취소됐다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이들은 해당 언론사를 찾아가 기사 정정을 요구했고, 그 매체는 기사의 일부가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기사를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현재까지 오보를 한 일간지는 정정보도도 하지 않았고, 제주시청은 명확한 취소 사유도 없이 광복회의 항의만을 근거로 일방적인 전시 철회를 통보했다"며 "10년간 야스쿠니 사진작업을 해 온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권철의 명예와 간드락소극장 오순희 대표의 명예가 실추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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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철 작가가 15일 제주목관아지에서 '야스쿠니 - 군국주의의 망령' 사진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들은 "이번 전시 취소로 인해 빚어진 경제적·정신적 피해가 컸다"며 "이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제주시는 잘못된 언론보도와 광복회의 요청만으로 이미 허가된 사진전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며 "취소 사유를 밝히고, 제주도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준비한 사진을 들고 목관아지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제주시 공무원 10여명이 막아섰다. 

"왜 막느냐?" "허가되지 않은 전시회"라는 고성이 오가는 등 한 때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제주시 관계자는 "일간지 최초 보도가 잘못된 것을 우리도 알고 있다"면서도 "작품 취지도 이해하지만 전시회 결정(장소 사용 허가)이 취소됐으니 미안하지만 전시할 수 없다"고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시회 취소 결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다. 하지만 제주시는 잘못된 결정을 바꾸는 대신, 목관아지 진입을 막아서는데 급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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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철 작가와 간드락소극장 측이 15일 제주목관아지에서 '야스쿠니 - 군국주의의 망령' 사진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한 후 목관아지 내부로 들어가려 하자 제주시청 공무원들이 막아서고 있다. ⓒ제주의소리
권철 작가는 "일본 야스쿠니의 진짜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10년 동안 기록했고, 그동안 일본 야쿠자나 우익으로부터 살해 위협까지 받았다"며 "숱한 방해도 받았는데 그 실태를 알리기 위한 자리를 행정당국에서 막는 게 과연 한국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제주시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목관아지를 무료로 개방하고, 이날 저녁에는 공연까지 할 예정이다. 일본 야스쿠니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전시회를 취소한 이해못할 행정에 씁쓸한 광복절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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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철 작가와 간드락소극장 측이 15일 제주목관아지 밖에서 '야스쿠니 - 군국주의의 망령' 사진전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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