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만 하는 자녀? 생산하는 자녀로 키워라”
“소비만 하는 자녀? 생산하는 자녀로 키워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모아카데미-나침반교실] (8) 고원형 대표 “여러분의 자녀는 세상에 하나뿐인 꽃”

갈수록 막강해지는 자본의 힘을 실감하는 요즘, 이런 자본의 공습 속에 자라나는 세대들을 단순히 소비에 익숙한 소비자로 키울 것이 아니라 주도적인 생산자로 키워야 한다는 조언이다. 

제주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과 [제주의소리]가 함께하는 ‘2015 부모아카데미-나침반 교실’이 3일 오전 10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강사로 나선 고원형 아름다운배움 대표의 강의 주제는 ‘하고 싶은 일 해! 굶어 죽지 않아!’

당돌한 제목의 강의에서 고 대표는 부모들이 자녀가 원하는 진로를 존중하되, 자녀를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로서 키워야 그 진로가 빛이 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 대표는 보건복지부 휴먼네트워크 멘토링 사업 전문가 자문위원과 경기도교육청 고등 입학전형영향평가 위원,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지난 2010년 대한민국 휴먼대상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가 대표로 있는 아름다운배움은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학습·진로 멘토링 사업을 하는 회사다. 경북 예천군, 전남 고흥군, 충북 영동군, 충남 보령시 등 수도권에 비해 교육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이 그가 주로 활동하는 무대다.

고 대표는 자신이 청소년 멘토링에 집중하게 된 계기를 꼽았다. 30살의 나이에 자신이 원하는 인생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시작한 전국 도보 여행 중 어느 식당주인을 만난 일이다.

당시 잠시 들린 식당에서 고 대표와 대화를 나누던 주인은 “팔자 좋으시네요”라는 말을 남겼다. 

▲ 3일 부모아카데미 강사로 나선 고원형 아름다운배움 대표. ⓒ제주의소리
고 대표는 “그 말을 듣는 순간 해골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은 원효 대사가 된 느낌이었다. 서민층은 상당수가 꿈을 찾는 노력 자체가 사치일 만큼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그 뒤로 교육 봉사를 하면서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는 일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앞으로 ‘중앙집권적’인 글로벌 시대가 아닌 지역에서 작은 변화를 만들어가는 로컬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지금 사회에서 제일 필요한 것은 지역 인재라고 강조했다.
IMG_7559.JPG
▲ 부모아카데미 강의 중인 고원형 대표. ⓒ제주의소리
IMG_7576.JPG
▲ 고원형 대표. ⓒ제주의소리
IMG_7587.JPG
▲ 고원형 대표의 강의에 웃음 짓는 참가자들. ⓒ제주의소리
그러면서 자신이 청소년, 청년들을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청소년이나 청년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켜도 잘 바뀌지 않아서 참 이상했다. 그 이유는 생산자와 소비자라는 차이에 있었다”고 밝혔다.

또 “저의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는 집에서 무언가를 계속 생산하셨다. 콩도 갈고, 빵도 굽고, 하다못해 양말 구멍도 메우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도 생산자의 입장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며 “그런데 지금 자라나는 세대들은 전혀 다르다. 아무리 훈련해도 페이스북 사진에는 맛집과 여행사진이 전부다. 자신이 버는 만큼 먹고, 놀러 다니는 것을 의미 있는 생산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과연 여러분 아이들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보라. 자본주의 사회는 시민을 오로지 소비자로 키우길 원한다. 몇 십 년 전만 해도 어린 아이들은 전통시장을 가서 생산자가 있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았지만, 지금은 마트에서는 돈 주고 물건 사는 모습만 배우면서 소비자로서의 위치를 익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학교 역시 돈 주고 사는 서비스로 생각해 자연스럽게 학원과 공교육을 비교하게 된다는 것.

고 대표는 “여러분의 자녀를 생산자로 키우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나는 생산자이자 일하는 노동자'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자녀가 과연 소비자 위치로 진로를 대하는지 생산자 위치인지 잘 바라보고 조언해야 한다”며 “맛집을 찾아가고 해외여행가서 쇼핑하는 것이 생산 활동이 아니다. 사람을 만나서 함께하고 돕고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생산활동”이라고 강조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자녀의 요구는 존중하되, 과연 자녀가 소비하는 행태에 그치고 있는지 아닌지를 확인해 생산자로서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

이어 고 대표는 일본의 유명한 대중가요 그룹 SMAP이 부른 노래 한 곡을 소개했다. 제목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꽃(世界に一つだけの花).’ 가사는 다음과 같다.

꽃가게 앞에 놓여진 여러 가지 꽃을 보고 있어요.

사람마다 각각 좋아하는 꽃은 있지만

모두 다 예쁘네요.

이 속에서 누가 제일 예쁜지 다투지도 않고

바구니 속에서 자랑스러운 듯이

가슴을 펴고 있네요.

그런데 우리 인간들은 왜 이렇게나 비교하고 싶어 하나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른데도

그 속에서 일등이 되고 싶어하나요.

그래요, 우리들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꽃이에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른 씨앗을 가지고 있어요.

그 꽃을 피우는 일에만 전념하면 돼요.



고 대표는 “한국 사회에서 부모들은 자녀들이 어떤 씨앗인지 보지 않고서, 주위에서 ‘장미가 이쁘다’면 장미로, ‘백합이 이쁘다’고 하면 백합으로 키운다. 우리의 역할은 아이가 어떤 씨앗인지 관찰하고 키우는 것”이라며 “씨앗을 심어놓고 잘 자라고 있는지 파고 덮고를 반복하면 결국 씨앗은 썩는다. 잘 자라길 원한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 “자녀들에게 작은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작은 성공이 쌓이고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아름다운배움을 하면서 연탄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나도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구나’, ‘내가 필요한 존재구나’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나침반교실 하고 싶은 일 해! 굶어 죽지 않아! 2는 소리TV를 통해 시청 할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