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추모시는 민주화운동가 故오근수 동지와 함께 80~90년대 민주화 운동을 함께 했던 김경훈 시인이 17일 추도식에서 낭독한 내용입니다.

너는 언제나 우리들 곁에 살아있다

너, 가노란 말도 할 겨를 없이
그렇게 저 세상 가려 하지 않았던 것처럼
우리, 잘 가란 말도 다 못한 채
이렇게 너를 보낼 수 없네

너의 얼굴
너의 외침
너의 그 커다란 웃음소리 너무도 쟁쟁하여
우리, 너를 보낼 수 없네

그러나
죽음은 너에게처럼 그렇게 불현듯 소스라치게 다가오네
이제 받아들여야 한다네
살아남은 자들의 몫은 너를 기억하고 역사의 가슴에 새기는 일

그리고 너가 못다한 일마저 다하는 것
너가 사랑했던 모든 이들과 함께
언젠가 돌아 올 너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너는 언제나 우리들 곁에 우리들 가슴 속에 살아있네
우리들 황망했고 막막히 뚫린 가슴 속마다
너는 그렇게 영원히 살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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