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호 위즈돔 사람도서관 제주 총괄 매니저는 콘텐츠기획가라는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제주토박이 청년이다. 그가 <제주의소리>를 통해 제주크래비터사람도서관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제주 곳곳에 숨어있던 보석같은 이들의 특별한 경험과 생각들이 그의 글을 통해 풀어져 나온다. 그의 만남과 이야기가 제주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한다. [편집자 주]

[박경호의 제주 사람책] (1) JR Music&Art 고종률 대표

경험과 기회가 부족한 섬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갖고 있는 제주. 제주크래비터사람도서관은 제주의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고, 사람간의 연결로 창조적 발상을 모색하기 위해 제주창조경제혁센터와 위즈돔이 손을 잡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제주크래비터사람도서관에는 제주에서 자기분야의 전문적이면서도 네트워킹을 원하는 사람책들로 가득합니다. 앞으로 제주의 다양한 크래비터사람책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소개하는 사람책은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을 편하게 접할 수 있게 공연과 전시회를 기획하는 JR Music&Art의 고종률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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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R Music&Art 고종률 대표. ⓒ박경호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JR Music & Art의 대표인 고종률이라고 합니다. 헝가리에 6년간 유학하며 바이올린 제작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악기 옥션이란 카테고리를 알게 된 후 옥션의 고향인 영국에서 2년 정도 공부를 했어요. 그러다가 3년 전 제주에 이주하면서 클래식 음악을 기획하고 클래식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회를 진행하는 JR Music & Art를 설립한 후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제주도로 오시게 되었나요?

△제주도로 오게 된 지는 3년 정도 됐습니다. 영국에서 좀 더 공부를 하고 싶었으나 가족과 너무나 오래 떨어져 생활하지 않았나 싶어 한국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집에서 여행업을 하고 있던 터라 먼저 제주에 내려와 계셨어요. 저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제주도로 내려오게 되었지요.

▲제주에서 클래식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집에서는 여행업을, 저는 클래식음악 관련 공부를 했기에, 클래식음악과 문화와 여행을 같이 할 수 있는 여행패키지를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이 첫 목적이었습니다. 그걸 만들기 위해서는 그걸 즐길만한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일단 음악시장부터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에 여행업이 아닌 기획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주변에서는 제주도에서 웬 클래식이냐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원초적인 자연이 살아 숨쉬는 제주도 속에 클래식음악은 참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대관령과 통영에 이은 전국의 3대 클래식음악페스티벌을 제주도에서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이 가장 큰 목표 입니다.

▲대중음악 공연 기획도 힘들다고 들었는데, 클래식 기획은 어떤가요?

△클래식 음악 장르가 워낙 매니악하다보니 시장이 크지가 않습니다. 그 만큼 쉽지도 않고, 집에서도 계속 만류를 하시고 계시죠. 특히, 제주 같은 경우는 대중가요와 기성가요를 즐기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도 일단 시장을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하다보니 클래식 음악을 갈망했었는데 이런 연주회를 열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연락이 옵니다. 그럴 때 정말 기쁘고, 보람찹니다. 이게 바로 끊지 못하는 중독인 것 같습니다. 거기에다 클래식이란 음악이 소수가 즐기는 음악 장르인데, 처음 접해 본 사람들이 계속 찾아주시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일을 하는데 있어서 힘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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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25일 제주 칠성로 한 레코드바에서 진행된 고종률 대표와의 만남. ⓒ박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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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R Music&Art의 악기 전시회. ⓒ박경호

▲이주하신지 3년이 되었는데, 제주선주민들과 교류는 잘 되나요?

△스스로 약간 거리감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착각일 수도 있지만…그것을 좁히기 위해서 생각했던 기획 중 하나가 제주와 국내외의 아티스트 분들과의 콜라보레이션 공연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부터 하우스콘서트 개념인, ‘방석콘서트’라는 타이틀로 시리즈 연주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되도록 초대연주자와 제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좋은 아티스트 분들과 함께 연주를 기획합니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좋게 봐주시는 분이 많아 진 것 같습니다.
  
▲사람도서관 만남(2015년 9월 25일)을 했는데 어땠어요?

△네, 무척 좋았어요. 만남을 했을 때쯤 저희가 서귀포에서 연주회를 하고 싶어서 장소를 찾고 있었어요. 만남 중에 그 이야기가 살짝 나왔는데, 참여자 중 한 분이 바로 장소를 섭외해주셨습니다. 비록 일정 상 그 장소에서 진행을 하진 못했지만, 그 덕분에 좋은 공간을 알게 되어서 향후에 이용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그 분이 오카리나를 제작하시는 분이셨는데, 앞으로 오카리나 그룹하고 공연을 기획해보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가끔 연락을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만남을 해보고 싶으신지?

△저는 만남이란 게 많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할 수도 있겠지만, 공연을 같이 보고 나서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더 소중하고, 추억에 남을 것 같아요. 제가 클래식을 좋아하게 된 계기도 친구 따라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고 그때부터 조금씩 클래식을 깊이 있게 듣게 된 것이거든요. 술도 좋은 어른에게 배워야 된다고 하잖아요. 악기나 음악도 좋은 사람들에게 처음 소개받아본다면, 클래식 음악에 대해 좀 더 좋은 첫인상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최근에 현악기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악기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크레모나 지방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을 직접 가지고 와서 전시를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크레모나에서 왕성히 활동중인 Edgar Russ 선생님을 한국에 초청하여 마련한 재미있는 강연도 있고 강연이 끝난 후에는 미니콘서트도 즐기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한번 더 만남을 열어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생생한 현악기 현장을 공부하고, 강연도 듣고, 미니콘서트도 즐기실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종률은? 클래식음악 기획사 JR Music&Art의 고종률 대표는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중앙고와 헝가리 데브레첸의 Liszt Ferenc Zeneművészeti Egyetem을 졸업했다. 이후 많은 국내외 연주자들과 교류하다 3년전 제주로 이주해 매달 좋은 음악회 등 각종 클래식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고종률 대표 만남 신청하기 : www.wisdo.me/14548
#더 많은 사람책과 만남은 www.wisdo.me/@/crav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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