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평리비대위 "제2공항 부지 76%, 마을 토지 45% 수용...주민동의 없는 일방통행"

제주 제2공항 건설 부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가 제2공항 건설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제2공항 반대 온평리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오전 11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공항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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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평리 주민들이 25일 오전 11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공항 건설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제주의소리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용호 도의원(성산읍, 새정치민주연합), 이승이 이장, 송복형 비대위 부위원장, 송종만 온평리문화유산보존회 이사장 등 주민 30여명이 참가했다. 

온평리 비대위는 "지난 11월10일 국토교통부가 주민의 사전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제2공항 예정지를 발표하면서 주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이번 발표로 온평리 주민들은 엄청난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됐고, 이로 인해 초래할 결과 또한 클 수밖에 없다"며 "공항 예정지의 76%, 마을 토지의 45%가 수용되는 제2공항 사업은 마을을 두동강 내고 혼인지 마을 온평리라는 이름을 대한민국에서 지워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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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는 "온평리는 탐라개국의 신화를 간직한 마을로서 예정지로 발표된 토지가 제2공항으로 수용하게 되면 탐라개국신화의 한축을 없애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마을에 생활하는 농민들 대부분의 농지가 제2공항 예정지에 편입돼 있기 때문에 농지가 수용된다면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농사의 방법이나 농민의 능력을 예고없이 해고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한탄했다.

비대위는 "온평리를 고향으로 둔 우리들은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고, 농토를 잃는 농민, 역사를 간직하고픈 어르신들과 젊은이들 또한 역사가 사라진 마을, 생활이 곤란한 마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자본에 의한 개발로 온평리는 현주민이 아닌 자본가들의 차지가 될 것"이라며 "마을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제2공항 건설 계획에 대해 결사적으로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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