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를 초월해 '모바일'과의 접목이 트렌드로 자리잡은 시대. 관광도 예외일 수 없다. 제주의 토종 ICT기업 제주넷은 증강현실과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앱 '이야기속 제주'를 통해 제주의 신화와 전설을 색다르게 선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에서는 '이야기속 제주'의 콘텐츠를 매주 한 번씩 펼쳐놓는다. 제주의 신화와 전설을 알기쉽게 마주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편집자 주]

[이야기속 제주] (18) 칼선도리

제주 성산 신천마을의 해녀 송씨는 물질도 잘하고 대담한 성격이었다.

하루는 어마어마하게 큰 전복이 보여 물 속으로 들어갔으나 그만 정신을 잃게 되었다. 문득 정신이 든 송씨는 앞에 보이는 강아지를 뒤따라가게 되었는데,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은 그야말로 별천지였다.

송씨는 넋을 잃고 주변을 이리저리 살피는데 갑자기 예쁜 아가씨가 나타나 송씨에서 어디서 온 누구냐고 묻기 시작했다. 이 아가씨는 이 곳 '남해용궁'은 인간들이 드나들 수 없는 곳이며, 만일 들어온 것을 용왕이 알게 된다면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니, 어서 인간세상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이 아가씨는 송씨를 나갈 수 있게 인도하면서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고 곧장 가라 했다. 하지만 송씨가 막 용궁을 벗어날 무렵 아름다운 별천지를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에 고개를 뒤로 돌렸는데 금세 사방천지가 깜깜해지며 수문장이 나타나 송씨를 가로막고 불호령을 치기 시작했다.

송씨는 침착하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늙은 부모를 봉양해야 하니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수문장은 딱한 송씨의 이야기를 듣고 이번 한번만 살려주기로 했다. 그러자 처음에 보았던 강아지가 나타나더니 꼬리를 흔들면서 길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강아지를 뒤따라 나와 보니 전복을 따려던 ‘용궁올레’까지 와 있었다.

송씨가 그 곳을 나오자마자 용궁올레 옆에 칼날같이 날카로운 바위가 우뚝 솟아올랐다. 이는 남해용궁으로 세상 사람들이 두 번 다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그 바위가 칼날이 위로 선 것과 같은 다리 모양을 하고 있다 해서 ‘칼선도리(칼선다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 (주)제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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