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제주시甲선거구, 문전성시 새누리당 공천경쟁 과열·혼탁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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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13일 치러지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지난 15일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120일 열전에 돌입하자마자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원희룡 지사를 등장시킨 여당 예비후보의 명함 하나가 당내 분란의 불쏘시개로 작용하면서 지방정가에서는 18대, 19대 총선과 같은 ‘여권 분열→야당 승리’방정식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도내 3개 선거구 중에서도 유독 제주시 갑 선거구가 예비후보 등록 시작과 함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예비후보들이 출마 기자회견뿐 아니라 정책브리핑 등을 통해 타 후보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는가 하면 각종 행사장에 얼굴을 내밀며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 달 17일 양치석 전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이 가장 먼저 총선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18일에는 양창윤 전 JDC 경영기획본부장이, 30일에는 김용철 공인회계사가 여당 후보로 색깔을 바꿔 총선 경쟁에 가세했다.

이달 들어서도 1일에는 신방식 전 제민일보 대표이사가, 2일에는 강창수 전 제주도의원이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 전 의원은 출판기념회까지 마쳤다.

이 밖에 정종학 전 제주도당위원장이 물밑 행보를 보이고 있고, 장정애 새희망제주포럼 이사장은 야권 재편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야당에서는 현역인 강창일 의원이 4선 행보를 공식화했고,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도 최근 <제주의소리>와 전화통화를 통해 “출마를 결심했다”며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갑 선거구에는 새누리당에서만 5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그만큼 후보들 간 신경전도 뜨겁다.

최근에는 당내 공천경쟁을 둘러싸고 신방식 예비후보가 “줄서기·줄 세우기 등 고질적인 구태정치와 불법 선거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폭탄 발언을 해 깜짝 놀라게 했다.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양치석 예비후보를 겨냥한 측면이 다분했다. 사실상 양 후보의 명함·현수막이 이 같은 과열현상에 불을 붙인 도화선이 된 측면이 강하다.

신 후보는 양 후보가 원희룡 지사와 나란히 찍은 사진을 명함과 대형 현수막에 ‘단독’사용한 점에 대해 “우리(당원)들이 만든 도지사의 철학과 가치, 초상권을 독식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서로가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다른 예비후보도 “교묘하게 법 테두리만 벗어났을 뿐 공정한 경쟁을 해치는 반칙”이라고 비판했다.

댓글을 통한 상호 비방전도 슬슬 달아오르고 있다.

18일자 <제주의소리> ‘신방식, “당내 구태정치, 불법조짐” 폭탄발언’기사만 하더라도 20일 오전까지 33개의 댓글이 꼬리를 물면서 상호 비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댓글 중에는 “도지사가 덕장에 널린 과메기냐? 국장출신 예비후보가 도지사 어깨동무하고 명함파면 유권자는 누구하고 어깨동무 하냐?/근데 그 명함 합성 같은데, 합성은 불법으로 처벌받는 거 모르나?”비판하자, “ㅋㅋ 스켈링합시다. XX제거”, “어린아이가 유명 스타와 사진 찍어 인기를 얻어 보려는 그런 그림” 등 특정 후보를 찍어내는 듯한 답글이 금방 따라붙기도 했다.

이처럼 새누리당 예비후보들 간 신경전이 치열한 이유는 공천만 받으면 현역인 강창일 의원과 여야 ‘1대1’로 맞붙을 경우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전개되는 경선 과정에서는 상대 후보 흔들기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지난 18대, 19대 총선 모두 자중지란으로 야당에 금배지를 헌납했던 새누리당이 이번 만큼은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단일대오를 구축하면서 연전연패의 사슬을 끊을지, 아니면 과열·혼탁 선거의 늪에 빠지며 ‘여권 분열→야권 승리’ 방정식이 재연될지 유권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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