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호 위즈돔 사람도서관 제주 총괄 매니저는 콘텐츠기획가라는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제주토박이 청년이다. 그가 <제주의소리>를 통해 제주크래비터사람도서관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제주크래비터사람도서관은 제주의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고, 사람간의 연결로 창조적 발상을 모색하기 위해 제주창조경제혁센터와 위즈돔이 손을 잡고 시작한 프로젝트다. 제주 곳곳에 숨어있던 보석같은 이들의 특별한 경험과 생각들이 그의 글을 통해 풀어져 나온다. 그의 만남과 이야기가 제주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한다. [편집자 주]

[박경호의 제주 사람책] (4) 미친부엌 공건아 대표

‘미친부엌’의 공건아 대표를 알게 된 것은 많은 분들의 추천 덕분이다. ‘제주 사람책’의 첫 번째 인물로 소개한 JR Music&Art 고종률 대표의 추천이 가장 인상 깊었다. “산전수전을 다 겪어도, 아직도 꿈을 꾸고, 실현하는 분”이라는 얘기를 듣고 너무나도 만나고 싶었다. 처음 만났을 때 공 대표는 손님으로 꽉 찬 미친부엌에서 바쁘게 요리를 하면서도 즐거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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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가게 '미친부엌'에서 요리에 전념하고 있는 공건아 대표. ⓒ 박경호

▲공 대표가 어떤 분인지 궁금해요. 또 제주에 오게 된 계기는요?

△미친부엌의 요리하는 ‘공오빠’입니다. 일본식 레스토랑 미친부엌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 부모님이 중식당을 운영하셨고, 일본 요리학교 나카무라 아카데미에서 연수했고, 대기업에서 조리사로 근무했습니다.

그러던 중 나카무라 아카데미에서 같이 연수를 받은 친구가 제주도에서 장사를 같이 해보자라는 권유를 했습니다. 곧 제주에 이주하게 됐죠. 아쉽게도 지금은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저를 제주로 이끈 사람이에요.

그런데 생활하다보니 제주의 식재료가 너무나도 풍부하고, 육지에 많은 외식문화가 덜 들어온 상태라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같이 나누고 싶은 마음에 ‘미친부엌’을 오픈하게 됐습니다.

▲‘미친부엌’은 어떤 공간인가요?

△친구와의 사업이 중단되면서 너무나도 힘들었어요. 솔직히 돈도 한 푼 없었고, 뭘 하고 살아야 되는지 막막했었죠. 그러던 중 제주에 내려와서 잠시 머물렀을 때 알게 된 게스트하우스의 사장님이 도움을 주셔서 원도심에 공간을 알게 됐고, 지금의 미친부엌을 만들게 됐죠.

제가 하는 일이 요리다 보니, 주변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서 먹고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전문으로 하는 일본식 요리를 제주의 풍부하고, 신선한 재료들로 만들어서 나누고 싶었죠. 미친부엌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공간에서 벗어나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운영한 지 7개월 정도 됐는데, 솔직히 제가 버는 수익은 전에 일했던 곳에 비해서 많이 떨어져요.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요리를 하고 찾아오는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새로운 요리도 마음껏 개발할 수 있어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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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대기업 요리사로 일하던 당시의 공건아 대표. ⓒ 박경호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면서 기억에 남는 인연이 있나요?

△군 전역 후 집안에 사정이 안 좋아져서 바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급식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죠. 그 때 사장님이 저를 너무 좋게 봐주셨는지, 흔쾌히 집도 구해주시고, 생활의 많은 부분을 지원해주셨습니다. 당시 대학을 다니진 않았지만, 저를 응원해주시는 그 사장님 덕에 뭔가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되었죠. 저에게는 정말 너무나도 든든한 후원자 같은 분이세요. 제가 아카데미를 다니는 중에 일을 많이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집을 계속 지원해주셨고, 편하게 일을 해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올해 들어서 가장 큰 인연은 미친부엌 오픈에 가장 큰 도움을 주신 비앤비판게스트하우스의 신창범 대표님이예요. 미친부엌 바로 앞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오랫동안 운영해오셨는데, 자주 찾아주시고, 조언도 항상 해주고 계세요.

▲지난 사람책 만남(2015년 12월 27일)은 어땠나요?

△매니저님의 권유로 만남을 열게 되었을 때는 조금 어색했죠. 그래도 제가 갖고 있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면 이룰 수 있는 점을 공유하고자 만남을 열었죠. 생각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주셔서 저도 조금 놀랐습니다.

참여하신 분들이 서로 다른 분야, 다른 연령대라서 다양한 생각을 접할 수 있게 되었죠. 제주의 토착민들의 정보도 알게 되었고, 평범하지도 않은 분들도 계시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인해서 더 많이 배워야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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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부엌' 바로 앞에는 제주시 원도심의 명소 비앤비판게스트하우스도 위치해있다. 사진은 비앤비판게스트하우스에서 제주의 새로운 인연들과 식사를 나누고 있는 공건아 대표(오른쪽 앞 쪽에서 두번째)ⓒ 박경호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치고 싶으신가요?

△미친부엌 2호점, 3호점을 만드는 것인데, 서로 다른 색을 갖춘 것을 만들고 싶습니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같이 일하는 친구들과 성장하고, 요리에 꿈을 꾸는 친구들이 있다면 같이 도와가며 살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제 인생의 가치가 즐거움에 있다보니 같이 놀면서 일할 수 있는 미친부엌이 됐으면 합니다. 이처럼 말로 내뱉은 것을 진짜로 실행하는 2016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다면?

△저는 여러 사람들의 나눔을 통해서 성장한 만큼, 저 역시도 나눔을 실천하고 싶어요. 이 기사를 본 요리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라면 언제든 미친부엌으로 찾아오세요, 제가 하고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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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부엌'은 단순한 식당일 뿐 아니라 다양한 아이디어와 즐거움을 나누는 공유의 장이 되기도 한다. 사진은 생일파티가 한창인 '미친부엌'의 모습. ⓒ 박경호

공건아는? 올해로 34세. 나카무라 아카데미에서 일본요리를 전공했다. 대기업에서 조리사로 일하다 2015년 제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현재 제주시 원도심에서 ‘미친부엌’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즐거움’과 ‘나눔’이 삶의 모토.

공간아 대표의 이야기를 더 듣고싶은 이들은 위즈돔 사람책을 통해 그를 만나볼 수 있다.(http://www.wisdo.me/mydome/45001)

* 더 많은 경험과 지혜를 요청하세요.
제주크래비터사람도서관 www.wisdo.me/@/cravitor
위즈돔_제주사람도서관 www.wisdo.me/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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