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KDI 연구진, 제주 제2공항 부지 현장조사...취재진 따돌리고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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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내려다 본 제2공항 예정지 일대. ⓒ제주의소리 항공 촬영.
제주 제2공항 예비타당성 조사(예타)가 본격 시작됐다. 

당국은 제2공항과 관련해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예타 시작부터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돼 빈축을 샀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2일 오전부터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를 찾아 현장 조사에 돌입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12월 KDI에 예타를 의뢰하고 연구진을 꾸렸다. 이번 조사는 연구진이 구성된 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현장조사다.

현장조사는 공공투자사업을 추진하거나 타당성을 평가할 때 가장 먼저 밟아야 하는 단계로, 사업 대상지역을 직접 방문하고, 그 지역의 기초자료를 수집하는 작업이다. 기초자료는 자연적 환경에 관한 자료와 사회적 환경, 교통현황 분석에 관한 자료 등을 망라한다.

그 전에 국토교통부가 진행한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 서귀포시 성산읍이 제2공항 건설 예정지로 선정됐지만, 현장 조사 등을 통해 경제성과 타당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과정이다.

현장조사는 예타의 첫 절차로, 통상적으로 1차례 진행된다. 필요에 따라 추가로 이뤄질 수도 있다.  

당초 예타 연구진은 이날 오전 9시께 제주공항에 도착, 제주공항 포화에 대한 현장 브리핑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곧바로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성산읍으로 이동했다.

현장조사에는 국토교통부 나웅진 공항정책과장과 윤승빈 사무관이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현장조사는 첩보작전을 펼치듯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기재부와 국토부는 물론 제주도 역시 예타 연구진이 제주에 온 것만 확인해 줄 뿐, 구체적인 동선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들은 예타 연구진의 행방을 찾기 위해 성산읍 지역을 헤매고 있다.

주민반발을 의식해 조용히 비공개로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옹호론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4조1000억원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의 예타를 비공개로 진행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원희룡 지사는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국토부와 KDI에서 제주 제2공항 예타를 객관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외부에)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중에 제주도와 주민 의견을 듣는 시간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올해 상반기 안에 제2공항 건설 예타에 따른 점검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점검회의에서는 연구진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제2공항 건설사업의 비용과 항공수요, 편익산정, 경제성 분석, 정책성 분석, 지역균형발전 분석을 통해 종합적인 판단이 내려질 전망이다. 

제2공항 건설 사업이 예타를 통과할 경우 국토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비 등을 반영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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