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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김유나 양의 생전 모습. 해맑은 웃음이 오히려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미 유학중 '교통사고 뇌사' 김유나 양...'하느님의 도우미로 살고싶다' 딸 뜻 존중 장기 기증

안타까운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제주 출신의 꽃다운 미국 유학 소녀가 전 세계 27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미국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고 김유나(19)양의 이야기다.

제주시 노형초등학교, 아라중학교를 졸업한 유나 양은 2년전 미국 애리조나에 있는 고등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그러던 지난 21일 오전 1시쯤(한국시간).

유나 양은 외사촌 언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등교중이었다.  

교차로를 지나던 찰나, 옆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차량과 그대로 충돌했다. 당시 유나 양은 차량 뒷 좌석에, 여동생은 조수석에 타고 있었다.

충돌 직후 운전석과 조수석의 에어백이 터지면서 외사촌 언니와 여동생은 다리 골절상 등을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유나 양의 자리에는 에어백이 없었다. 유나 양은 머리에 큰 충격을 받으면서 뇌출혈을 일으켰다.

사고 발생 3일 후인 24일 새벽. 현지 의료진은 유나 양에게 뇌사 판정을 내렸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유나 양은 평소 ‘하느님의 도우미로 살고 싶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해왔다. 부모는 딸의 뜻을 존중했다.

곧장 미국으로 달려간 유나 양의 부모는 딸의 장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심장, 폐, 간, 췌장, 혈관, 뼈, 신경, 피부, 눈까지.

전 세계 7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또 피부는 20명에게 기증됐다.

특히, 심장을 이식받는 사람은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지도 못한 어린 아이로 알려졌다.

유나 양의 이모 이수정씨는 27일 <제주의소리>와 전화 통화에서 “(유나는)너무 착한 아이에요. 중학교 졸업하고 미국으로 갔어요. 미국은 9월부터 학기가 시작되니 유나가 6개월 정도 학교에 가지 않았었죠. 당시 유나 외할머니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는데, 유나가 직접 6개월 동안 병간호했어요. 불평불만도 없이...”라고 슬퍼했다. 

유나 양의 장례식은 오는 2월6월 제주시내 한 성당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유족측은 유나 양을 조용히 보내고 싶다며 장례 장소를 보도하거나, 장례 당일 현장 취재를 자제해달라고 정중히 요청했다.

유나 양의 아버지는 서귀포시 색달동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 대표 김제박(50)씨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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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나 양이 초등학교 4학년때 쓴 일기. 죽어서 날개를 달고 하늘나라로 가고 싶다고 쓰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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