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수·오영훈·위성곤 출마…위성곤, 운동권 선배 문대림과 숙명의 맞대결
제주대 출신 김우남 의원 유일…학생회장 출신들 제주대 전성시대 이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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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박희수(제주시 갑), 오영훈(제주시 을), 위성곤(서귀포시)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80~90년대 제주지역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 ‘3인방’이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 이들 중 몇 명이 여의도에 입성할 수 있을지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제주도의회 의정경험을 디딤돌 삼아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는 4월13일 실시되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은 박희수(제주시 갑), 오영훈(제주시 을), 위성곤(서귀포시) 예비후보 등 3명이다. 운동권 출신답게 모두 야당(더불어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했다.

이들보다는 총학생회장 선배로, 출마를 저울질했던 정종학 전 새누리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고심 끝에 출마를 접었다.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들 중 가장 선배는 86년도에 총학생회장을 지낸 박희수(55) 후보다.

박 후보는 지방의회가 부활한 1991년 첫 선거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당시 나이가 28세에 불과할 정도로 일찌감치 정치에 뛰어든 셈. 4년을 절치부심한 그는 1995년 결국 의원 배지를 다는데 성공한다. 최연소 지방의원 타이틀을 달았다.

이후 재선까지 성공하며 승승장구하는 듯 했지만 2002년과 2006년 연거푸 쓴잔을 마셨다. 정가에서 잊혀질 때쯤 그는 2008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며 오뚝이처럼 일어섰고, 2010년 지방선거 때는 4선 고지에 성공하며 9대 의회 후반기 의장을 역임했다.

이번 총선 도전은 8번째 선거 도전이다. 여의도 입성까지는 당내 경선부터 통과해야 한다.

상대는 3선 현역인 강창일 의원이다. 강 의원은 최근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3선 이상 중진 50% 물갈이’ 방침을 밝히면서 좌불안석이다.

박 후보는 지난 2월22일 제주일보가 보도한 여론조사(당내경쟁력)에서 ‘박희수 35.1%-강창일 31.0%’로 현역의원에 앞서는 것으로 나오자 상당히 고무되어 있다.

제주시 을 선거구에서 3선 현역 김우남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오영훈(48) 예비후보도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93년도 총학생회장으로, 90년대 초반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2004년 열린우리당 제주도당 창당에 깊숙이 참여했고, 강창일 의원 보좌관을 하면서 중앙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소위 ‘몸빵’을 뛰면서 정치수업을 받았다.

2006년 8대 제주도의회에 입성했고, 9대까지 재선에 성공하면서 선수를 쌓았다. 9대 의회에서는 당시 재선에 성공한 문대림, 위성곤 의원 등과 ‘486 3인방’으로 불리며 의회 개혁을 주도했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회 도전이라는 베팅을 하게 된다. 호기롭게 현역 김우남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경선에서 패배하며, 좌절을 맛봤다.

그렇게 4년을 절치부심하고, 재도전에 나섰다. 이번에는 일을 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지난 2월23일 제주일보가 보도한 여론조사(당내 경쟁력)에서 ‘오영훈 36.4%-김우남 28.5%’로, 오차범위를 벗어나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자 크게 고무되어 있다.

서귀포시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위성곤(48) 예비후보도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1991년도 총학생회장 당시 4.3진상규명 투쟁 및 제주도개발특별법 반대투쟁 등으로 도민사회에 청년리더 그룹으로 주목을 받았다.

대학졸업 후 서귀포신문 창간에 참여했고,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귀포시 동홍동 선거구에서 첫 의원 배지를 단 후 내리 세 번 당선됐다.

국회의원 선거는 이번이 첫 도전이다. 그런데 그 첫 도전이 상당히 얄궂다.

상대는 문대림(50) 전 제주도의회 의장. 문 전 의장은 단과대(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 출신으로 운동권 선배다. 둘 다 제주지역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간판 정치인으로, 지난 8~9대 의회에서는 한 솥밥을 먹기도 했다.

이렇듯 한길을 걷어왔던 선·후배 사이지만 이번 4.13총선에서는 ‘숙명의 대결’을 펼쳐야 하는 얄궂은 운명에 처했다. 본선 진출을 위해서는 예선전에서 상대부터 눌러야 한다.

최근 보도된 제주일보 여론조사(당내 경쟁력)에서도 ‘문대림 35.1%-위성곤 34.8%’로 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대학교 출신 1호 국회의원 타이틀은 김우남 의원이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깨지지 않은 기록이기도 하다.

제주도의회를 접수(?)한 뒤 이번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86세대 정치인’들이 세대교체를 이루며 몇 명이나 여의도 입성에 성공할지, 또 한시대를 풍미했던 학생회장 출신들이 제주대학교 전성시대를 열수 있을지 이번 4.13총선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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