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방식·양창윤, 양치석 ‘유언비어’ 기자회견에 “KBS에 항의할 걸 왜 우리에게…” 발끈

제주시 애월읍 해안도로변 신축 공동주택 건축허가 과정에서의 ‘공무원 금품수수’ 의혹보도와 관련해 예비후보들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1차 컷오프와 경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서 이 같은 ‘공무원 금품수수’ 의혹이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신방식·양창윤 예비후보는 29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동료 예비후보가 우리를 범죄인 취급하고 있다”며 발끈했다.

양치석 예비후보가 지난 2월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악의적인 유언비어가 유포되고 있다며 검사에 수사의뢰를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해명이자 역공에 나선 셈이다.

앞서 양치석 후보는 “새누리당 총선 승리를 저지하려는 음흉한 세력이 가공해 유포시키는 악질적 유언비어와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BS제주는 지난 24~25일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 해안도로 인근 공동주택 건축과 관련해 4층으로 건축허가를 받은 뒤 실제로는 5층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금품이 공무원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을 잇달아 보도했다. 양 후보의 기자회견은 이 보도에 대한 해명이었다.

그렇지만 녹취파일 조작 가능성까지 제기하면서 사실상 유언비어 유포 진원지로 당내 예비후보 캠프를 지목했다.

▲ 29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신방식(왼쪽), 양창윤 예비후보. ⓒ제주의소리
두 후보는 “KBS 보도내용에는 공무원 뇌물수수 중심에 000국장이라고만 돼 있다”면서 “그렇다면 해당 언론사에 항의해야지 왜 느닷없이 동료 예비후보들을 범죄인 취급하느냐”고 발끈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분명한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같은 당 예비후보를 ‘음해세력’, ‘음흉한 세력’으로 매도한 데 대해 공개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또 KBS 보도 직후 갑자기 기자회견을 한 이유, 공무원에게 5000만원의 뇌물을 줬다는 녹취파일이 조작됐다고 판단하는 근거가 무엇인지를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이들은 또 “양 후보가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녹취파일 유포자와 다수의 제보자를 공개하고,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KBS에 녹취파일 공개를 정식으로 요청할 의향은 없는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했다.

두 예비후보는 이 같은 자신들의 요구에 양치석 후보가 어떻게 나오느냐를 판단해 어떻게 대응할 지를 밝히겠다며 공을 다시 양치석 후보에게 넘겼다.

왜 이 같은 기자회견을 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양창윤 후보는 “양(치석) 후보가 자신이 연루됐다는 의혹 보도에 대해 진위 여부를 떠나 당내 예비후보들에게 음흉한 세력이라고 공격했기 때문에 가만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똑같은 질문에 신방식 후보는 “언론에서 공무원 비리 의혹을 보도한 것인데, 왜 이걸 선거판으로 끌고 와서 흙탕물을 만드나”라며 오히려 양 후보가 정치쟁점화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논란이 확산되자 새누리당 제주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KBS 보도 이후 온갖 유언비어가 확대 재생산 되고 있고, 무책임한 흑색선전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검찰이 신속한 수사로 시시비비를 가려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양치석 예비후보는 지난 26일 검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한편 문제가 되고 있는 ‘공무원 금품수수’ 의혹의 진원지는 애월읍 하귀리 동귀포구 인근에 짓는 공동주택이다. 시행사와 건축주는 지난해 12월28일 제주시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고 연면적 1609㎡, 지상 4층·지하 2층 규모의 다세대 공동주택을 짓고 있다.

그런데 제주도건축위원회는 지난해 해안 경관 훼손과 월파로 인한 지하 주차장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며 3층으로 낮추고 지하층은 없애도록 조정했다.

이에 시행사는 같은 주거지역 내에 4, 5층 규모의 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이 여러 채 있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고, 제주시는 제주도건축위원회가 원래대로 지상 4층·지하 2층으로 재심의 결정을 내림에 따라 이를 받아들여 허가를 내줬다.

현재 지하층 바닥 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하 1층을 사실상 지상 1층으로 건축함에 따라 제주시는 지난 22일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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