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섰지만 여·야의 공천 작업이 늦어지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은 온통 누가 공천장을 받느냐에 모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후보자 선택의 제1순위여야 할 정책·공약 검증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이에 <제주의소리>는 지역 주요현안에 대한 후보자들의 입장과 해법을 비교, 분석하는 ‘유권자가 후보들에게 묻는다!’를 통해 이번 4.13총선을 정책선거로 이끌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후보들에게 묻는다] ① ‘제2공항 입지 재검토’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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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사회의 오랜 숙원(?)이었던 제2공항(신공항) 건설. 정부가 지난해 11월 ‘제주 제2공항 건설’ 방침을 밝히자 도민사회는 반색했다.

이 때문인지 ‘표’에 죽고 사는 총선 후보자들에게 ‘재검토’라는 말은 일종의 금기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어디에나 ‘명암’은 있는 법. 제2공항 후보지로 발표된 성산지역 주민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아무리 국책사업이라고 하지만 졸지에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이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제2의 강정사태’를 우려하는 도민들도 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최근 들어서는 입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침묵의 카르텔이 깨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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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갑 <찬성>장정애, 박희수, 장성철 <반대>김용철, 신방식, 양창윤, 양치석 <기타>강창수, 강창일/ 제주시 을 <반대>부상일, 이연봉, 한철용, 오수용 <기타>김우남, 오영훈 / 서귀포시 <반대>강영진, 강지용, 정은석, 문대림 <기타>강경필, 허용진, 위성곤
◇ 제2공항 입지 재검토? 찬성 3명-반대 12명-기타(유보) 7명…신중론 우세

<제주의소리>가 ‘유권자들이 후보들에게 묻는다!’ 첫 번째 주제로 잡은 건 도민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된 제2공항 입지의 적절성 문제. 지난 3~4일 이틀간 3개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들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응한 후보는 22명이었다.

먼저 ‘입지 재검토’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3명이 찬성하고, 12명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7명은 사안의 민감성 때문인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무엇보다 선거구별로 온도차가 극명하게 갈렸다. 찬성 입장을 보인 장정애(새누리), 박희수(더민주), 장성철(국민의당) 3명 모두 제주시 갑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들이었다.

장정애 후보는 인공섬 또는 부유식 해상구조물을 이용한 ‘해상형 공항’ 건설을 대안으로 제시했고, 장성철 후보는 현재 진행 중인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면밀한 검토를 주문했다.

강창수(새누리) 후보도 ‘기타’를 선택하긴 했지만, “후보지 선정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주민설득 노력을 하되, 설득이 안 되면 입지선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해 사실상 입지 재검토 찬성 쪽으로 기울었다.

후보지를 끼고 있거나 인근 지역인 서귀포시 및 제주시 을 선거구 출마자들 중 ‘입지 재검토’ 필요성에 공감한 후보는 단 한명도 없었다. 가급적 지역주민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신중한 모습을 견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시 을 선거구에서는 부상일·이연봉·한철용(새누리), 오수용(국민의당) 후보가 반대했다.

‘기타’를 선택한 김우남 후보(더민주)는 “제2공항 조기건설에 찬성한다. 다만 충분한 정보 제공 등을 통해 입지 선정의 불가피성을 설득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 사실상 ‘반대’쪽으로 기울었다.

오영훈 후보(더민주)는 “갈등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수용성에 대한 논의가 우선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현덕규 후보(새누리당)는 설문에 응하지 않았다.

서귀포시 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강영진·강지용·정은석 후보, 더민주 문대림 후보가 반대했고, 강경필·허용진(새누리), 위성곤(더민주) 후보는 찬·반 입장을 유보했다. 다만, “정보공개 통한 입지 타당성 먼저 확보”(위성곤), “활주로 방향 부분 조정”(허용진) 등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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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갑 <찬성>강창수, 김용철, 양치석, 강창일, 장성철 <반대>신방식 <기타>양창윤, 장정애, 박희수 / 제주시 을 <찬성>부상일, 이연봉, 한철용, 오수용 <기타>김우남, 오영훈 / 서귀포시 <찬성>강경필, 강영진, 강지용, 정은석, 문대림, 위성곤 <반대>허용진
◇ 제2공항 운영 위한 지방공기업 설립? “검토 가능” 15명-“반대” 2명, 필요성 공감

제2공항 운영수익의 지역 환원을 위해 지방공기업(가칭 제주공항공사)을 설립, 운영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15명이 “검토 필요성”에 공감했다.

반대 입장을 밝힌 후보는 제주시 갑 신방식(새누리), 서귀포시 허용진(새누리) 2명뿐이었다. 공항 자체가 국가자산인데, 이를 지방공기업이 운영할 수 있다는 전제부터가 잘못됐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타(유보) 의견을 보인 5명의 후보들 중 장정애, 김우남 후보는 “사전 타당성 연구가 선행된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했고, 오영훈 후보는 “갈등문제 해결이 완료된 후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희수 후보는 지방공기업 설립·운영 대신 공항 이용료의 일정부분을 지방재정으로 환수할 수 있도록 법제화 하자는 대안을 내놨다.

◇ 제주시乙 개발사업 기대감, 서귀포시 충분한 보상대책 및 갈등해결 초점

제2공항 관련 공약의 경우 보상 극대화, 동-서부 균형발전, 갈등해결 방안들이 주를 이뤘다.

양치석 후보는 공연·예술·컨벤션·쇼핑·숙박 등 복합형 공항으로의 추진 및 마을발전 상생협력 방안 강구 등을 공약했고, 신방식 후보는 소음피해지역 현실화 및 공항이용료 면제 등 소음피해지역 지원·혜택 확대를 공약했다.

김용철 후보는 △제2공항 배후 신도시 건설 및 토지수용마을 주민에 토지분양 우선권 부여 △특별보상조례 제정을 통한 제주도민 특별보상 등 차별화된 공약을 제시했다.

강창일 후보는 토지수용 주민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인근 지역의 토지를 대신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했고, 장성철 후보는 엄정하고 객관적인 예비타당성 조사 실시 및 부동산 투기 차단·예방 특별대책 수립을 공약했다.

제주시 을 선거구의 김우남 후보는 별도의 특별법 제정을 통한 충분한 보상과 갈등해결을 위한 갈등협의체 구성을, 오영훈 후보는 갈등해소 완료를 전제로 항공·해상 융·복합교통체계 구축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부상일 후보는 동부지역에 대규모 관광단지 및 항공연관산업단지 유치, 이연봉 후보는 안전과 편리성을 갖춘 에어시티 조성 및 소음피해 대책 마련, 한철용 후보는 동제주 에어시티 플랜 추진 및 제1공항~제2공항 연결 고속도로망 건설을 공약했다.

오수용 후보는 △제2공항 주변 발전계획 수립 △국가지원 확대 △부동산 가격 안정과 불로소득 환수를 위한 관계법령 정비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서귀포시 선거구의 후보들의 공약은 대체로 보상 극대화 및 갈등해결에 맞춰졌다.

특별법 제정을 통한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제2공항 건설(위성곤), 이주 또는 토지수용 주민에 대한 적정한 보상(강경필), 제2공항 운영수익 이익공유제 추진(강영진), 조속한 건설과 국가 차원의 특별대책 강구(강지용), 24시간 운영 공항복합도시 건설(정은석), 갈등관리 및 충분한 보상(허용진) 등의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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