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상위권’ 강창수, 컷오프에 충격 2배…2~3명 경선대상도 들쭉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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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후보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0일 2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도내 2개 선거구에서 5명의 예비후보가 컷오프의 쓴 맛을 보게 됐다. 서귀포시 선거구는 이날 경선지역 발표에서 제외돼 우선추천지역(전략공천)으로 분류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제주의소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10일 발표한 2차 공천심사 결과를 놓고 지방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본선 경쟁력’을 심사 1순위로 봤다고 하지만, 이와는 다소 동떨어진 결과가 발표되면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등 컷오프 배경을 놓고 온갖 억측이 쏟아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공천심사(컷오프)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4년 전과 같이 적전 분열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한구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경선지역 31곳과 단수추천 4곳 등 2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제주에서는 3개 선거구 가운데 제주시 갑·을 2곳이 후보경선 지역으로 최종 확정됐다.

제주시 갑에서는 양창윤-양치석 후보 2명이 후보경선 대상자로 선정됐다. 강창수, 김용철, 신방식, 장정애 후보 등 4명은 ‘컷오프’ 되면서 경선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제주시 을에서는 부상일-이연봉-한철용 후보 3명이 경선에 나선다. 예비후보 4명 중 유일하게 현덕규 후보만 ‘컷오프 됐다.

이날 2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에서 현재 5명(강경필, 강영진, 강지용, 정은석, 허용진)이 뛰고 있는 서귀포시 선거구는 제외됐다. 이 때문에 단수추천지역(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2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로 각 캠프에서는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무엇보다 경쟁력 면에서 크게 뒤처지지 않아 경선 진출을 자신했던 후보 캠프의 충격은 상상 외로 컸다.

우선 제주시 갑 선거구의 강창수 후보. 강 후보는 그 동안 지역 언론사들이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 그룹에 포진했었다.

지난 2월4일 <제주의소리> 등 언론6사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당내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단순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민주 강창일 후보 13.7%에 이어 10.1%로 2위를 기록했다. 당내 후보적합도 조사에서도 17.9%로, ‘양치석 10.3%-양창윤 9.2%’보다 높았다.

제주MBC 등 신문·방송 6사가 같은 날 발표한 여론조사(단순지지도)에서도 강창일(더민주) 25.1%-양치석 13.3%-강창수 11.5%-양창윤 11.1%로, 당내 후보들 중에서는 상위권에 올랐다. 당내 후보적합도 조사에서도 양창윤 19.1%-양치석 19.0%-강창수 18.5%로 오차범위 내에서 ‘3강’ 구도를 형성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제주일보(2월22일) 여론조사(당내 후보 적합도)에서도 양치석(20.1%)-양창윤(18.9%)-강창수(18.9%)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며 나머지 후보들과는 격차를 벌렸다.

이 때문에 강 후보가 컷오프 된 것은 ‘본선 경쟁력’이 아닌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기부행위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것과 연결지어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검찰은 강 후보가 이사장으로 있는 단체에서 기부한 금액 중 일부가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5000만원 뇌물 수수’ 의혹 사건에 연루된 양치석 후보가 가볍게(?) 컷오프를 통과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강 후보는 2차 공천결과가 발표된 직후부터 휴대전화가 꺼진 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다만 그는 캠프 관계자들에게 “여러 가능성을 두고 (향후 거취와 관련해) 숙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무소속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제주시 을 선거구의 현덕규 후보의 컷오프 탈락도 ‘경쟁력’ 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구석이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볼 때 당내 후보들 중에서 다소 뒤처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에 컷오프 통과된 한철용 후보와는 언론사별 여론조사에서 3~4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했다.

<제주의소리> 등 언론6사 조사(당내 적합도)에서는 13.7%로, 부상일(17.2%)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제주MBC 등 신문·방송 6사 조사에서는 부상일(29.4%)-이연봉(15.6%)-한철용(11.5%)-현덕규(10.7%) 등으로, 2~4위는 오차범위 내 ‘도토리 키 재기’ 수준이었다.

물론 가장 최근에 발표된 제주일보(2월22일) 조사에서는 8.9%로, 부상일(27.1%)-이연봉(22.1%) 1-2위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한철용 후보(13.7%)도 자신보다 앞자리에 섰다.

‘원희룡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쳤음에도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자, 컷오프 대상에 이름을 올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 후보 역시 2차 공천지역 발표 이후 연락이 닿지 않고있다.

다만, 한철용 후보는 예비역 소장(★★)으로, 영화로까지 제작된 ‘연평해전’의 진실을 알린 참 군인이었다는 점이 보수정당 이미지와 어울리면서 경선 흥행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 컷오프를 통과했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번 2차 공천심사와 관련해 “국민여론조사 할 때 변별력이 나타날 수 있도록 다른 후보에 비해 현저히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는 경선 참여를 배제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봤다는 얘기다.

이 위원장은 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될 수 있으면 2~3명 정도로 압축하려고 노력했다. 다만, 경쟁력이 있더라도 본인이 중요한 혐의로 선거법 위반 등 선관위에서 고발·수사 의뢰하거나, 본인 비리는 아니더라도 친족 등 비리에 본인이 상당히 관련성이 있다 하는 경우에는 자격심사 과정을 엄격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강창수 후보는 후자의 이유로, 현덕규 후보는 전자의 이유로 컷오프 됐을 개연성이 있다.

한편 새누리당은 후보자 간 합의가 이뤄지면 당원 30%-일반국민 70%로 구성되는 국민여론 경선이 치러지고, 합의가 안되면 일반국민 여론조사 100%로 경선을 실시한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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