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상위권’ 강창수, 컷오프에 충격 2배…2~3명 경선대상도 들쭉날쭉
경우에 따라서는 공천심사(컷오프)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4년 전과 같이 적전 분열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한구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경선지역 31곳과 단수추천 4곳 등 2차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제주에서는 3개 선거구 가운데 제주시 갑·을 2곳이 후보경선 지역으로 최종 확정됐다.
제주시 갑에서는 양창윤-양치석 후보 2명이 후보경선 대상자로 선정됐다. 강창수, 김용철, 신방식, 장정애 후보 등 4명은 ‘컷오프’ 되면서 경선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제주시 을에서는 부상일-이연봉-한철용 후보 3명이 경선에 나선다. 예비후보 4명 중 유일하게 현덕규 후보만 ‘컷오프 됐다.
이날 2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에서 현재 5명(강경필, 강영진, 강지용, 정은석, 허용진)이 뛰고 있는 서귀포시 선거구는 제외됐다. 이 때문에 단수추천지역(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2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로 각 캠프에서는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무엇보다 경쟁력 면에서 크게 뒤처지지 않아 경선 진출을 자신했던 후보 캠프의 충격은 상상 외로 컸다.
우선 제주시 갑 선거구의 강창수 후보. 강 후보는 그 동안 지역 언론사들이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 그룹에 포진했었다.
지난 2월4일 <제주의소리> 등 언론6사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당내 경쟁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단순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민주 강창일 후보 13.7%에 이어 10.1%로 2위를 기록했다. 당내 후보적합도 조사에서도 17.9%로, ‘양치석 10.3%-양창윤 9.2%’보다 높았다.
제주MBC 등 신문·방송 6사가 같은 날 발표한 여론조사(단순지지도)에서도 강창일(더민주) 25.1%-양치석 13.3%-강창수 11.5%-양창윤 11.1%로, 당내 후보들 중에서는 상위권에 올랐다. 당내 후보적합도 조사에서도 양창윤 19.1%-양치석 19.0%-강창수 18.5%로 오차범위 내에서 ‘3강’ 구도를 형성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제주일보(2월22일) 여론조사(당내 후보 적합도)에서도 양치석(20.1%)-양창윤(18.9%)-강창수(18.9%)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며 나머지 후보들과는 격차를 벌렸다.
이 때문에 강 후보가 컷오프 된 것은 ‘본선 경쟁력’이 아닌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기부행위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것과 연결지어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검찰은 강 후보가 이사장으로 있는 단체에서 기부한 금액 중 일부가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5000만원 뇌물 수수’ 의혹 사건에 연루된 양치석 후보가 가볍게(?) 컷오프를 통과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강 후보는 2차 공천결과가 발표된 직후부터 휴대전화가 꺼진 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다만 그는 캠프 관계자들에게 “여러 가능성을 두고 (향후 거취와 관련해) 숙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무소속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제주시 을 선거구의 현덕규 후보의 컷오프 탈락도 ‘경쟁력’ 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구석이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볼 때 당내 후보들 중에서 다소 뒤처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에 컷오프 통과된 한철용 후보와는 언론사별 여론조사에서 3~4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했다.
<제주의소리> 등 언론6사 조사(당내 적합도)에서는 13.7%로, 부상일(17.2%)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제주MBC 등 신문·방송 6사 조사에서는 부상일(29.4%)-이연봉(15.6%)-한철용(11.5%)-현덕규(10.7%) 등으로, 2~4위는 오차범위 내 ‘도토리 키 재기’ 수준이었다.
물론 가장 최근에 발표된 제주일보(2월22일) 조사에서는 8.9%로, 부상일(27.1%)-이연봉(22.1%) 1-2위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한철용 후보(13.7%)도 자신보다 앞자리에 섰다.
‘원희룡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쳤음에도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자, 컷오프 대상에 이름을 올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 후보 역시 2차 공천지역 발표 이후 연락이 닿지 않고있다.
다만, 한철용 후보는 예비역 소장(★★)으로, 영화로까지 제작된 ‘연평해전’의 진실을 알린 참 군인이었다는 점이 보수정당 이미지와 어울리면서 경선 흥행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 컷오프를 통과했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번 2차 공천심사와 관련해 “국민여론조사 할 때 변별력이 나타날 수 있도록 다른 후보에 비해 현저히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는 경선 참여를 배제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봤다는 얘기다.
이 위원장은 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될 수 있으면 2~3명 정도로 압축하려고 노력했다. 다만, 경쟁력이 있더라도 본인이 중요한 혐의로 선거법 위반 등 선관위에서 고발·수사 의뢰하거나, 본인 비리는 아니더라도 친족 등 비리에 본인이 상당히 관련성이 있다 하는 경우에는 자격심사 과정을 엄격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강창수 후보는 후자의 이유로, 현덕규 후보는 전자의 이유로 컷오프 됐을 개연성이 있다.
한편 새누리당은 후보자 간 합의가 이뤄지면 당원 30%-일반국민 70%로 구성되는 국민여론 경선이 치러지고, 합의가 안되면 일반국민 여론조사 100%로 경선을 실시한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