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갑 양치석 후보만 경선 참여...원 지사 체면 구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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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제주지역 3개 선거구 모두 경선지역으로 분류했다.

다른 지방의 '진박' 논란 처럼 제주지역에서 '친원'(親元·친 원희룡)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원희룡 마케팅'도 결과적으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원희룡 마케팅을 앞세웠던 예비후보 3명 중 2명이 당내 경선 티켓을 놓쳤기 때문이다.

경선 참여자는 제주시 갑 선거구의 양창윤 예비후보와 양치석 예비후보, 제주시 을 선거구 부상일-이연봉-한철용 예비후보, 서귀포시 선거구는 강경필-강지용 예비후보다.

원희룡 마케팅을 적극 구사한 새누리당 예비후보 가운데 살아남은 후보는 양치석 예비후보 밖에 없다.

제주시 을 현덕규 예비후보와 서귀포시 선거구 강영진 예비후보는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두 후보 모두 원희룡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지만, 별다른 효험을 못본 셈이다.

두 후보는 원희룡 지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대형현수막으로 만들어 선거사무소 벽면에 내걸고, 원 지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명함에 담아 유권자들에게 다가갔다.

언론에 내보내는 보도자료에도 어김없이 원 지사와 나란히 찍은 사진이 달렸다.

그러나 원희룡 마케팅은 당내에서도 파열음을 일으켰다. 일부 후보들이 "원희룡 마케팅을 묵인하는 것 자체가 공무원의 선거개입 금지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제주도의회 일각에선 "총선 후보와 원 지사가 나란히 찍힌 현수막을 보면서 항간에는 원 지사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것이냐는 말도 있다”는 비야냥도 나왔다.

또 “(원희룡 마케팅을 묵인하는 것 자체가)갈등을 조장한다는 말도 있다.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당 오수용 후보(제주시 을)는 "누구의 제안으로 원희룡 지사와 3명의 예비후보가 문제의 사진들을 각각 촬영한 것이며, 왜 선거구별로 1명씩만 지사와 사진 촬영을 하고 그 예비후보 현수막과 명함 등에 이용되고 있는지, 원 지사와 세 후보는 진정으로 이 같은 행태에 대해 부끄러움이 없느냐"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정작 원 지사 본인은 "박근혜 마케팅은 되고, 원희룡 마케팅은 안되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원 지사만 체면을 구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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