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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산주민들은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제2공항 사업 재검토를 촉구했다. 기자회견문을 읽는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김경배 씨. ⓒ제주의소리
성산주민들 기자회견 "화물기·소형항공기부터 정석비행장 시험 활용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들이 제2공항 사업 추진에 반대하며 현 공항시설 확충, 정석비행장 활용, 부지선정 재추진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성산지역이 제2공항 부지로 정해진 배경에는, 공항 예정부지 인근에 대규모 토지를 소유한 대한항공(한진그룹)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성산읍 주민들로 구성된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16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공항 계획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제2공항 예정지는 현재 공항과 불과 1시간도 채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고, 20분 거리에는 점보기도 이·착륙이 가능한 대형 활주로를 갖추고 있는 대한항공 소유의 정석비행장이 있다”면서 “크지도 않은 땅에 공항을 3개로 만들어버린,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마저도 잔혹히 무시해버린 부지 선정과정과, 계획된 각본에 따라 밀어붙이는 것은 마치 테러행위와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성산지역이 제2공항 최적의 입지로 정해진 이면에는 중국 부동산 재벌 등 수많은 기업들의 이익과 힘 있는 사람들의 추악함이 숨겨져 있다는 의혹을 접을 수 없다”면서 “특히 500만평에 달하는 정석비행장과 제동목장을 소유한 대한항공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이라도 화물기나 저가 소형항공기를 정석비행장으로 돌려보고 기반시설을 건설해 시험해보는 것을 제안한다”면서 “현재 공항을 중대형 항공기로만 운영한다면 포화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제주도가 있어서 성장한 기업이기에 제주의 자연을 지켜내는 일에 당연히 자발적으로 앞장서야 한다”고 한진그룹을 겨냥했다.

주민들은 공항부지 인근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와 수산용암동굴지대, 우도, 지귀도 등이 위치해 있지만 정부는 이러한 가치를 고민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 앞에서 3주간 1인 시위를 벌인 주민 김경배 씨는 “국토부 공항정책과 나웅진 과장은 자신을 만나 ‘지도만 보고 그림을 그리는데 세계자연유산이 있는지 천연기념물이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냐’는 황당한 발언을 내뱉었다. 중·대형 항공기 투입에 대해서는 항공사들의 부담을 먼저 이야기하고 있다. 삶의 터전을 잃게 된 국민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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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산주민들로 구성된‘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기자회견. ⓒ제주의소리

주민들은 ▲현 공항 확충 ▲정석비행장 활용 ▲공정한 인사들이 참여하는 투명한 부지선정과정 이행을 요구했다.

‘세계 어느 공항도 주민 반대가 심해 공항을 못 지은 나라가 없다’면서 제2공항 건설 입장을 굽히지 않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향해선 “세계 어느 공항들이 예고도 없이 기본적인 민주 절차도 무시한 채 일방적 부지 발표만으로 무자비하게 밀어붙여 건설됐는지 명확히 밝혀보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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