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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방식·응답률 따라 천차만별…“이기고 있다” 유리한 조사 퍼나르기 '아전인수'

4.13 제주총선 선거판이 여론조사에 울고 웃고 있다.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후보들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제주총선은 ‘시계 제로(0)’ 상태다.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캠프에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만을 퍼나르면서 선거중반 기 싸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야의 후보자 공천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제주지역 본선 진출자가 가려진 뒤인 지난 17일부터 도내 언론사들이 앞다퉈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내용물은 판이하게 달라 후보자들은 물론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여·야 본선대진표가 확정된 뒤 가장 먼저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은 곳은 제주MBC 등 신문·방송 6사다. 국내 메이저급 여론조사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15~16일 이틀간 실시한 뒤 18일자로 일제히 보도했다.

조사결과, 제주시 갑 선거구(단순지지도)에서는 더민주 강창일 후보가 39.6%로 새누리당 양치석 후보(35.0%)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선 가능성에서는 강창일 후보(44.1%)가 양치석 후보(32.1%)와의 격차를 더 벌리며 오차범위 밖으로 밀어냈다.

제주시 을에서는 후보지지도와 당선가능성 모두 새누리당 부상일 후보가 1위에 올랐다. 부 후보는 단순지지도에서 38.9%로 더민주 오영훈 후보(35.9%)와 오차 범위 내긴 하지만 선두로 나섰다. 당선가능성에서는 43.0% vs 30.1%로 격차를 벌렸다.

서귀포시에서는 더민주 위성곤 후보가 44.7%로 새누리당 강지용 후보(38.7%)보다 앞 자리에 섰다. 당선가능성은 ‘41.7% vs 35.4%’오차 범위를 벗어났다.

그런데 이틀 뒤인 20일에는 제주매일-미디어제주-제주투데이가 판이하게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론조사는 ARS 전문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맡았다. 조사는 17~19일 사이에 이뤄졌다.

제주시 갑의 경우 양치석 후보는 단순지지율 42.5%로 강창일 후보(32.5%)를 오차 범위를 밖으로 밀어내며 선두로 치고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방송 6사 여론조사 결과와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제주시 을에서는 1-2위 격차가 더 벌어졌다. 부상일 47.0%-오영훈 33.5%로 두 후보의 격차는 13.5%p나 됐다.

서귀포시 선거구에서도 새누리당 강지용 후보가 43.8%로, 더민주 위성곤 후보(41.9%)와 격차는 미세하지만 처음으로 선두로 치고 나온 결과가 나왔다.

같은 여론조사기관(리얼미터)에 여론조사를 맡겨 선거구별로 하루씩 보도하고 있는 제주일보 여론조사 결과도 제주매일-미디어제주-제주투데이 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했다.

21일 밤에 발표된 KBS제주방송총국의 여론조사 결과는 신문·방송 6사 여론조사 결과와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조사는 서울 소재 리서치플러스가 맡았고, 18~19일 이틀간 진행됐다.

제주시 갑의 경우는 단순지지도와 당선가능성에서 1-2위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할 정도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지지도에서는 양치석 후보가 34.6%(강창일 28.5%)로 1위를, 당선가능성에서는 강창일 후보가 36.5%(양치석 30.5%)로 선두 자리를 꿰찼다.

제주시 을에서는 또 다시 반전이 나타났다. 단순지지도 조사에서 더민주 오영훈 후보가 31.5%로 오차범위 내긴 하지만 새누리당 부상일 후보(30.8%)를 처음으로 따돌렸다. 당선가능성에서는 부상일 후보가 35.5%로, 오영훈 후보(27.7%)보다 7.8%p 앞섰다.

서귀포시의 경우 단순지지도는 위성곤 36.0%-강지용 33.5%, 당선가능성은 위성곤 36.4%-강지용 31.8%로 이 역시 신문·방송 6사 여론조사와 별 차이가 없었다.

여론조사가 결과가 차이를 보이는 데는 일단 조사방식의 차이 때문이 크다. 신문·방송 6사와 제주KBS는 전화면접 방식으로, 제주매일 등 3사는 ARS(자동응답)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에 따라서도 조사결과가 판이하게 나왔다. 대체적으로 ARS조사의 경우 응답률이 6~7%대에 그친다. 심지어 제주신문이 여민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3.4%에 불과했다.

또 여론조사기관이 보유한 데이터의 양과 질의 차이에서도 조사결과의 신뢰도 차이가 발생한다. 설령 전화면접 방식이라도 유선(집)전화만 했을 때와 휴대전화까지 포함했을 때의 신뢰도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전문가 김대호 박사(리서치플러스조사연구소 소장)는 “지금 여론조사는 누가 원칙을 잘 지키느냐의 문제”라며 “통상적으로 표본크기가 많고 응답률이 높을수록 신뢰도가 높고, 응답률이 낮을수록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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