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후보마감 결과 9명 등록…제주乙 4명 ‘최다’, 여성 후보 ‘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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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 대진표가 완성됐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가 25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3개 선거구에 총 9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일 전까지 여의도 입성을 위한 불꽃 튀는 경쟁을 펼치게 됐다.

제주시 을 선거구에 4명이 등록, ‘4대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고, 제주시 갑 선거구는 3파전, 서귀포시 선거구는 여·야 ‘1대1’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정당별로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3곳 모두에 후보를 냈고, 국민의당은 제주시 갑·을 2곳에, 한나라당은 제주시 을에 1명의 주자를 내보냈다.

여성 후보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여·야 모두 여성정치인 공천 확대를 공약했지만 결국 선거도 치르기 전에 ‘헛공약’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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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갑] 양치석-강창일-장성철 ‘3파전’…전무후무 ‘4연속 금배지’ 나올까?

제주시 갑 선거구에는 새누리당 양치석(58), 더불어민주당 강창일(64), 국민의당 장성철(48) 후보가 등록, 3파전 구도를 형성했다.

이 선거구에서는 3선 관록의 강창일 후보가 4선 고지에 오를지, 정치 신예가 새롭게 등극할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강 후보는 같은 당 3선 김우남 의원(제주시 을)의 경선 탈락으로 도내 3곳 선거구 중 유일하게 현역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만약 승수를 쌓을 경우 제주 정치사에 전무후무한 ‘4연속 금배지’라는 새로운 한 획을 긋게 된다.

지금까지 제주 출신으로 고(故) 양정규·현오봉 의원이 6선, 현경대 전 의원이 5선 고지까지 올랐지만 4번 내리 당선된 전례는 없었다.

정치 신예들의 도전도 만만찮다. 새누리당 양치석, 국민의당 장성철 후보 모두 공직 경험을 갖고 있다. ‘현역 심판론’을 내세워 이변의 주인공이 되겠다며 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원희룡 도정에서 농축산식품국장을 지낸 양 후보는 ‘현장형 국회의원’을 표방하며 주민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김태환 전 지사도 적극 지원에 나섰다.

장 후보는 대표적인 ‘우근민 맨’이다. 민선 5기 우근민 도정에서 정책기획관을 맡은 실세였다. 제주경실련 사무국장 경험 등을 바탕으로 ‘국정과 도정의 큰 정책을 직접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세 후보 모두 오현고등학교 출신이다. 양치석 후보와 장성철 후보는 애월읍, 강창일 후보는 한경면 출신이다.

힘 있는 여당 국회의원, 현역 심판론 등으로 무장한 새누리당이 이번에는 단일대오를 구축, 12년 무관의 설움을 털어낼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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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을] 예선전부터 현역 공천탈락 '이변'…4대1 경쟁률 가장 치열

제주시 을 선거구에서는 새누리 부상일(44), 더민주 오영훈(47), 국민의당 오수용(53), 한나라당 차주홍(58) 후보 4명이 등록했다. 도내 3개 선거구 중 가장 경쟁률이 치열하다.

19대 총선 때 자유선진당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이번에는 국민의당→친반국민대통합으로 말을 바꿔 타며 출마의지를 불태웠던 강승연 후보는 끝내 등록서류를 제출하지 못했다.

부상일 후보는 사실상 이번이 3번째 도전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불미스런 일로 공천권을 자진 반납한 뒤 지난 4년을 절치부심하며 재기를 노려왔다.

오영훈 후보는 경선을 치르면서 더욱 강해진 모습이다. 19대 총선에서는 김우남 의원의 벽을 넘지 못해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4년을 절치부심한 끝에 3선의 거함 김우남 의원을 경선에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오수용 후보는 그야말로 정치신예다. 현직 대학교수로, 과거 학생·노동운동 경험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의 활동을 통해 진보적 행보를 걸어왔다. 첫 도전에서 일을 내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이 선거구에서는 올해 유별났던 각 정당 공천과정의 여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가 주목된다. 경선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녹취록(부상일)과 역선택(오영훈) 문제로 분산된 표심을 얼마나 끌어안을 수 있을지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여권은 단일대오를 구축한 반면, 야권은 분열된 “1여다야’ 구도가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 지가 관심이다.

3선 현역의원의 퇴장으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점에서, 40~50대의 패기가 맞부딪히면서 누가 지역의 새로운 맹주로 떠오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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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관록 vs 패기 진검승부…20년 더민주냐? 새누리 고토 회복이냐?

서귀포시 선거구는 3선 김재윤 의원의 중도하차로 무주공산이 된 곳이다. 여·야가 치열한 경선을 치러 ‘1대1’ 진검승부 구도를 만들어냈다.

새누리에서는 강지용 후보(63)가, 더민주에서는 위성곤 후보(48)가 주자로 나섰다.

강 후보는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다. 19대 총선에서는 야권 분열에도 3위에 그쳐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지난 4년 지역기반을 탄탄히 닦으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위 후보는 3선 제주도의원 출신이다. 10년간의 의정활동을 통해 정치 감각과 내공을 쌓은 뒤 임기 중에 여의도 입성을 위해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졌다.

이번 선거판에서는 ‘힘 있는 여당론’(강지용)과 ‘정권 심판론’(위성곤)이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이 선거구는 2000년 이후 대표적인 야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된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야권 후보가 2명이 나선 ‘1여2야’ 구도로 선거를 치렀음에도 야당 후보가 당선됐을 정도다.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이 번번이 패했지만 대선에서는 달랐다. 2012년 19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박근혜 후보(52.47%)가 문재인 후보(46.83%)를 눌렀다.

게다가 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산남 출신(중문) 새누리당 제주도지사를 만들어내면서 서귀포시 민심이 야당에서 여당으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4연속 패배’의 사슬을 끊을 절호의 기회라는 분위기가 충만해 있다.

반면 더민주는 야권 분열 없이 ‘1대1’ 구도를 만들어낸 만큼 무난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호남출신 인구비중이 높은데다 서귀포시민 특유의 야권성향이 이번 총선에서도 계속될지, 아니면 여당이 잃어버린 고토를 16년 만에 되찾을지 눈여겨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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