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선거법 위반 1~2심 유죄, 공무원에 보낸 문자 놓고 2野 공격-1與 방어 ‘난타전’

제주4.3, 부동산 폭등사태, 해군기지 문제 등 제주현안에 대한 해법이 대동소이하면서 무난하게 흘러가던 토론회는 상대를 지명해 ‘일대일’ 공방을 벌이면서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고위공직자 출신 여당 후보를 향해 협공에 나선 2명의 야당후보들의 화력이 불을 뿜으며 난타전이 벌어졌다.

제주의소리 등 언론6사 ‘4.13총선, 유권자의 힘’ 총선 후보자 초청 토론회(제주시 갑)가 28일 KCTV제주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가운데 야당 후보들의 협력 플레이가 눈길을 끌었다. 타깃은 철저하게 여당 후보에게 맞춰졌다.

1.jpg
▲ 왼쪽부터 새누리당 양치석,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국민의당 장성철 후보. ⓒ제주의소리

선제공격에 나선 건 강창일 후보. 강 후보는 “지난해 11월 한달 내내 비가 와서 농사를 망쳤다. 성난 농심을 달래고, 떨어지는 감귤가격 회복을 위해 진두지휘해야 할 농정국장이 농가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선거에 출마했다”며 “세월호 사고 때 혼자 탈출한 이준석 선장이 생각난다.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포문을 열었다.

양치석 후보는 “저도 농민의 마음처럼 타들어가 있다. 기상이변 때문에…”라고 답변을 이어가자, 강 후보는 “공직자라면 자신의 잘못을 먼저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농민들에게 사과부터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도권을 넘겨받은 장성철 후보도 “이 대목에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농정국장 사퇴 후 한달이란 공백이 있었다. 최소한 그 부분에 대해 지적을 했으면 수용하고 농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은 하는게 공직자의 기본자세가 아니냐”고 비판을 이어갔다.

장 후보가 겨눈 화살의 끝은 전직 도지사들로 향했다. 장 후보는 강창일 후보에게 “전직 대통령이 자신이 몸담았던 정당 선대위에 참여하는 경우가 있느냐”고 물은 뒤 “없다”고 하자, 양치석 후보에게는 “전직 도지사들은 제주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선문답을 던졌다.

이에 양 후보가 “어른으로서 제주발전을 위해…”라는 답변이 나오자, 장 후보는 기다렸다는 듯이 “종전 제주지역에서의 선거는 도민사회를 편 가르고 공직사회를 둘로 갈랐다”며 “전직 대통령이 퇴임 후 자신이 몸담았던 정당에 가서 지원하지 않는 것처럼 전직 도지사들도 어른답게 처신해야 한다. 특정 후보캠프에서 선거 지원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강창일 후보도 “도지사는 지역의 어른이다. 정치공무원을 양산하지 말라”고 거들었다.

양 후보가 공직 선·후배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놓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장 후보가 양 후보에게 “공직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읽어는 봤나”라고 묻자, 양 후보는 “법 테두리 내에서 모범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다. 왜곡시키지 말라”고 발끈했다.

거듭 장 후보가 “다른 지역에 거주하더라도 양 후보를 지지해달라는 내용이 있다. 문자내용을 확인해봐라”며 선거법 위반 가능성을 언급하자, 양 후보는 “그런 일 없다”는 말로 응수했다.

곧바로 바통을 이어받은 강창일 후보는 “공무원선거개입 교사·유도 혐의로 선관위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 왜 (양 후보가) 정치공무원이라고 평가받는지 아느냐”고 운을 뗐다.

양 후보가 “저는 명예롭게 공직을 퇴임했다”고 하자, 강 후보는 “지난 제주도지사 선거 때 정치개입 혐의로 1~2심에서 유죄를 받았다”며 과거 선거법 위반 전력을 문제 삼았다.

양 후보가 “사법부 판결을 무시하는 것이냐. 7천명 공직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발언”이라고 응수하자, 강 후보는 “1~2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후보가 거듭 “1~2심에서 유죄 판결 받은 것까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면 선거법에 걸릴 수 있다”고 압박하자, 양 후보는 수차례 “저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며 방어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