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등 언론6사 서귀포시 후보 초청 토론회...감귤자조금 쟁점

4.13총선 제주지역 3개 선거구 중 유일하게 여야 일대일 구도로 치러지는 서귀포시 선거구의 핵심 이슈는 역시 감귤이었다.

새누리당 강지용 후보는 현장을 강조하는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후보에게 구체적인 수치를 물으며 "현장에 가봤느냐"고 공세를 폈고, 위 후보는 감귤 전문가인 강 후보가 감귤 자조금 정책과 관련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며 "전문가 맞느냐"고 맞받았다.

<제주의소리>와 KCTV제주방송 등 언론6사(시사제주, 제이누리, 제주도민일보, 헤드라인제주)는 30일 KCTV제주방송 스튜디오에서 서귀포시 선거구 후보 초청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도권 토론에서 두 후보는 감귤 최대 산지 답게 감귤 문제를 놓고 서로 말을 자르는 등 날카롭게 신경전을 펼쳤다.
▲ 새누리당 강지용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후보

첫 공통질문인 4.3 희생자 재심사 논란과 과제에 대해 두 후보는 엇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먼저 위성곤 후보는 "제68주년 4.3추념식을 맞아 영령들과 희생자들에 애도를 표시하고,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지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당시 4.3특별법을 제정하고, 노무현 대통령은 직접 위령제에 참석해서 사과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희생자 재심사를 수용해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문을 열었다.

위 후보는 "4.3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필요하다"며 "국가단위 배상과 보상, 희생자 심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체계적인 역사교육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_MG_0437.jpg
▲ 새누리당 강지용 후보.
강지용 후보는 "4.3평화공원에 계신 1만4000여 4.3희생자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며 "4.3 완전해결을 위해 국가추념일 지정, 제주도 4.3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왔다"고 그간의 역할을 소개했다.

강 후보는 "앞으로 유족들의 배상과 보상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수형인들의 명예회복 등 4.3유족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진 첫 주도권 토론에서부터 강 후보와 위 후보의 공방은 불꽃을 튀겼다.

위 후보는 "어제 토론회에서 강 후보가 감귤자조금 조성 공약을 내놓았는데 처음에는 농민과 정부가 5대 5, 중간에는 농민 3분의 1, 정부 3분의 2, 나중에는 국가 50-지방정부 25-농민 25%로 다 다르게 말했다"며 "어떤 게 진짜 공약이냐"고 따졌다.

강 후보는 "자조금은 농가 50%와 정부가 50%가 맞다"며 "그런데 농가부담 50%에는 지방정부가 25% 부담한다는 게 포함돼 있다"고 답변했다.

위 후보는 "농업전문가라고 하는 데 의무자조금 지출한도는 1%로 정해져 있다"며 "감귤 10kg 기준으로 1만원이라면 100원 밖에 안되는데, 강 후보는 어제는 300원, 200원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다"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강 후보는 "자조금법 규정을 바꾸면 가능하다. 어떤 것이 감귤농가에 혜택이 갈 것인지 협의하고, 법 개정을 통해 자조금 비율을 높이면 된다"고 맞받았다.

위 후보는 "강 후보의 감귤자조금 2000억원 조성(공약)은 4년전 총선에서 내놓았던 공약의 재탕"이라며 "지금까지 연구를 많이 했을 텐데 너무 선심성이자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강 후보는 "위 후보에게는 실현 불가능한 공약일 지 모르지만 저 강지용은 실현가능한 공약"이라고 자신했다.

강 후보의 주도권 토론에서는 위 후보가 지론처럼 얘기하는 '현장'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강 후보는 "위 후보는 현장 목소리를 대변해서 법과 제도를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여러 차례 발언했다"며 "지난해 연말 감귤파동 당시 가공공장을 방문해 봤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가공용 감귤 수매가격이 얼마냐, 제주도가 얼마나 지원하느냐 등 구체적인 수치를 대라고 요구했다. 

강 후보는 "농가들이 흘리는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농민단체도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했는데 얼마나 속이 타면 그랬겠느냐. 그런데 위 후보는 (나에게)농업전문가 맞느냐고 비아냥거렸다"고 타박했다.

이에 위 후보는 "특별재난구역이 아니라 특별재해지역이 맞다"고 바로잡은 뒤 "가공용 감귤 수매 확대를 의회에서 주장했지만, 도 당국이 물러서지 않았다"며 "나중에 긴급예산을 편성했지만 이미 소비시장이 위축돼 출하물량 조절 실패가 더 큰 문제"라는 견해를 밝혔다.

_MG_0471.jpg
▲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후보.
위 후보는 새누리당이 4.3 왜곡 인사를 비례대표 9번에 올려놓은 것을 문제삼았다.

위 후보는 "새누리당은 제주4.3을 부정하는 인사를 당선권인 비례대표 9번에 공천했다"며 "그 분은 수많은 제주도민의 학살에 대해 국가공권력의 정당한 집행이라고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후보는 "그 분이 왜 비례대표로 들어갔는 지 제가 국회의원도 아니고, 서귀포 원외 당협위원장일 뿐"이라며 "그분의 잘못된 생각이나 왜곡된 편견은 제가 국회에 들어가서 설득하고, 다시는 그런 발언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위 후보가 "새누리당이 그런 분을 당선권인 9번에 배치한 게 설득되지도 않고, 이해가 안된다"고 다시 언급하자 강 후보는 "위 후보는 설득하지 못하겠지만 저는 설득할 자신이 있다"며 "제가 국회의원이 되는 데 도와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강 후보 주도권 토론에서는 위 후보가 언급한 제2공항 입지선정 과정의 의혹제기를 물고 늘어졌다.

강 후보는 "위 후보는 지난 토론회에서 제2공항 입지선정에 대해 의혹을 밝히겠다고 했다"며 "무슨 의혹이 있느냐"고 따졌다.

위 후보는 "의혹이라는 것은 대책위나 주민들이 얘기했던 수산동굴계 문제나 대한항공 특혜 문제 등이 있다"며 "이에 대한 해명과 답변이 필요하다"고 응수했다.

강 후보는 "국토부 산하 연구진과 한국항공대학 등 전문가들이 경제성과 공항 안전성을 분석해서 최적 입지로 선정했는데 무슨 의혹이 있느냐"고 공격했고, 위 후보는 "전문가가 얘기하면 모두 진실이냐"며 "전문가도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생중계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KCTV제주방송을 통해 이날 오후 3시와 밤 10시에 재방송된다. 또 <제주의소리> 홈페이지 '소리TV' (http://www.jejusori.net/?mod=main&act=index&section=SORITV)를 통해 다시보기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