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무원 출신 양치석 후보 부동산 ‘도시계획’ 공통점…재테크? 투기? 

각종 선거나 공직자 청문회에서 후보의 도덕성을 가늠하는 단골메뉴인 ‘부동산 투기’ 여부. 단순 네거티브 공방인 경우도 있지만, 유권자의 냉엄한 도덕적 잣대가 후보자 뒷덜미를 잡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최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4.13총선 제주지역에서도 어김없이 출마후보의 부동산 관련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어 그 진위와 실체에 유권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의혹이 가장 집중되고 있는 출마자는 공무원 출신의 제주시 갑 선거구 양치석 새누리당 후보. 
▲ 양치석 후보 소유의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823, 824, 825번지 임야(붉은 색 부분). 지난해 말 항공사진으로, 왕복 2차선의 '제안로' 도로개설이 마무리되기 전 모습.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양치석 후보가 매입한 상가리 임야 3필지(사진 도로 오른쪽)는 최근 왕복 2차선의 ‘제안로’(제주~안덕 간 지방도 1121호선)가 뚫리면서 대도로변 요지가 됐다. 지목은 임야이지만 실제는 개간이 된 상태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최근 양 후보에게 ‘재산누락 허위신고’ ‘다운계약서 작성’ 등의 부동산 관련 각종 의혹을 잇달아 제기하면서 중앙당과 연계해 검찰 고발과 국세청 조사 의뢰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양치석 후보자(가족 포함)가 선관위에 신고 등록한 보유 부동산 대부분이 ‘도시계획선’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고위 공무원 출신의 양 후보가 공직에 있으면서 보유한 부동산 대부분이 도시계획과 관련 있는 토지들이어서 도시계획 정보를 활용해 개발 시세차익을 노린 ‘부동산 투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현재 양치석 후보는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823(4241㎡), 824(1533㎡), 825번지(2009㎡) 등의 임야와, 최근 '재산누락 허위신고' 의혹이 제기되자 선관위에 추가 신고한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123-1번지(227.9㎡) 대지까지 4필지의 땅을 본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또한 현재 거주 중인 제주시 애월읍 하귀3길 소재의 단독주택(건물 112.68㎡, 대지 638.1㎡)도 본인 명의의 재산이다. 

이밖에 부인 고 모씨의 명의로도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 616번지(2597㎡ 중 1298.5㎡, 1/2 공유지분)의 밭(전)과 제주시 외도1동 1023번지(1215㎡)의 묘지를 소유하고 있다. 
▲ 부인 고 모씨 명의로 재산 신고된 제주시 외도1동 소재의 토지(붉은색 선 부분)도 도시계획선과 딱 맞닿았다. 지난해 1월 매입한 이 토지 역시 제주시 외도1동과 애조로를 잇는 ‘중로1-1-33호선’이라는 도로개설사업 예정부지(회색 부분)에 붙어 있는 맹지이자 묘지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양치석 후보 부인 고모씨의 명의로 지난해 매입한 토지에서 북쪽으로 바라본 모습. 외도 택지개발지구와 애조로를 잇는 도로개설사업이 예정된 부지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문제는 이들 토지가 대부분 ‘도시계획선’과 무관치 않다는 점. 

도로 확포장, 도로개설, 택지개발 등의 도시계획선과 맞닿아 있어 지난해 말 총선출마를 위해 명예퇴임하기 전까지 30여년 공직생활을 해온 양 후보가 시세차익이나 부동산 가격 상승을 노린 투자(?)에 집중해온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 후보자 재산신고 목록에 올라 있는 토지 중 양 후보가 가장 먼저 매입한 건 1989년 12월10일 소유권 이전된 애월읍 상가리 823번지 임야. 1982년 공직에 입문한 양 후보가 공무원 생활 7년만에 매입한 토지다. 당시 양 후보는 북제주군 애월읍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북제주군청을 거쳐 1989년 4월 제주도청으로 전입됐다.    

1989년 상가리 임야 매입 이후 11년 만인 2000년 2월24일에 인접토지인 상가리 825번지 임야를 추가 매입해 소유권 이전을 마쳤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전인 자치시 당시의 제주시 교통행정과 사무관 시절이다. 

다시 10년 후인 2010년 12월29일에는 상가리 823번지와 825번지 사이에 낀 제주도 소유의 824번지 임야 공유지를 일반경쟁입찰로 매입했다. 당시 도는 공유재산관리 처분 규정에 따라 재산의 위치와 규모·형태 상 활용가치가 없는 ‘미활용 토지’로 판단했고, 처분 가능 규모인 읍·면 지역 3000㎡ 이하여서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 후보는 그 해 1월 정기인사 때까지 제주도 문화관광교통국 서기관으로 근무하다 전보된 직후다. 

결국 상가리 823, 824, 825번지의 임야는 총 3필지이지만 모두 인접토지라 실제는 1필지나 다름없는 꽤 ‘쓸모 있는’ 토지로, 약 20여년에 걸쳐 공을 들여 매입한 토지는 최근 왕복 2차선의 ‘제안로’(제주~안덕 간 지방도 1121호선)가 뚫리면서 대도로변 토지가 돼 부동산 가치가 크게 올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부인 고 모씨 명의로 재산 신고된 제주시 외도1동 소재의 묘지도 도시계획선과 딱 맞닿았다. 지난해 1월 매입한 이 토지 역시 제주시 외도1동과 애조로를 잇는 ‘중로1-1-33호선’이라는 도로개설사업 예정부지에 붙어 있는 맹지이자 묘지다. 
▲ 양치석 후보 부인 명의로 지난 2003년 11월 매입한 애월읍 하귀1리 616번지 전. 현재 경작 중인 이 토지는 지구단위계획으로 개발된 하귀1지구 도시개발사업 지역과 직선거리 약 100m에 불과한 택지개발 인접 토지다. 해당 토지 정면으로 하귀택지개발지구내 아파트촌이 보인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양치석 후보가 거주 중인 자택은 하귀1지구 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 개발지구 내 요지 중 요지인 상업용지와 바로 머리를 맞댄 곳이다. 양 후보 자택은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공영주차장이 있고, 맞은편(사진 왼쪽)으로는 하귀1지구 내 최고 요지인 상업용지 부지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하귀1지구 도시개발사업지구 내 빨간 선(하귀1리 123-1, 123-2)이 양 후보 자택이 있는 곳이고, 바로 옆 파란 선 부분은 공영주차장 부지다. 양 후보 자택 바로 앞으로는 하귀도시개발재구 내 유일한 상업용지(분홍색 부분)가 위치해 있다. / 하귀1지구 도시개발사업 최종용역보고서 이미지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하귀1지구 도시개발 지구단위계획 최종용역보고서 이미지. 분홍색 부분이 사업지구내 유일한 근린상업용지여서 최고 요지로 꼽힌다. 그 오른쪽 파란색 부분이 양치석 후보 자택. 하귀1리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부인 명의로 지난 2003년 11월 매입한 애월읍 하귀1리 616번지 토지(전, 2597㎡ 중 공유지분 1/2)는 양모씨와 절반씩 공유지분으로 소유하고 있는 땅으로, 지구단위계획으로 개발된 하귀1지구 도시개발사업 지역과 직선거리 100m에 불과한 택지개발 인접 토지다. 

현재 양치석 후보가 거주 중인 자택이 있는 하귀1리 123-2번지와 재산누락 허위신고 의혹과 다운계약서 의혹이 제기된 123-1번지 역시, 하귀1지구 도시개발사업 지구단위 개발지구 내 요지 중 요지인 상업용지와 바로 머리를 맞댄 곳이다. 

양 후보는 이에 대해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애월 상가리는 토지 매입후 8촌 형님과 제가 농사를 지어온 곳이고, 하귀 택지는 다운계약서가 아니라 전 토지주가 달라는 대로 가격을 줬을 뿐”이라며 “허위신고니, 누락이니 하는 온갖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다”고 각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양 후보와 새누리당 제주도당은 경쟁상대인 더불어민주당 제주시갑 강창일 후보에 대해 “강창일 후보는 지난 19대 총선 당시 8억여원에 불과했던 재산이 불과 4년 만에 16억여원으로 재산이 두 배로 불어났다”며 현역 국회의원 신분을 활용한 재산증식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