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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새누리당 부상일,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민의당 오수용 후보.
국내 최대 당근 주산지인 제주시 구좌읍에 4.13총선 제주시 을 선거구 후보들이 총출동했다. 새누리당 부상일, 국민의당 오수용 후보는 각각 출신 지역임을,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는 평소 애정을 쏟아온 지역임을 강조했다. 

구좌읍 세화민속오일장이 열린 5일 오전, 3명의 후보 모두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곳을 방문했다. 

하나같이 지역적 인연을 강조하며, 읍민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구좌는 현역 김우남 국회의원과 김태환 전 지사의 고향이기도 하다.

▲ 부상일 후보.
◆ 부상일 “난 구좌놈...국회의원까지 산남 출신에 내줄 수 있나?”

세화오일장 이웃마을인 구좌읍 평대리 출신의 부 후보는 '고향'을 앞세웠다.

구좌읍 상도리가 고향이라고 밝힌 부두완 전 서울시의원(새누리당)이 찬조연설에 나섰다.

부 전 의원은 “나도 구좌가 고향이다. 야당에서 자꾸 여당 심판이라고 하는데, 구좌읍민들이 김우남 국회의원의 재심도 받아주지 않는 더불어민주당을 심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감성을 자극했다.

이어 “제주 제2공항이 성산에 들어선다. 제2공항 건설이 끝이 아니라 세화오일장 매출을 4배, 10배까지 높여야 할 것 아니냐. 부 후보가 할 수 있다”며 “부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더민주당 오영훈 후보에게 투표하지 말고, 차라리 국민의당 오수용 후보를 찍어라”라고 이이제의(以夷制夷)를 시도했다.

뒤 이어 연단에 오른 부상일 후보는 “구좌놈 부상일이우다(구좌사람 부상일입니다)”라며 먼저 친근감을 과시했다.

부 후보는 “평대에서 자랐다. 구좌에서 구멍낚시도 해보고, 연도 날렸다. 이후 제주시 동(洞)지역으로 가서 고등학교를 나오고 서울대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하니 구좌읍민들이 플래카드를 걸어줬다. ‘아, 고향은 어디 안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맞다. 난 구좌놈”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구좌가 제주 정치의 1번지라고 말한다. 도지사 등을 계속 배출했다. 최근 산남 출신에게 도지사(원희룡) 자리를 내줬지만, 국회의원까지 산남 출신에게 줄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서귀포시 남원읍 출신의 더민주당 오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우리나라 월동채소를 책임지는 구좌 아닌가. 가락동 시장 가서 구좌사람이라고 말하면 상인들이 다 안다. 이제 사람들이 살기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구좌를 만들어야 한다. 구좌에서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보이고, 갈대밭이 펼쳐졌다. 대한민국의 자랑”이라고 애향심을 부각했다.

▲ 오영훈 후보.
◆ 오영훈 “도의원 두번, 정치의식 높은 구좌 출신 덕분...당근값 안정 묘책 있다"

오 후보 역시 “제주도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제주시 일도2동에 구좌 출신 도민들이 많고, 그들이 나를 2번이나 당선시켜줬다”며 구좌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부인 박선희씨는 “남편은 발로 뛰어다니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다. 그렇게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사람”이라고 남편을 자랑했다.

연설에 나선 오 후보는 “제주도의원 제1선거구 제주시 일도2동에서 도의원 2번이나 당선됐다. 일도2동에는 구좌 출신 도민이 많다. 구좌와 인연도 없는 나를 뽑아준 사람들이다. 그들은 나의 정책과 비전을 믿고 날 지지했다. 구좌읍민들의 정치의식이 선진적이라는 것”이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이어 “결국 구좌읍민들의 지지가 없었으면 난 도의원에 당선될 수 없었다. 구좌읍민들은 정책을 보고 이번 총선에서도 나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구좌읍 발전을 위해서는 농민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야 한다. 난 농민들 마음을 잘 아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질(김)도 매봤고, 지렁이를 잡아 용돈을 마련했다. 허리를 숙여 고사리도 채취했다. 고사리 축제에서 음식과 술을 사먹는다고 다가 아니다. 새누리당에서 구좌 발전, 농업발전을 위해 최저가격보장제도 도입을 말한다. 난 반대한다”고 주위를 환기시켰다.

이어 “농산물 최저가격제도가 도입되면 너도나도 당근 심지 않겠나. 그럼 물량이 넘쳐나고, 결국 가격이 또 떨어질 것”이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적정물량 생산이 중요하다. 구좌 농협, 구좌읍사무소에서 적정물량을 판단하나. 버거워서 안된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농산물수급관리센터를 건설해 적정량 생산을 유도하겠다. 생산자 중심의 수급 조절을 위해 당근생산자협회와 연대해 물량을 조절하겠다. 또 생산량 신고 의무화를 통해 구좌 당근 값을 안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 오수용 후보.
◆ 오수용 “우근민 지사, 구좌 출신 2명 격려는 못할 망정...부 후보는 '젊은 구태'”

구좌읍 세화리 출신 오수용 후보는 “나도 구좌 출신이다. 고향 어른들에게 인사하러 왔다”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오 후보는 “우근민 전 지사가 구좌읍 종달, 새누리당 부 후보가 구좌읍 평대 출신이다. 나도 세화 출신이다. 그런데 우 전 지사가 자신의 세력을 이끌고 부 후보를 도우고 있다. 새누리당 선대위에도 이름을 올렸다”라고 은근히 우 전 지사를 겨냥했다.

이어 “역대 대통령들이 일선에서 물러나 특정 정당 선대위에 이름 올린 적이 있느냐. 심지어 부 후보 선대위 사람들은 선거 공신, 인사 등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던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우 전 지사가 제왕적 도지사 시절이 그리웠나 보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제주 사회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우 전 지사는 선거에 개입하면 안된다. 나도 구좌읍 출신이다. 우 전 지사는 나를 포함한 구좌 출신 후배들 두 명에게 공정하게 싸우라고 격려해줘야지 특정인을 지지하면 안된다”라고 충고했다.

오 후보는 “부 후보가 ‘힘 있는 여당’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시대가 언제인데 힘 있는 여당이란 표현을 사용하는가. 아시다시피 오는 2017년에는 대선이다. 대선에서 정권이 바뀌면 내가 오히려 ‘힘 있는 여당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힘 있는 여당이란 말은 구태 정치나 마찬가지다. 부 후보는 나이가 젊다. 그런데 그냥 ‘젊은 구태’ 같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 후보는 “성산이 제주 제2공항 입지로 선정됐다. 이 자리에서 공약한다. 제2공항 건설로 인한 주변 발전 계획에서 구좌와 조천도 포함시키겠다”며 “서귀포 남원과 표선도 포함해 인접지역 발전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이제까지 1번 아니면 2번에 투표했을 것이다. 이 거대 양당구조를 깨야 한다. 뽑으면 뭐하나. 매일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다. 대안이 필요하고, 기호 3번 국민의당이 대안이다. 제주에서 정치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태풍으로 만들어 육지로 끌고가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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