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좌읍 세화민속오일장이 열린 5일 오전, 3명의 후보 모두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곳을 방문했다.
하나같이 지역적 인연을 강조하며, 읍민들의 표심을 자극했다. 구좌는 현역 김우남 국회의원과 김태환 전 지사의 고향이기도 하다.
세화오일장 이웃마을인 구좌읍 평대리 출신의 부 후보는 '고향'을 앞세웠다.
구좌읍 상도리가 고향이라고 밝힌 부두완 전 서울시의원(새누리당)이 찬조연설에 나섰다.
부 전 의원은 “나도 구좌가 고향이다. 야당에서 자꾸 여당 심판이라고 하는데, 구좌읍민들이 김우남 국회의원의 재심도 받아주지 않는 더불어민주당을 심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감성을 자극했다.
이어 “제주 제2공항이 성산에 들어선다. 제2공항 건설이 끝이 아니라 세화오일장 매출을 4배, 10배까지 높여야 할 것 아니냐. 부 후보가 할 수 있다”며 “부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더민주당 오영훈 후보에게 투표하지 말고, 차라리 국민의당 오수용 후보를 찍어라”라고 이이제의(以夷制夷)를 시도했다.
뒤 이어 연단에 오른 부상일 후보는 “구좌놈 부상일이우다(구좌사람 부상일입니다)”라며 먼저 친근감을 과시했다.
부 후보는 “평대에서 자랐다. 구좌에서 구멍낚시도 해보고, 연도 날렸다. 이후 제주시 동(洞)지역으로 가서 고등학교를 나오고 서울대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하니 구좌읍민들이 플래카드를 걸어줬다. ‘아, 고향은 어디 안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맞다. 난 구좌놈”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구좌가 제주 정치의 1번지라고 말한다. 도지사 등을 계속 배출했다. 최근 산남 출신에게 도지사(원희룡) 자리를 내줬지만, 국회의원까지 산남 출신에게 줄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서귀포시 남원읍 출신의 더민주당 오 후보를 겨냥했다.
이어 “우리나라 월동채소를 책임지는 구좌 아닌가. 가락동 시장 가서 구좌사람이라고 말하면 상인들이 다 안다. 이제 사람들이 살기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구좌를 만들어야 한다. 구좌에서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보이고, 갈대밭이 펼쳐졌다. 대한민국의 자랑”이라고 애향심을 부각했다.
오 후보 역시 “제주도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제주시 일도2동에 구좌 출신 도민들이 많고, 그들이 나를 2번이나 당선시켜줬다”며 구좌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부인 박선희씨는 “남편은 발로 뛰어다니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다. 그렇게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사람”이라고 남편을 자랑했다.
연설에 나선 오 후보는 “제주도의원 제1선거구 제주시 일도2동에서 도의원 2번이나 당선됐다. 일도2동에는 구좌 출신 도민이 많다. 구좌와 인연도 없는 나를 뽑아준 사람들이다. 그들은 나의 정책과 비전을 믿고 날 지지했다. 구좌읍민들의 정치의식이 선진적이라는 것”이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이어 “결국 구좌읍민들의 지지가 없었으면 난 도의원에 당선될 수 없었다. 구좌읍민들은 정책을 보고 이번 총선에서도 나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구좌읍 발전을 위해서는 농민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야 한다. 난 농민들 마음을 잘 아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질(김)도 매봤고, 지렁이를 잡아 용돈을 마련했다. 허리를 숙여 고사리도 채취했다. 고사리 축제에서 음식과 술을 사먹는다고 다가 아니다. 새누리당에서 구좌 발전, 농업발전을 위해 최저가격보장제도 도입을 말한다. 난 반대한다”고 주위를 환기시켰다.
이어 “농산물 최저가격제도가 도입되면 너도나도 당근 심지 않겠나. 그럼 물량이 넘쳐나고, 결국 가격이 또 떨어질 것”이라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적정물량 생산이 중요하다. 구좌 농협, 구좌읍사무소에서 적정물량을 판단하나. 버거워서 안된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농산물수급관리센터를 건설해 적정량 생산을 유도하겠다. 생산자 중심의 수급 조절을 위해 당근생산자협회와 연대해 물량을 조절하겠다. 또 생산량 신고 의무화를 통해 구좌 당근 값을 안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좌읍 세화리 출신 오수용 후보는 “나도 구좌 출신이다. 고향 어른들에게 인사하러 왔다”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오 후보는 “우근민 전 지사가 구좌읍 종달, 새누리당 부 후보가 구좌읍 평대 출신이다. 나도 세화 출신이다. 그런데 우 전 지사가 자신의 세력을 이끌고 부 후보를 도우고 있다. 새누리당 선대위에도 이름을 올렸다”라고 은근히 우 전 지사를 겨냥했다.
이어 “역대 대통령들이 일선에서 물러나 특정 정당 선대위에 이름 올린 적이 있느냐. 심지어 부 후보 선대위 사람들은 선거 공신, 인사 등 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던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우 전 지사가 제왕적 도지사 시절이 그리웠나 보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제주 사회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우 전 지사는 선거에 개입하면 안된다. 나도 구좌읍 출신이다. 우 전 지사는 나를 포함한 구좌 출신 후배들 두 명에게 공정하게 싸우라고 격려해줘야지 특정인을 지지하면 안된다”라고 충고했다.
오 후보는 “부 후보가 ‘힘 있는 여당’을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시대가 언제인데 힘 있는 여당이란 표현을 사용하는가. 아시다시피 오는 2017년에는 대선이다. 대선에서 정권이 바뀌면 내가 오히려 ‘힘 있는 여당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힘 있는 여당이란 말은 구태 정치나 마찬가지다. 부 후보는 나이가 젊다. 그런데 그냥 ‘젊은 구태’ 같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 후보는 “성산이 제주 제2공항 입지로 선정됐다. 이 자리에서 공약한다. 제2공항 건설로 인한 주변 발전 계획에서 구좌와 조천도 포함시키겠다”며 “서귀포 남원과 표선도 포함해 인접지역 발전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이제까지 1번 아니면 2번에 투표했을 것이다. 이 거대 양당구조를 깨야 한다. 뽑으면 뭐하나. 매일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다. 대안이 필요하고, 기호 3번 국민의당이 대안이다. 제주에서 정치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태풍으로 만들어 육지로 끌고가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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