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20대 국회에 동반 입성하는 위성곤(서귀포시, 왼쪽), 오영훈(제주시 을) 당선인. ⓒ제주의소리
68년생 동갑·서귀포고 동창, 제주대 총학생회장 출신도의원→국회 입성까지 ‘닮은꼴’

90년대 초 제주지역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 2명이 4.13총선을 통해 20대 국회에 동반 입성하게 돼 이들의 활약상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주인공은 제주시 을 선거구의 오영훈, 서귀포시 선거구의 위성곤 당선인이다. 운동권 출신답게 전부 야당(더불어민주당) 간판으로 나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1968년생 동갑내기로, 산남의 명문 서귀포고등학교 동창이다. 제주도의원을 거쳐 국회에 입성하는 것까지 삶의 궤적이 비슷하다.

제주대 총학생회장 기수로는 위성곤 당선인이 선배다. 1991년 총학생회장 당시 4.3진상규명 투쟁 및 제주도개발특별법 반대투쟁 등으로 도민사회에 청년리더로 눈도장을 찍었다.

대학 졸업 후 서귀포신문 창간에 참여했고, 2006년 지방선거 때 첫 의원배지를 단 후 내리 세 번 당선됐다. 첫 국회의원 도전에서까지 승리하며 ‘당선율 100%’ 기록을 이어갔다.

위 당선인은 오히려 예선전을 치르면서 진땀을 빼야 했다. 운동권 선배이자 ‘86세대 간판 정치인’ 문대림 전 제주도의회 의장과 ‘숙명의 대결’을 힘겹게 이기고 나서야 본선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오영훈 당선인 역시 ‘86세대’를 대표하는 간판 정치인 중 한명이다. 당내 경선에서 3선 현역(김우남)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더니 4.13총선 본선에서는 집권여당 후보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를 펼치며 금배지를 거머쥐는 저력을 발휘했다.

오 당선인은 4.3 청년운동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1991년 4.3위패 사건을 시작으로 1993년 제주대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된 뒤에는 4.3진상규명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했다. 4.3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4.3도민연대 출범의 산파역을 맡았고, 4.3유족청년회도 그의 손을 거쳐 태동했다.

한 차례의 좌절을 맛본 뒤 2006년 제8대 제주도의회에 입성했고, 9대까지 재선에 성공하며 선수를 쌓았다. 9대 의회에서는 당시 재선에 성공한 문대림, 위성곤 의원 등과 ‘486세대 3인방’으로 불리며 의회 개혁을 주도했다.

이번 총선을 통해 ‘4선 중진’반열에 오른 강창일 당선인(제주甲)의 국회 정책보좌관 출신으로 정치적 스승-제자가 20대 국회에서는 한솥밥을 먹게 됐다.

위성곤, 오영훈 당선인은 국립 지방대학인 제주대학교 출신 2.3호 국회의원으로 이름을 나란히 올리게 됐다. 1호 타이틀은 김우남 의원이 갖고 있다.

중앙으로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지방분권, 지방대 발전을 위해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총학생회장 출신으로서, “제주도민의, 제주도민에 의한, 제주도민을 위한” 정치를 어떻게 펴나갈지 지역사회가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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