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호 위즈돔 사람도서관 제주 총괄 매니저는 콘텐츠기획가라는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제주토박이 청년이다. 그가 <제주의소리>를 통해 제주크래비터사람도서관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제주크래비터사람도서관은 제주의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고, 사람간의 연결로 창조적 발상을 모색하기 위해 제주창조경제혁센터와 위즈돔이 손을 잡고 시작한 프로젝트다. 제주 곳곳에 숨어있던 보석같은 이들의 특별한 경험과 생각들이 그의 글을 통해 풀어져 나온다. 그의 만남과 이야기가 제주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한다. [편집자 주]

[박경호의 제주 사람책] (8) 플로리스트 이미영

꽃에 감정을 실어 기쁨과 위로를 전하는 플로리스트 이미영. 사람들의 일상에 미소를 선물하는 ‘꽃의 천사’,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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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로리스트 이미영. ⓒ 이미영

- 반갑습니다. 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려요.

저는 제주에 산 지 10년 된 이미영이라고 합니다. 꽃을 좋아하는 플로리스트입니다. 꽃집 ‘오늘도 활짝, 피었습니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가게 이름이 상당히 매력적이네요? 어떻게 이런 이름을 짓게 됐나요?

꽃집 오픈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름이었죠. 혼자서도 정말 많이고민했고, 친구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러다가 우연히 ‘오늘도 활짝, 피었습니다’라는 말이 나왔는데, 그게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습니다. ‘오늘도 활짝’이라는 말이 너무 긍정적이어서 이것으로 결정하게 됐습니다.

- 플로리스트란 직업이 조금 생소해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나요?

기본적으로 꽃을 만들고, 꽃을 가지고 다양한 일을 하는 직업이죠.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플로리스트는 누군가에게 꽃으로 위로를 해줄 수도 있고, 기쁨을 전해 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대학 재학 시절 원예치료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꽃을 비롯한 식물을 봤을 때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처음에는 그냥 꽃이 좋으니까 그런 줄 알았는데, 주변 사람들을 보니 정말 그 말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가게를 연 뒤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는데, 너무나도 다양한 분들이 오셨어요. 기쁜 일을 축하하기 위해, 그리고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위해 꽃을 사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그리고 최근에는 자신을 위해서 선물과 격려의 의미로 꽃을 사 가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제가 플로리스트를 시작한지 6년이 다 돼 가는데, 이처럼 다양한 손님들을 만나면서 정말 제가 좋아하는 꽃으로 다양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직업이란 생각을 하게 됐어요.

▲ '오늘도 활짝, 피었습니다'에서 손님을 맞고 있는 플로리스트 이미영. ⓒ 이미영

- 꽃집도 ‘사업’인 만큼 경영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큰 기업에서 5년 넘게 일했는데, 그만둔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왜?’라는 질문을 많이 던졌어요. 저 역시 안정적인 회사 생활을 떠나는 것에 대해서 정말 많이 고민을 했죠. 그런데, 회사의 매뉴얼이 있다 보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도 한정적이었어요. 그러다보니 흥미를 잃어가고 자신을 잃어가는 느낌이었죠. 그렇게 1년을 고민하고 결정을 했죠. 다행히 제 결정을 걱정하기보다는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더욱 용기를 갖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제 선택에 대해서 잘했나 싶기도 해요. 계속 새로운 것을 고민해내야 하고, 찾아다녀야하는 힘든 점이 있죠. 회사에서 생활할 때는 조금 편하기 했거든요. 그래도 이런 작업들이 저를 한층 성장시켜주는 것 같아 힘이 나요. 계속 찾아주시는 분들도 많고요.

- 인생의 전환점이 된 인연이 있나요?

대학교 3학년 때 휴학을 하고 다른 쪽 공부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솔직히 저 스스로에게 자신도 없었고, 미래에 대해서 너무나도 많은 고민을 하던 시기였어요. 그 때 어머니와 뜻하지 않게 이별을 하게 되었죠. 그 때 어머니가 저를 위해 준비하신 것이 있었는데, 그것을 아버지가 제가 하고 싶은 일에 쓰도록 어머니가 준비한 것이라는 말에 정말 많은 고민을 했어요. 비록 지금 제 모습을 어머니에게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저에게는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주었죠. 그런 힘든 시기를 꽃을 배우면서 너무나도 큰 변화를 갖게 되었죠. 그리고 어머니가 워낙 손재주가 좋았는데, 제가 그것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요.

- 앞으로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싶나요?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이 있는 사람들? 무슨 일을 하던 열정이 있는 사람들이 멋있어 보여요. 모든 일이 힘들겠지만, 이 사람이 자기가 하는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제 주변에도 그런 친구들이 많이 있는데 평소에 많은 자극을 받아요. 저 역시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네요.

- 앞으로의 “오늘도 활짝, 피었습니다”와 이미영의 꿈은?

우선은 제가 꽃을 좋아하다보니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현재에 만족을 하는 편이예요. 다만 대부분의 플로리스트들이 고민하는 일이겠지만, 많은 분들이 생화에 대해서 관대하지 않아요. 그래서 플라워샵을 오픈하는데 있어서 많은 고민을 했죠. 그래서 드는 생각이 많은 분들이 꽃을 특별한 날에 선물하는 그런 것도 좋지만,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 꽃이 있는 삶을 생각하게 되네요. 그런 작은 변화에 ‘오늘도 활짝, 피었습니다’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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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활짝, 피었습니다'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꽃들. ⓒ 이미영

이미영은? 1987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났다. 2006년 제주대 관광경영학과에 입학하며 제주와 인연을 맺었다. 6년 전부터 플로리스트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최근 개인 플라워샵을 열고 더 많은 고객들과 꽃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www.wisdo.me/16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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