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호 위즈돔 사람도서관 제주 총괄 매니저는 콘텐츠기획가라는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제주토박이 청년이다. 그가 <제주의소리>를 통해 제주크래비터사람도서관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제주크래비터사람도서관은 제주의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고, 사람간의 연결로 창조적 발상을 모색하기 위해 제주창조경제혁센터와 위즈돔이 손을 잡고 시작한 프로젝트다. 제주 곳곳에 숨어있던 보석같은 이들의 특별한 경험과 생각들이 그의 글을 통해 풀어져 나온다. 그의 만남과 이야기가 제주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한다. [편집자 주]

[박경호의 제주사람책] (12) 씨포스트제주 양성혁 대표

한 쪽에서는 제주를 두고 ‘문화예술의 섬’이라고 하지만 또 한 쪽에서는 제주가 ‘문화예술의 불모지’라는 냉소도 있다. 이 사이에서 진득하게 제주만의 특색 있는 축제를 만들어내려는 시도를 벌이는 이가 있다. 바로 씨포스트제주의 양성혁 대표. ‘제주만의 매력을 담는’ 동시에 ‘기존에 제주에는 없는’ 축제를 만드는 게 그의 방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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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포스트제주 양성혁 대표. ⓒ 양성혁

- 독자들에게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주에서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운영·연출하는 대행사 씨포스트제주를 운영하고 있는 양성혁이라고 합니다. 서울에서 십수년 문화행사 기획업에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고향 제주에서 다양한 지역 인프라를 활용해 제주에서 볼 수 없었던 놀거리와 볼거리를 찾는 일에 관심이 많고 또 그 일들을 만들어가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 씨포스트제주는 무엇을 하는 회사이며,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저희 씨포스트제주는 관공서·기업·지역단체 등이 주최·주관하는 각종 문화예술 관련 행사, 즉 축제·공연·전시·국제회의·기념식 등을 총괄·기획하고 연출·운영하는 대행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지역의 공연 예술관련 개인·단체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체 문화예술행사를 개최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코리아풀문페스티벌’과 같은 씨포스트제주만의 자체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문화행사, 캠페인, 문화활동 등을 점차 늘려나가며 제주가 갖고 있는 다양한 문화원형들을 응용해 특색 있는 문화 브랜드를 만들어 가려 합니다.

- 코리아풀문페스티벌이 올해로 5년차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 동안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저희 페스티벌 뿐만 아닌 야외에서 무언가를 기획하고 실행하고자 하는 대다수가 고민해야 할 문제들이 있습니다. 야간에 이뤄지는 음악페스티벌이다 보니 소음과 관련한 민원들, 그리고 공공시설을 활용해보고자 하는 점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데 있어서 가장 힘듭니다. 행정에서는 야간관광을 외치지만 아직 그런 법적 절차에 대한 고민을 빨리 하면 좋겠다라고 생각합니다.

오는 13일과 14일 다섯번째로 열리는 ‘코리아풀문페스티벌’은 신제주 메종글래드호텔 컨벤션홀에서 개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올해에는 ‘도심 속 문화난장’의 형태로 음악페스티벌을 새롭게 시도해 보는 것도 우리들에겐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이 된 셈입니다.

‘Let’s Play’가 저희 페스티벌 캐치프레이즈 입니다. 올해 페스티벌은 성인이 된 어른들이 마음 편하게, 그냥 말 그대로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피터팬의 ‘네버랜드’를 공간연출 모티브로 삼아 다양한 휴식공간과 먹거리, 놀거리를 제공하고 페스티벌을 찾아온 관람객들이 그 동안 제주에서 경험하지 못 했던 ‘한 컷’으로 꼽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어떤 공간들이 연출되고 볼거리들이 있을지는 직접 와서 확인하고 함께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예년에 비해 아주 가까운 제주도심에서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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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열린 2015 코리아풀문페스티벌. ⓒ 씨포스트제주

-  제주에서 만들어보고 싶은 종류의 축제가 있으신가요?

개인적으론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칭 ‘인디아일랜드’라고 작년에 파일럿으로 1회 진행을 했었습니다. 지속적인 지역 아티스트들과의 만남과 교류가 좀 더 성숙하게 이뤄지고 앞으로 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고민한다면 장르를 불문하고 공연의 형태로 보여드릴 수 제주만의 페스티벌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제주의 봄·여름·가을·겨울을 대표하는 페스티벌들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 중에 여름을 대표하는 축제가 ‘코리아풀문페스티벌’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구요. 나머지 계절들을 대표하는 페스티벌 브랜드를 앞으로 계속 고민하고 만들어 가야할 것 같네요. 앞서 말씀 드린 ‘인디아일랜드’가 어느 계절을 대표하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 제주사람책의 공식 질문인데요. 실장님 인생의 전환점이 된 인연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에서의 대학생활을 마치고 막연하게 문화관련 일을 해보고 싶어서 찾아갔던 MBC방송아카데미에서 현재 씨포스트제주의 모회사인 씨포스트 정상용 대표님을 만나게 된 게 전환점이라면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정 대표님 역시 제주출신입니다. 15년이 넘는 시간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정 대표님을 모시고 일을 하면서 많은 경험들을 쌓을 수 있었고, 10여년 가까이 되는 서울에서의 경험들이 제주에 내려와서 일을 할 때 보다 나은 대안들을 제시할 수 있는 노하우로 쌓여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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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20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 양성혁 대표와의 사람책 만남. ⓒ 박경호

- 지난 사람도서관 만남(지난 달 20일)은 어떠셨나요?

사적인 자리에서 의견을 나누고 이야기를 듣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막상 모임이 개설되고 코리아풀문페스티벌과 문화예술행사 쪽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려고 하니 좀 쑥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지난 5년간 페스티벌을 이어오면서 느꼈던 점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궁금해 하시던 점들을 답변해 드리면서 앞으로 좀 더 노력하는 페스티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앞으로 제주에서 어떤 인연을 만들어가고 싶으신지?

제주의 여름을 찾게 된다면 꼭 한번은 가 봐야하는 페스티벌로 발전시키려 합니다. 제주에 사는 분들과 제주를 찾아오는 분들 모두가 페스티벌 현장에서 같은 숨을 내쉬며, 편안하고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그러한 인연들로 향후 5년, 10년 이상 계속적인 만남의 공간을 만들고 싶은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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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포스트제주의 야심작인 '코리안풀문페스티벌'.

양성혁은? 1976년 제주에서 태어났다. 남녕고와 건국대를 졸업했다. 현재 씨포스트제주의 대표로 다양한 페스티벌과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 더 많은 경험과 지혜를 요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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