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말 대출잔액 10조4000억, 증가율 전국평균 3배...은행 예대율 122% 사상 최고 

183383_209827_5711 (1).jpg

제주지역 가계대출 상승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상승률이 전국 평균보다 3배 이상 높은데다, 지역경제 규모와 비교한 대출규모도 전국 평균치를 웃돌면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중 제주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10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895억원 늘었다.

작년 9월과 비교한 증가율은 41.1%로, 전국 평균 12.9%를 3배 이상 웃돈다. 전월 대비 증가율도 1.9%로 전국 평균 0.9%의 두 배가 넘는다.

제주도는 2012년 10월 이후 4년가까이 가계대출 증가율이 전국의 평균치를 웃돌았다. 특히 최근 들어 그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주택 대신 토지로 방향을 돌린 투자자금이 전체적인 상승세를 견인했다. 기타대출의 경우 토지·상가 등을 담보로 하는 ‘주택외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한 달 사이 2230억원이 늘었다.

이는 정부가 가계대출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지난 5월 수도권 외 지역으로 확대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시행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신규 주택담보대출 시 상환능력 평가를 강화하는 이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서 기타대출로 자금이 쏠린 것.

토지·상가 등을 담보로 하는 대출은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이 아닌데다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수익률, 가파르게 상승한 토지가격 등의 영향으로 올 하반기 들어 꾸준히 증가했다.

가구당 가계대출 규모는 4613만원으로 전국 평균(4507만원)보다 많았다. 경제규모 대비 가계대출 규모 역시 67.8%로 전국 평균(56.6%)을 웃돈다.

이에 따라 예금잔액에 대한 총 대출금잔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예대율이 예금은행의 경우 사상 최고치인 122.3%를 기록했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예대율도 75.8%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다.

요동치는 부동산 시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수요가 멈추지 않는 한 당분간 가계대출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부동산 시장의 변화에 따라 가계대출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