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연 신동일 연구위원 "과거 실패 사례 분석 후 과제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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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세계섬문화축제 자료사진.
제주도가 17년만인 2018년 세계섬문화축제 부활을 선언한 가운데 제주발전연구원은 과거 실패 사례를 분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주발전연구원 신동일 연구위원은 5일 JDI 정책이슈브리프에서 '제주 세계섬문화축제의 성공을 위한 제주의 과제'를 발표했다.

제주 세계섬문화축제는 1998년과 2001년 2회 개최된 후 사라졌다. 축제 예산만 215억원(1회 125억원, 2회 90억원)을 투입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축제가 됐다.

관람객도 1회 대회 목표가 80만명이었지만 44만명에 그쳤고, 2회 대회도 60만명 목표의 절반도 못채운 26만명에 불과했다. 

신동일 연구위원은 제주 세계섬문화축제의 실패에 대해 △무리한 목표 설정과 달성 실패에 따른 비판 △민속공연(댄스)에 치중된 단순 프로그램 △물가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요금책정 △전문기관 및 인력 부족 △축제장소의 잘못된 선택 △도민공감대와 참여부족을 꼽았다. 

신 연구위원은 "1998년 축제조직위는 제주가 처한 환경과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세계섬문화축제라는 이름과 투입된 예산에 걸맞는 실적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에 무리한 목표를 설정했고, 2001년 2회 축제도 되풀이 됐다"며 "1회 축제는 80만명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44만명에 그쳤고, 2회는 60만명으로 하향조정했음에도 26만명에 그쳐 축제가 실패했다는 평가로 연결됐다"고 지적했다.

신 위원은 "1998년 1회 축제의 경우 제주 관광객 규모 약 330만명의 24% 이상을 유치 목표로 삼았지만 결과적으로 현실가능성이 떨어지는 무리한 목표였다"며 "축제 내용도 27개 섬 중 25개 섬이 오로지 민속공연(댄스)만을 선보여 속칭 세계섬댄스축제라는 오명을 들을 정도였다"고 혹평했다.

입장요금에 대해서도 신 위원은 "축제 입장요금이 성인 1만2000원, 청소년 8000원 수준으로 도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쉽게 지불하기 벅찬 수준이었다"며 "2회 축제 관람객 26만명 중 유료입장객은 14만3000명에 불과했고, 무료입장객이 10만명 이상이었다"고 실패 요인을 들었다.

이외에도 신 위원은 "세계섬문화축제가 오라관광단지에서 치러졌는데 축제가 기본적으로 생활권과 가까워야 하는데 행사 편의성만을 고려한 결정으로 부작용이 심각했다"며 "사유지에 과다한 시설투자로 비용적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2018년 재개되는 세계섬문화축제는 과거와 다른 국제적 인지도와 1500만명의 관광객, 다양한 국제행사 축적 등으로 성공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신 위원은 섬문화축제의 과제로 △경제적 관점보다 문화적 관점 접근 △지역사회 공감대 형성 △도민과 관광객 모두를 아우르는 프로그램 마련 △섬문화에 대한 스펙트럼 확대 △기존 시설과 공간 최대한 활용 △민간주도의 축제로 육성하고 핵심테마 선정 △장기적 안목으로 기다려주는 분위기 조성을 제시했다.

그는 "세계섬문화축제는 경제적 관점 보다 제주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자원화하는 문화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축제를 통해 관광객 유치 확대나 지역경제 활성화 같은 기대효과는 축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때 부수적으로 뒤따르는 효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과거 섬문화축제는 도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비판적 여론을 형성하는 결과를 보였다"며 "2018년 추진하는 축제는 도민과 지역사회 여론수렴을 위한 도민설명회나 세미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 공감대 형성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보여주기 위주의 전시성 행사보다는 축제 참가자가 단순 관람객의 입장을 벗어나 축제를 만들어가는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섬문화에 대한 스펙트럼을 확대하고, 섬들의 미래비전과 전략을 공유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대규모 투자를 통한 신규 시설 또는 공간을 조성하기 보다는 기존 시설과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단기적 이익보다는 장기적 효과를 목표로 해야 하고, 도민들도 장기적 안목으로 축제성공을 기다려주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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