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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고산리유적 국제학술대회’가 8일부터 9일까지 제주대 아라컨벤션홀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제주의소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제주대 박물관 국제학술대회 개최..."개별 연구 통합시켜야"

한반도 최초의 신석기 유적인 '제주 고산리유적'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한국 신석기시대의 시공간 폭을 확장시켜 준 고산리 유적은 최근 난개발이 우려되는 제주에서 개발을 최대한 억제하는 '문화 벨트' 역할도 가능하다는 조언이 나와 주목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주최하고 제주대 박물관이 주관하는 ‘제주 고산리유적 국제학술대회’가 8일부터 9일까지 제주대 아라컨벤션홀 대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와 활용 방안’이란 주제로 제주대, 한국신석기학회, (재)제주고고학연구소, (재)제주문화유산연구원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이틀에 걸쳐 국내외 전문가들의 발표, 토론이 진행되는 가운데, 행사는 ▲동북아시아 초기 신석기 자연환경 ▲고산리유적과 동북아시아 초기 신석기의 생활 ▲고산리유적과 동북아시아 초기 신석기의 생활 ▲문화유산으로서 고산리유적의 가치와 활용방안까지 다섯 가지 주제를 논의한다.

8일 기조발표 ‘고산리유적 : 연구 성과와 가치’를 맡은 신숙정 한강문화재연구원장은 “제주도는 절묘한 고고학 연구의 장이며 고고학의 실험실이다. 이어한 곳에서 발견된 고산리유적은 한국 신석기시대의 시공간 폭을 확장해줬다”며 “현재 세계의 토기 출현 연대가 자꾸 소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제주도 신석기유적의 연대도 고산리가 아니더라도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신 원장은 “고산리는 민감한 시기에 발견돼 중국, 일본, 러시아를 포괄하는 동북아시아 토기의 출현과 발을 맞추고, 한국의 토기 출현을 갱신세로 확장하는 사고의 단서를 제공해줬다”면서 “출토유물은 현재 동북아시아에서 연구되고 있는 신석기연구의 경향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변 지역과 잘 조화된다. 결국 우연히 발견됐던 고산리유적과 유물은 한국 고고학의 필연”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제주도 초기의 신석기화 과정에서 고산리는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 것인가? 제주도의 거주민은 그 지질·암석·동식물 사이에서 어떻게 적응해갔고, 육지를 포함한 다른 집단과는 어떻게 오가고 상호 작용 했는지, 토기 석기의 재료 물질을 얻기 위해 어떻게 움직였으며 무엇을 먹고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실체적 목표를 항상 생각하며 개별 연구를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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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학술대회장인 제주대 아라컨벤션홀 대회의실에서는 토기 제작 부스가 차려졌다. ⓒ제주의소리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은 9일 발표를 앞두고 공개한 ‘외국사례를 통해 본 문화유적의 보존과 활용’ 자료에서 고산리유적의 활용 방안을 조언했다.

이 관장은 “고산리유적은 지역 문화자원으로서의 활용 가치를 지니고 있다. 제주도 선사시대에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고산리유적은 제주도라고 하는 지역 사회의 정체성과 통합을 위한 지역 문화 자원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그 활용 가치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가능한 문화 관광 자원으로서의 활용 가치를 가지고 있다. 문화재의 적극적인 활용이야 말로 가장 적극적인 문화재 보존 방법이라는 인식하에 고산리 선사유적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지역 주민의 참여를 통해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장은 “조화로운 개발 사업을 유도하는 문화 벨트로의 활용가치도 있다. 이미 개발 사업이 진행된 곳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향후 제주에서 벌어지는 개발 사업의 과정 혹은 계획 단계에서 고산리유적과 같은 선사유적들은 난개발을 저지하는 문화 벨트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장은 “고산리유적의 보존과 활용에는 지금까지와의 사례와는 다른 진일보된 정책과 실천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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