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제주 가계대출 증가율 전국 1위...주택담보 대신 기타대출로 자금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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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과 비교한 제주지역 가계대출 증가율. 2014년 이후 급상승하며 타 지역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 한국은행

부동산 과열 양상이 이어지고 있는 제주지역 가계대출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계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했으나 오히려 토지와 상가 등 기타대출로 자금이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15일 발표한 ‘2016년중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주요 특징’에 따르면 작년 말 제주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1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말과 비교하면 38.9%(3조2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2008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전국 평균 11.9%를 훌쩍 뛰어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1조1000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해 기타대출이 2조1000억원 증가한 점이 특징.

이는 신규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작년 5월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대 시행된 결과로 풀이된다.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 8개월 동안 대출 규모가 이전 8개월과 비교할 때 159억원 감소했다.

대신, 이 자금이 그대로 기타대출로 쏠리면서 기타대출 증가율은 역대 최대치인 42.8%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이 묶이자 토지·상가 등을 담보로 하는 ‘주택외담보대출’ 등에 자금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작년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조8000억원 증가해 비은행금융기관(1조4000억원)보다 더 크게 증가했다. 일반 예금은행 가계대출이 지역농협·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금융기관 보다 웃돈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예금잔액에 대한 총 대출금잔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예대율은 2008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말 제주지역 예금은행 예대율은 123.4%, 비은행금융기관 예대율은 77.6%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91.9%, 75.2%)을 웃도는 수치다.

과열양상을 보여온 제주 부동산 시장이 표면적으로는 다소 진정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율과 가계부채 증가율이 연말 들어 소폭 감소했다. 제주지역 주택거래량은 최근 3개월 연속, 토지거래량은 6개월 연속 감소하고 주택매매지수와 지가지수의 상승세가 둔화됐다.

다만, 그 동안 부동산에 많은 자금이 쏠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지역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민들이 경제적 능력에 비해 빚을 많이 지고 있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작년 제주지역 가구당 가계대출 규모는 5039만원으로 7개 도지역 3418만원과 전국평균 4654만원을 상회했다. GRDP 가계대출 비율도 73.4%를 기록해 전국평균 58.1%와 수도권 69.4%보다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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