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주들불축제] 인터뷰-김봉오 제주시관광축제추진협의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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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오 제주시관광축제추진협의회 위원장. ⓒ 제주의소리

스물 돌을 맞은 제주들불축제가 2일부터 5일까지 성황리에 진행된 가운데 이번 축제를 주관한 제주시관광축제추진협의회의 김봉오 위원장의 감회는 남달랐다.

제주문화원장이기도 한 그는 작년 12월 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본격적으로 이번 축제를 준비해왔다.

축제 마지막 날인 5일 그를 만나 소감을 묻자 자연스레 삼성혈 얘기가 먼저 나왔다. 제주만의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희망의 들불’을 제주 탄생 신화의 발상지인 삼성혈에서 채화한 것은 이번 축제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그는 “들불의 첫 번째 채화를 제주 원 시조의 발상지에서 했다는 데 상당한 이미지를 부여했다고 생각한다”는 설명을 건넸다.

지역사회가 함께 준비하는 수눌음 축제라는 점도 그가 강조한 이번 축제의 특징이다.

그는 “이주민, 도민 할 것 없이 참여의식이 굉장했다. 자연스러운 참여의식이 주관 책임자로서 정말 기쁜 일이었다”며 “국외에서 자매도시, 사절단들도 찾아와 많은 관심을 가졌다는 점도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이라도 이 축제가 더 토속화된 들불 그 자체의 이미지를 다시 한 번 파고들면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역시 아쉬운 점도 남았다. 좀 더 제주만의 색을 드러냈어야 한다는 고민이었다.

그는 “들불은 과거 1900년대부터 116개 공동목장에 우리 조상들이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방애불을 놓고, 잡초를 제거해 건강한 초목이 자라도록 이어온 것”이라며 “이런 이미지를 많이 부각시켜야 하는데 그 보다는 음악이나 각종 이벤트 쪽으로만 많이 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제주들불축제를 찾아온 사람들이 바라는 점은 그런 ‘제주만의 색’”이라며 “과거 농경사회의 목축, 원주민들의 ‘냄새’를 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시가 주최하는 축제지만 제주도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에서 볼때 제주시, 서귀포시, 제주도가 따로 구분이 되겠나. 이건 제주시 축제가 아니라 제주도민의 축제”라며 “외국에서는 지역 대표 축제에 120억원을 투자하는 경우도 있는데 제주들불축제는 여기에 1/1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의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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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오 제주시관광축제추진협의회 위원장. ⓒ 제주의소리
그가 마지막으로 건넨 얘기는 이 축제에 자부심을 가져야한다는 호소다.

그는 “불을 통해 삶의 근본을 드러낸 이 축제를 제주도민들은 자랑스러워할만하다”며 “이 축제를 세계에 널리 자랑도 하는 것은 물론 자긍심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 세계 모든 섬마다 독특한 문화도 있겠지만, 제주들불축제는 농경사회의 삶의 근본, 건강함을 위한 조상들의 지혜가 들어가 있다”며 “이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런 이미지를 가지고 세계 속의 축제로 승화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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