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석 칼럼] 문재인 대통령 시대와 ‘빛을 늘리는 일’

마침내 문재인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취임사에서도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거듭 밝혔다. 

소통 대통령이 되겠다는 뜻일 게다. 소통의 필요충분조건은 적극적 경청이다. 그것이 무어냐고? 국민의 마음을 그대로 읽어 주는 것, 책을 읽듯이. 

민중의 감정을 느껴주고, 민중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공감해주고, 민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봐 주는 것이 아닐까. 

광화문은 촛불집회의 성지다. 광장의 촛불은 종교적 신앙의 의미를 넘어서 민중들이 자기의사를 표현하는 수단이다. 열린 광장으로 들어감은 민중들과 호흡하는 따뜻한 동행이며 함께 만들어내는 창조적 행위이다. 

노자(老子)의 도덕경에 ‘화광동진(和光同塵)’이라는 말이 있다. 빛을 감추고 티끌 속에 섞여 있다는 뜻이다. 빛이 강하면 눈부셔서 쳐다 볼 수 없다. 화광동진의 지도자는 눈부신 빛이 아니라 주위를 밝혀주는 빛이 돼야 한다.

불가(佛家)에서 촛불은 무명의 어둠을 몰아내고 세속의 번뇌와 때를 태워버리는 상징물이다. 마음의 탐욕을 제거해 어두운 사바세계를 밝혀 중생제도를 위한 광명이기도 하다. 

어둠이 깊을수록 밝음이 더욱 찬란하게 다가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빛의 총량을 늘리는 일이다.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은 빛을 늘리는 일이다.
어린이의 가슴에 꿈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것은 빛을 늘리는 일이다.
사회적 약자를 곁에서 돌보는 것은 빛을 늘리는 일이다.
가난한 이의 식탁에 기쁨의 그릇을 놓는 것은 빛을 늘리는 일이다.
안보를 튼튼히 하는 것은 빛을 늘리는 일이다.
강과 바다가 맑게 흐르는 것은 빛을 늘리는 일이다.
국가 차원에서 4.3의 아름다운 마무리는 빛을 늘리는 일이다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한 대승적 결단은 빛을 늘리는 일이다.
빛을 늘리는 일은 나라를 나라답게,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는 연꽃처럼 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연꽃은 높은 언덕이나 육지에서 나지 않고 낮고 습한 진흙에서 피어난다. 정치가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는 소통과 양보와 타협으로 정책을 만들고 섬김으로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9년 ‘부처님 오신 날’에 축하메시지를 보내 원효의 원융회통(圓融會通) 정신을 강조했다. 분열과 대립의 정치를 끝내고 원만하게 융합하기를 국민들은 바란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온 누리에 고르게 너르게 빛의 총량이 늘어날 때 온도가 높아져 음습한 곳의 곰팡이가 없어지고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것이다. / 김승석(변호사·제주의소리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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