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우의 여럿이 함께] (2) 제주형 사회적경제 일자리 2020 Plus 프로젝트를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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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도시 내 포용적 성장 회의(Inclusive Growth in Cities Campaign)'.

문제는 일자리야!

막 당선된 문재인대통령의 취임 일성. 업무지시 1호가 바로 일자리위원회 설치였습니다. 후보 시절부터 누누이 강조해 왔던 일자리이니 만큼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실직한 가장, 취업 못한 자식, 부양해야 할 노부모. 이렇게 실업자 3대가 함께 살아가야 할 판’이란 탄식이 전혀 남 얘기로만 들리지 않는 건 제 자신이 베이비부머(1957~1963년생)라서 그런 걸까요? 누군가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세대인 청년들이 죽도록 일만 해 왔던 부모들보다 더 못 사는 비극적인 현실을 개탄하기도 합니다. 자식을 위해 모든 걸 바쳐왔던 우리들인데...

무엇보다도 일 기회에 접근하지 못하는 1200만명에 달하는 청년, 은퇴 전 퇴직자, 경력단절여성 등 ‘노동 잉여세대(비경제활동인구+실업자)’를 위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이 절박하고 급한 해결과제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차이나는 클라스’(JTBC)에서 한때 재벌저격수로 불렸던 장하성 교수는 우리 사회 불평등은 바로 소득격차, 그 중에서도 저임금과 실업 때문이라 역설합니다. 문제는 일자리, 그것도 안정적인 일자리가 보장된 정의로운 분배를요.      

‘고용을 품은 새로운 성장’… 사회적경제에 주목하라!

새로운 4차 산업 혁명이 고용 창출로 이어질 것인가?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로 충분한가? 경제 민주화와 재벌개혁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인가,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한가? 한번 되짚어 봐야 합니다.

이제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이 필요합니다. 바로 성장의 과실이 일자리와 소득에 직결되는 그런‘고용을 품은 새로운 성장’말입니다. 특히 새로운 포용적 성장동력으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이 중심이 되는 사회적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ILO(국제노동기구)도 ‘사회적경제가 특히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필요한 일자리를 개척해 사회정의와 사회적 포용을 추진하는 효과적인 경로로서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고 표명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연합은 GDP 대비 사회적경제 비중 10%, 고용규모 6.5%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명목 GDP 대비 사회적경제 비중은 3.68%, 고용규모는 0.82%에 불과합니다.

새 정부에서도 앞으로는 본격적으로 사회적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정책에 나설 작정인 모양입니다. 청와대 일자리수석 바로 밑에 사회적경제 비서관을 두는 걸로 봐서요.

사람중심의 고용전략, 새 판을 짜자

민선 6기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제주의 가치를 키우고 경제성장의 효과가 도민 속으로 스며드는 포용적 성장을 도정방침으로, 사회적경제가 좋은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동력이자 대안이라고 강조해 왔습니다.‘지속가능한 공존’과‘사람중심의 지역고용전략’의 핵심 키워드가 바로 사회적경제 활성화라고요.

그래서 재작년 수립된 사회적경제 종합발전계획에서도 매력있는 안정적 일자리 확대를 통해 2020년까지 사회적경제 부문 일자리를 지역 전체 고용인구의 2%까지 확장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제주지역에서 사회적경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책 로드맵은 말할 것도 없구요. 무엇보다도 새 정부의 일자리 창출 공약을 반영한 지역 차원의 사회적경제 일자리 창출 전략 수립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이른바 ‘제주형 사회적경제 일자리 2020 Plus’ 프로젝트를 제안합니다. 2020년까지 제주지역에서 새로운 사회적경제 일자리 2020개를 만들어서 고용률을 2% 높이는 일자리 창출전략입니다. 

우선 지금까지 부처별로 쪼개져 있던 사회적경제기업 지원제도를 일자리를 중심으로 통합해서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방안에서부터 사회서비스, 교육문화, 주거에 이르기까지 생활전반에 걸쳐서 기존 사회정책과의 연계 속에서 또는 새로운 공공재를 창출하는 영역에서 생애주기별로 일자리를 새롭게 만드는 생활의제형 사회적경제 일자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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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도시 내 포용적 성장 회의(Inclusive Growth in Cities Campaign)'.

또 신화역사공원이나 신항만, 그리고 풍력개발 등 대규모 투자사업의 고용영향평가나 (공)기업의 사회투자를 통해 개발이익 공유와 함께 주민주도형 사회적경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 새 정부의 일자리 창출정책과 연동해서 경제적·사회적·환경적·문화적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경제특구 지정을 통해 주체발굴에서부터 생태계 활성화까지 지역 내 이해관계자들의 상호협력적인 거버넌스 방식으로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등에 대응하는 방안도 요구됩니다.

이렇게 제주형 사회적경제 일자리 2020 Plus 프로젝트에 대한 실천방안과 연도별 추진계획을 민관합동으로 작성하고 매년 목표중심으로 성과관리를 해나가는 겁니다.

작년 11월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부의 불평등 문제 해결과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해 뉴욕, 파리, 서울 등 47개 세계 주요도시 시장이 머리를 맞대는 '도시 내 포용적 성장 회의(Inclusive Growth in Cities Campaign)'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습니다.

여기에서는 빈부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4개 정책영역,  △교육 △노동시장 및 인적역량 △주거 및 도시환경 △인프라 및 공공 서비스별로 방향을 담은 '파리액션플랜'을 채택, 발표했습니다.

△교육 모든 사람들이 연령이나 배경과 무관하게 취업, 전반적인 삶의 변화 등에의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포용적 교육시스템을 장려한다.

△노동시장 및 인적역량 여성, 청년, 노인, 이민자, 장애인 포함 모든 사회 집단이 양질의 취업기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포용적 노동시스템을 장려한다.

△주거 및 도시환경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적정한 가격으로 양질의 주거를 제공받을 수 있는 포용적인 도시환경을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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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종우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인프라 및 공공서비스 기후 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양질의 인프라와 공적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한다.

아마 올 6월 서울에서 세계 총회가 열린답니다. 한 번 관심 갖고 지켜보면 어떨까요.  / 강종우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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