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개관 5주년 맞은 구일회 국립제주박물관 관장
제주역사문화의 전당…연간30만명 찾아

【서귀포남제주신문】2001년 6월15일. 제주시 사라봉 기슭에 제주역사와 문화의 전당 국립제주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특히 고고학 분야의 황무지로 일컬어지던 제주에 국립박물관의 개관은 도민들에게 제주역사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애착심을 더하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2006년 6월. 이제 개관 다섯 돌을 맞았다. 다섯 해 동안 제주박물관이 걸어온 발자취를 구일회 관장을 만나 들어보았다. <편집자>

   
 
 
-개관5주년입니다. 소감 한마디 부탁합니다.

“개관 후 5년 동안 제주박물관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덕택이라 생각합니다. 전국11번째 국립박물관으로서 이만치 자리 잡는데 도움주신 제주도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고고학 황무지였던 제주에 국립박물관의 탄생된 지 5년이 지났습니다. 그간의 성과를 정리한다면?

“2001년 제주문화역사의 전당을 목표로 첫발을 내딛은 지 벌써 5년입니다. 첫해에 제주출토 각종 유물을 비롯해 제주관련 문화재 950여점을 상설 전시했습니다. 이후 제주의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갖는 전시와 문화행사를 개최해왔습니다. 거슬러보면 여러 차례의 기증유물전과 추사전, 하멜전, 말(馬)전, 최근의 왕실가마전 등 많은 특별전시를 주최했습니다.

그밖에도 박물관축제, 토요박물관산책 등 문화공간으로서 도민들과 한층 가까워지려는 다양한 노력도 시도해왔습니다. 실제로 강당이나 세미나실에 대한 대관확대를 통해 박물관이 어렵고 딱딱한 공간이 아닌 지역민을 위한 친근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고 자평합니다. 결국 가장 큰 성과라면 제주도민이 박물관의 주인이라는 인식이 확대된 점이 아니겠습니까?”

- 그밖에 도내 유적에 대한 발굴참여와 제주출토문화재에 대한 체계적 관리에도 공헌이 컸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그렇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국립제주박물관 개관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광주박물관, 제대박물관 등에 분산됐던 제주출토의 매장문화재를 한곳에 모아 체계적인 보존과 전시가 가능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그동안 모두 13번의 특별전을 개최해 제주역사문화의 지평을 넓히는데도 일조했다는 평가를 듣습니다.

개관 후 북제주군 종달리 패총유적에 대한 발굴조사는 제주지역에서 처음으로 2천 년 전의 ‘습지유적’을 발굴해내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도 삼양동 청동기시대 집자리 유적을 발굴하는 중인데, 인력부족과 많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긴 합니다만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최선을 다해 임하겠습니다”

-전체 소장유물은 현재 몇 점?

“개관 5년을 맞은 2006년 6월 현재 등록된 소장유물은 총6천540점입니다. 2000년 12월에 국립제주박물관 수장고가 우선 완공됐는데, 이후 말씀드린 대로 중앙, 광주, 제대 등에 분산 관리되던 제주출토 유물들을 인수받았습니다.
이후 제주지역 발굴문화재도 눈에 띄게 늘고, 또한 김순이, 김계연, 이혜은, 이완희 선생 등 많은 분들이 제주관련 중요유물들을 상당수 기증해주셔서 지금은 전국 국립박물관과 국내 여러 박물관에 소장유물을 대여 전시할 정도입니다.”

-제주박물관 전시유물 중 회화류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전시보강 계획은?

회화류는 기본적으로 3개월에 한 번씩 교체 전시해야합니다. 그러나 제주관련 회화유물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기탁 받은 추사작품 등을 우선 활용해서라도 올해 내에 보강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서 전시실 일부를 회화류 전시에 맞게 수리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에 전시실 관람시간을 밤9시까지 연장하는 등 열린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개관 후 5년간 관람객 현황은 어떻습니까?

“우리 문화재에 대한 가치인식을 높이고 관람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데로 3월부터 10월까지 ‘토요야간개관’에는 밤 9시까지 관람시간을 연장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료관람 혜택도 확대했습니다.

 매월 넷째주 토요일을 ‘박물관가는 날’로 정해 이날은 무료관람토록 하고 있고, 둘째 넷째 토요일은 주5일 수업제에 따라 청소년들에게 무료관람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제주문화의 특징을 살린 다양한 기획전시를 꾸준히 개최해 박물관이 도민들과 많이 가까워졌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매년 관람객 인원은 증가추세입니다. 2001년 개관 첫해의 관람객 총인원이 약12만 명 가까이였던 것이 2002년에 약 16만 명, 2003년 약27만 명, 2004년 약28만 명, 그리고 2005년 약30만 명이 박물관을 다녀갔습니다.

저희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더라고 제주박물관에 대한 인지도와 만족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년간 박물관 운영이 정상궤도에 올라섰음을 입증하는 자료입니다. 다만 외국인 관람객 인원이 한해 약 2천 명가량에 지나지 않아 이 점은 풀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제주에 부임한지 벌써 2년이 지나셨죠? 제주역사문화가 독특하다는 이야기들을 흔히 합니다. 제주역사문화의 특징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제주에 온지 2년 반이 됐네요. 벌써 경 됐수다.(웃음) 맞습니다. 독특합니다. 사람도 유물도 순박합니다. 전시실 구성에서도 탐라국의 비중이 높은 것처럼 고려시대 본토에 복속되기 전까지 탐라는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입니다. 그러므로 단순히 육지와 비교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오끼나와 교류전을 가졌지만 섬이 갖는 문화의 특성이 그대로 유물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크고 화려한 것이 좋은 유물의 기준은 아닙니다. 제주유물은 가장 훌륭한 제주역사의 흔적입니다.”

-개관5주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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