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수의 관광도시에서 등장하고 있는 오버투어리즘 현상은 이제 결코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넘쳐나는 관광객들로 여러 가지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에서도 제주다움을 지켜낼 수 있는 관광객 수용력은 어디까지이며 도민들이 관광객들에 의해 저변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 대안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2회(상,하)에 걸친 전문가 칼럼을 통해 제주도 오버투어리즘의 실태와 대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성산일출봉 관광객.jpg
▲ 제주가 최근 수년간 급증하는 관광객들로 여러가지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을 찾은 관광객들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전문가 칼럼](상) 김의근 제주국제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세계는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 중

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2016년 국제관광객은 12억 3,500만명이며, 세계경제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로 전체 일자리의 10개 중 하나가 관광부문에서 창출되고 있다. 1990년 4억 3,500만명이던 국제관광객은 2030년에는 18억명에 달할 전망으로 관광산업의 시장규모와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한편, 국제관광객의 성장 뒷면에 세계 주요 관광도시들은 넘쳐나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탈리아의 베니스, 그리스의 산토리니,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등 국제적인 관광지들이 관광객들로 인한 혼잡과 소음, 지가상승, 쓰레기 및 교통 문제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관광으로 먹고살던 도시들이 더 이상 관광객을 받지 않겠다고 까지 선언하고 있는 상황이니 그 심각성을 가히 예상할 만하다. 이처럼 관광지 수용력을 넘어서는 관광객으로 인해 지역주민이 관광객과 관광에 분노하는 현상을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 과잉관광)이라고 한다.

제주관광과 오버투어리즘

제주는 건강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2017년 현재 우리 제주도는 오버투어리즘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쓰레기문제, 교통체증, 지가상승에 따른 불편은 물론 대규모 관광개발과 제2공항 설립 등을 둘러싼 지역 내 논란과 갈등에 이르기까지 오버투어리즘이라 판단되는 현상이 표면화되기 시작하고 있다. 
이런 부작용들이 불거져 나오는 이유는 도내 체류 인구 증가 추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처음 500만명을 넘어섰던 2005년 제주 인구는 55만명으로 관광객이 일상생활에 미친 영향은 7%에 불과했다. 그러나 관광객 1,000만명을 돌파한 2013년에는 그 영향력이 14%, 1,500만명을 넘긴 지난해는 약 3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같은 기간 제주인구도 20% 가량이나 증가했다. 제주도가 혼잡해지고 생활이 불편해졌다고 도민들이 느끼는 이유이다. 

제주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오버투어리즘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우도는 연간 200만명이 방문하는 제주도를 대표적인 관광지로, 최근에는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지역주민의 약 5배에 달하는 관광객이 매일 방문하면서 교통 혼잡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으며, 급기야 올 8월부터는 렌터카 출입을 금지하는 대책이 실행에 옮겨졌다. 이런 조치에 대해 우도 내부에서는 관광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고 있다.

관광객으로 불편을 느끼는 또 다른 장소는 단연 제주국제공항이다. 제주의 관문인 공항은 연간 3,000만명이 이용하는 시설로, 2017년 아시아지역 38개 공항 중 운영효율성이 1위를 기록했다. 종사원 규모나 시설 이 작은 반면 상대적으로 많은 여객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영효율성 1위라는 성과는 운영자 입장에서는 자랑할 만한 일이겠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혼잡으로 인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
김의근 교수.jpg
▲ 김의근 제주국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제주의소리
한다. 세계 어느 공항도 제주공항 만큼 연중 붐비지는 않는다. 혼잡한 공항을 경험하는 순간, 관광객들의 즐거웠던 제주방문 경험은 퇴색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눈앞에 다가온 제주의 오버투어리즘,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제주보다 협소하고 인구가 10배 이상 많은 싱가포르와 홍콩, 우리와 인구는 비슷하지만 관광객이 훨씬 많이 방문하는 마카오에서는 관광객으로 인한 환경문제, 교통문제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충분한 준비와 대처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제주가 직면하기 시작한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가벼이 볼 수 없는 이유다. 하루빨리 현명한 대책이 모색되어져야 한다. / *칼럼 <하>편은 10월3일자에 게재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