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며 30일째 단식농성 중인 김경배(50)씨가 단식 강행 의사를 밝혔다. 주민들은 국토교통부의 제안을 거부하며 '재검증 우선' 원칙을 재확인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는 8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앞 천막 농성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단식 한 달을 맞은 김씨의 최근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10월10일부터 단식농성 중인 김씨는 수척해진 모습으로 천막 안에서 미리 준비한 원고를 낭독하며 고향 땅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출신인 김씨는 “제가 목숨을 걸어 단식을 하는 이유는 삶의 터전이자 생명인 고향을 지켜내기 위함”이라며 “의식을 잃기 전에 따져야할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는 기본계획 수립 용역 착수를 위해 온갖 감언이설로 지역주민을 회유했다”며 “생명줄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 것을 강요하는 모든 행보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향해서는 “성산 4개 마을 의견은 묻지도 않고 허위공문을 국토부에 보냈다”며 “마을 주민을 구덩이로 몰아넣지 말고 모든 절차 멈추라”고 주문했다.
김씨는 “제 삶을 모두 버리는 강경투쟁의 길을 가려 한다”며 “제 고향만이 아닌 제주도민 전체의 미래를 위한 싸움임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대책위)도 이날 천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 지사의 소통과 국토부의 기본계획 수립 용역 추진 중단을 강하게 요구했다.
국토부를 향해서는 “기본계획 용역과 타당성 용역 재조사를 같이 진행하자는 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원점에서 타당성 조사를 다시 실시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반대대책위는 “원 지사가 말한 11월 기본계획 수립 용역 발주는 명백한 거짓”이라며 “우리는 삶의 터전을 지키고 제주의 미래 가치를 위해 끝까지 싸워나가겠다”고 선언했다.
구본환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지난 5일 제주를 찾아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재조사’와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 동시 진행을 반대대책위에 제안했다.
국토부는 올해 배정된 기본계획 수립 사업비 집행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반대대책위는 타당성 재조사 우선 추진을 요구하면서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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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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