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제주 사고현장 점검...의원들 "어떻게 이런 일이" 탄식, 철저한 전수조사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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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현장실습생 사망사고가 발생한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음료 제조업체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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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현장실습생 사망사고가 발생한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음료 제조업체를 방문, 현장점검을 벌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에서 현장실습 중 사고로 숨진 고(故) 이민호 군이 한달에 최대 80시간 넘게 초과 근무하는 등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습'이란 말이 무색해진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을지로위원회 이학영 위원장, 오영훈·강병원 국회의원 등은 24일 오후 5시쯤 이 군이 사고를 당한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음료 제조 공장에서 현장점검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현장실습 고등학생 사망에 따른 제주지역 공동대책위원회 위원 10여명도 참석했다.

먼저 의원들은 사고가 발생한 기계를 둘러보며 당시 상황을 전해들었다. 우 원내대표는 산업안전법 등의 저촉 사항이 무었이었는지, 작업 당시 공장 안에 몇 사람이나 있었는지, 왜 정비작업 중 기계가 중단되지 않았는지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배석한 허서혁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근로지도센터 소장은 "아직 수사중이라 구체적인 설명은 어렵지만, 현재 설치된 안전펜스 등은 사고 소식을 들은 이후 감독관이 와서 설치한 시설이다. 이러한 조항들에서 산업안전법 위반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근로자에게 책임을 지울 것은 아니고, 사업주가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원들은 사고 당시의 CCTV 영상을 확인했다. 이 군이 참변을 당하는 장면에서는 일제히 깊은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 24일 현장실습생 사망사고가 발생한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음료 제조업체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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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이민호 군이 현장실습 중 참변을 당한 기계. ⓒ제주의소리
현장에서는 사고(9일)가 발생한지 보름, 이 군이 사망(19일)한지 5일이 지나도록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교육당국이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이 군의 초과근무 실태도 제대로 조사하지 못해 의원들로부터 공분을 산 것이다.

우 원내대표가 "이 군이 얼마나 초과 근무를 했느냐"고 묻자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수사중인 상황이어서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얼버무렸다. 

우 원내대표가 "사고가 발생한 것이 언젠데, 아직도 제대로 파악을 못한 것이냐. 사고가 난 후에도 이렇게 조사를 엉터리로 하고 있다"고 호통을 쳤지만, 교육부 관계자는 "유족 측이 추가 근무일지를 갖고 있는데, 공개하는 것을 꺼려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끝을 흐렸다.

곁에 있던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아직 수사중인 사안이어서 정확한 시간은 아니지만, 이 군의 경우 월 60~80시간 정도 초과근무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답변했다. 현장실습생의 경우 근로계약서상 최대 근무 시간이 일주일에 40시간이지만, 일주일에 20시간 이상 초과근무에 시달렸던 셈이다.

이 군 유족이 확보한 근무일지 상에는 하루 12시간씩 근무했던 기록들도 남아있어  수사 결과에 따라 근무시간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우 원내대표는 "현장실습을 온 학생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지나. 어떻게 그런 계산이 나오나"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영훈 의원도 "유족에 대한 사과가 먼저 이뤄지고, 그 다음에 보상 협의 등이 이뤄져야 하는데, 전제조건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질책했다.

우 원내대표는 "전수조사를 빨리하는게 중요한게 아니고, 소 잃고라도 외양간 고친다는 생각으로 철저하게 해야 한다"며 "이번 일은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오늘 보고 듣고 조사한 것을 교육부·노동부 장관에게 분명하게 얘기해서 전국적으로 대비할 것이다. 제주에서 이런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전수조사 철저하게 해서 대책도 여기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장실습을 나간 학생들이)300여명으로 많다보니 인력 사정상 12월 20일까지 전수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수능 연기 때문에 미뤄왔던 특성화고 교장과 취업부장 회의를 다시 소집해 현재까지 조사된 부분만 갖고라도 문제점을 파악하고, 거기에 따른 대안과 직종별 안전사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현장에 나가있는 학생들을 즉각 복귀시키고, 실습을 조사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전교조의 주장에 "적극 검토해서 필요한 사항들을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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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현장실습생 사망사고가 발생한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음료 제조업체를 찾아 현장점검을 벌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도착하기 전 현장실습생 사망사고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는 '현장실습 고등학생 사망에 따른 제주지역 공동대책위원회' ⓒ제주의소리
▲ 故 이민호 군이 현장실습 중 참변을 당한 기계.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위험'을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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