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아카데미] 이경근 이사 “나의 질문 억압하면 남의 질문 푸는 데 그쳐”

부모들의 최대 난제인 ‘아이의 독서습관 기르기’를 두고 이경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이사가 ‘나를 위한 독서’를 강조했다. 넓고 깊은 질문을 이어가면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대신,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남을 위한 독서’로는 누구도 책 읽기를 즐거워하지 않을 거라는 일갈이었다.

이 이사가 27일 오전 제주시 한라도서관에서 열린 ‘나침반 교실 : 2017 부모아카데미’에서 꺼낸 첫 키워드는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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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제주 한라도서관에서 열린 나침반 교실 : 2017 부모아카데미. 이경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이사가 아이의 독서습관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 제주의소리

이 이사는 “책을 읽으면 생각하는 힘이 생긴다”며 “책을 읽으면 질문이 넓어지고 깊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는 ‘그런 건 시험에 안 나온다’며 아이들 질문을 억압한다”면서 “결국 아이들은 ‘내가 하는 질문은 쓸 데 없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고 남의 질문 풀기만 하게 된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 대목에서 이 이사는 인문독서를 ‘나를 위한, 나를 알아가는 독서’, 실용독서는 ‘남을 위한 독서’로 규정하고 “중고등학교, 대학으로 갈수록 실용독서만 하게 되는데, 사실은 나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이것이 우선이고 바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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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제주 한라도서관에서 열린 나침반 교실 : 2017 부모아카데미. 이경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이사가 아이의 독서습관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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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제주 한라도서관에서 열린 나침반 교실 : 2017 부모아카데미. 이경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이사가 아이의 독서습관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 제주의소리

이 이사의 고민과 문제제기는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과도 맞닿아 있었다.

특히 문학작품을 읽고 난 뒤 교사가 주제를 가르치고, 공책에 적고, 달달달 외워서 시험을 보는 방식,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행위를 봉쇄해버리는 교육방식을 지적했다.

이 이사는 “우리 세대는 물론 지금까지 문학작품을 내 맘대로 읽어본 적이 없고, 문단나누기, 비유법, 줄거리 요약하기 등으로만 시험을 봐왔다”며 “초중고에서 많은 문학작품을 읽었지만 한 번도 인문학을 인문으로 읽어본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이 스스로 내가 누군지 찾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하나의 동화책을 함께 읽고, 직접 나만의 질문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진행했다. 맘에 드는 질문을 향해서 테이블을 옮겨 여러 번 토론이 이어졌다. 실용이 아닌 인문독서, ‘비경쟁 독서토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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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제주 한라도서관에서 열린 나침반 교실 : 2017 부모아카데미. 이경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이사가 아이의 독서습관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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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제주 한라도서관에서 열린 나침반 교실 : 2017 부모아카데미. 이경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이사가 아이의 독서습관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 제주의소리

이 이사는 강의를 마무리하면서 특별한 제안을 건넸다.

이 이사는 “애들 독서는 두 번째고, 부모들의 ‘내 독서’가 첫 번째”라며 “내 독서가 안된 걸 남에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이 눈에 다 보인다. ‘자기는 해보지도 않고 해본적도 없으면서’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나도 힘들고 애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독서가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부모를 통해)경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모아카데미는 제주도교육청(이석문 교육감)이 주최하고 <제주의소리>가 주관한다. 모든 강좌는 무료이며, <제주의소리> 홈페이지( www.jejusori.net ) 소리TV에서 생중계된다. 소리TV를 비롯해 제주도교육청 학부모지원센터 홈페이지( hakbumo.jje.go.kr )에서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부모아카데미 일정과 관련 내용은 네이버 밴드 ‘부모아카데미<나침반교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밴드에 강연 후기나 관련 의견을 제시한 부모들에게는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이 주어진다.

참가신청·문의 = 부모아카데미 사무국(제주의소리) 064-711-7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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