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증설 26억 비롯해 18개 과제 3억2000만원 지원…좌남수 의원 “이런 악덕기업에…”

현장실습 중에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난 故 이민호 군이 다녔던 기업체가 공장을 증설하는데 제주도가 총 26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14년부터 18개 과제에 3억2000만원을 추가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별개로 제주 이전기업체에 대해서는 재산세와 취득세 등 세제감면 혜택도 커 수십억원의 세금까지 감면받았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좌남수 의원(한경․추자,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제주도 경제통상일자리국 소관 2018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최근 현장실습 학생이 사고를 당해 결국 목숨을 잃은 사업장에 대한 예산지원 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제주형 일자리 창출 문제에 대해 질의를 이어가던 좌남수 의원은 최근 현장실습 중 사고를 당해 병원 치료를 받다 끝내 사망한 故 이민호 군이 다녔던 (주)제이크리에이션에 제주도 혈세가 지원됐다며 포문을 열었다.

제이크리에이션은 초미세가공 기술을 이용해 홍삼과 같은 건강제품과 용암해수를 이용한 음료 등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2013년 10월 본사를 제주로 이전했다. ‘제주용암해수단지 이전기업 1호’ 타이틀을 갖고 있기도 하다.

제주도와 좌남수 의원에 따르면 제이크리에이션은 지난 2015년 제주용암해수단지 내에 공장을 신축하면서 108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제주도는 국비와 도비를 합쳐 25억9992만원을 지원했다.

이 밖에도 제주도는 △2014년 3개 과제 3370만원 △2015년 2개 과제 8370만원 △2016년도 9개 과제 1억8581만원 △2017년도 4개 과제 1억3600만원 등 3억2181만원을 지원했다.

제이크리에이션은 이전기업에 대한 세제감면 혜택도 톡톡히 받았다. 이전기업에 대해서는 재산세를 최초 5년간 면세, 이후 3년간 50% 감면해준다. 취득세는 2018년까지 면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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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남수 의원. ⓒ제주의소리
좌 의원은 “현장실습 학생이 사고사를 당했는데, 사업주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피해보상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런 악덕 기업주에게 제주도는 얼마나 지원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고봉구 제주도 기업통상지원과장은 “제이크리에이션은 이전 기업이다. 이전기업에 주는 세금감면 혜택 외에 저희는 (구좌읍 용암해수단지 내) 공장 증설에 26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좌 의원은 “공장 증설에 26억원을 지원해주고, 지방세까지 대폭 감면해준 그건 기업이 어린 학생에게 그런 식으로 해도 되나. 이렇게 될 때까지 행정에는 뭘 했느냐”며 “도민혈세를 걷어다가 이런 악덕기업주나 도와주고 있다”고 혀를 끌끌 찼다.

좌 의원은 또 “이전기업이면 도민혈세를 펑펑 지원해도 되는 것이냐”며 “마음에 안 들면 자본검증을 하겠다는 제주도가 아니냐. 선별해서 유치하던지 해야지, 이런 기업에 수십억이나 지원해주다니. 돈이 썩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공기업인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 사업비를 지원하는 것을 놓고도 적절성 논란이 빚어졌다.

제주도는 JDC에 ‘대규모 투자사업 취업연계 해외연수’를 위탁하기로 하고 내년 예산안에 지방비 3억원을 편성해놓고 있다. 해외 어학 또는 취업연수 후 귀국하며 투자기업에 경력사원으로 채용하는 프로그램이다. 내년은 60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이와 관련 좌 의원은 “잘 먹고 잘 사는 JDC에까지 돈을 주면서 인력을 양성해달라고 해야 하나. 협약을 맺어서 JDC에서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하면 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양석하 경제일자리정책과장은 “JDC와 협의해 보겠다”고 답변하자, 좌 의원은 “JDC는 1년에 10억 농어촌기금 출연하는 문제도 어영부영했던 곳”이라며 “지방비가 많이 걷힌다고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도 “경제통상일자리국 예산 중에서 전기자동차 관련 예산을 뺀 나머지의 50% 정도가 민간위탁 또는 공기관 운영비 등으로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그 곳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도록 해야 한다”며 “알아서 하라고 하면 8시간 일할 것을 10시간 일하도록 한다. 이번 제이크리에이션 문제도 초과근로 때문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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