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민호 군이 현장실습 도중 사고를 당한 제주지역 업체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사과했다.  

사고가 발생한지 26일, 숨진지 16일만이다.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용암해수단지 입주업체인 (주)제이크리에이션 김동준(56) 대표는 4일 오후 5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고 발생부터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해 유족에게 아픔을 더하게 한 점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 김동준 대표가 민호 군 사망 사고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는 “민호 군은 효심이 극진한 아들이었고, 회사에서는 솔선수범하며 책임감이 강한 모범 사원이었다. '회사 공장장이 되고 싶다'는 큰 포부를 가진 훌륭한 회사 인재였다”며 “회사가 현장의 안전을 철저히 관리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 점을 인정하고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회사를 운영할 때 법규 준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근로자의 권익, 안전에 관련된 법규에 대해서는 더욱 성실히 준수해야 한다. 통상적 관행을 벗어나지 못해 충분한 안전 시설이나 현장 관리 방안들을 세심히 만들지 못한 점이 사고의 원인이라 생각한다”고 자책했다.

김 대표는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사전 안전 교육을 충분히 시행하고, 안전 매뉴얼 비치 등 세심한 현장 관리를 했어야 했지만, 소홀히 했다. 깊이 반성한다. 직원 근무시간도 준수사항이지만, 음료 업계의 계절적 생산량 변동에 성·비수기 근무 시간 차이를 두고 운영하는 관행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제이크리에이션은 제주 용암해수를 이용해 음료를 생산하는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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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준 대표가 고 이민호 군 사망사고와 관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 대표는 또 “현장 기계나 산업 안전 문제 등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와 관련 기관에서 정밀하게 조사하고 있다. 지적 사항을 겸허히 수용하겠다. (사고가)재발하지 않도록 보다 안전한 현장 관리와 운영을 위해 한국산업안전협회와 안전진단 및 개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결과를 토대로 개선 활동을 적극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민호 군 사망 사고를 계기로 현장실습 제도 등에 대한 사회적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 어떤 말과 보상으로도 유족의 아픔을 위로할 수 없음을 잘 안다.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해 더 아프게한 점 깊이 사죄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장례 절차까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거듭 깊은 사죄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 이 대표는 “인건비 절감이 아니라 지역 인재 고용 창출을 위해 현장실습생을 채용했다. 또 제주 용암해수 (산업)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현재 회사가 위태롭다"고 고충을 토로한 뒤 "중소기업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민호 군은 지난달 9일 오후 1시48분 제이크리에이션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다 제품 적재기의 상하작동설비에 목이 끼이는 사고를 당해 열흘 뒤 목숨을 잃었다.

당초 민호 군의 장례는 11월21일 예정됐지만, 유족이 회사측의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하면서 여태껏 미뤄졌다.

그러다가 지난 2일 유족과 업체 간 극적 합의가 이뤄졌다. 민호 군의 장례는 오는 6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에서 제주도교육청장(葬)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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