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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옛 현대극장이 아라리오뮤지엄 손에 들어갔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시네마 등 미술관 4곳에 현대극장까지 매입...제주시 매입은 무산 

[기사 수정: 2월 3일 오후 7시 20분] 한때 제주지역 문화예술계에서 대한민국 근대유산 지정 움직임까지 일었던 제주시 옛 현대극장이 결국 문화·예술 관련 사기업에 넘어갔다.  

아라리오 뮤지엄 직원 K씨는 2일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옛 현대극장 건물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다만, 3일 다른 아라리오 뮤지엄 직원 L씨는 "현재 옛 현대극장 건물을 매입하는 절차 중에 있지만 완료된 상황은 아니"라고 의견을 보내왔다.

현대극장은 1944년 최초 제주극장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당시 무성영화, 연극 등 공연과 각종 활동이 이뤄졌던 복합문화공간이다. 한동안 제주도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으나 일대가 점차 공동화되면서 자연스레 역할도 축소됐다. 현재는 공간 대부분이 폐건물로 남아있다.

4년전 부터 원도심(성내)을 재조명하는 움직임과 함께 고유한 역사성이 높이 평가받으면서 제주시가 매입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금액 차이로 성사되지 못했다. 제주시의 경우 매입 가격으로 10억원을 마련했지만 건물주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아라리오 뮤지엄이 그 이상을 제시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아라리오 뮤지엄은 충남 천안에서 백화점과 극장을 운영하는 김창일 씨의 미술관이다. 서울시 종로구에 있는 ‘공간’ 사옥을 매입해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로 탈바꿈했고, 제주에서는 2014년 10월 1일 빈 건물로 방치됐던 탑동시네마 건물을 매입해 마찬가지로 미술관으로 만들었다. 이어 탑동바이크샵, 동문모텔 Ⅰ·Ⅱ 등 미술관 뿐만 아니라 식당, 카페 등을 열면서 의욕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주 출신 문창배, 부지현 미술작가와 전속 계약을 맺고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비엔날레’에도 참여하는 등 지역 활동도 넓히고 있다. 

옛 현대극장은 지난해 제주도가 실시한 안전진단에서 E등급을 받았다. E등급은 가장 위험한 단계로, 건물 전체 혹은 일부를 철거하거나 보강해야 한다. 이에따라 아라리오 뮤지엄이 이 건물을 매입한 후 어떤 용도로 활용할지 주목된다. 

아라리오 뮤지엄 관계자들은 매입 금액, 시기, 향후 사용 목적에 대해서 “당장 답변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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