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나를 깨우는’ 겨울 산사 한라산 관음사
[포토] ‘나를 깨우는’ 겨울 산사 한라산 관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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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한라산 관음사의 겨울 풍경. 인적 끊긴 설경(雪景)은 ‘고요한 산사’ 그대로다. ⓒ제주의소리

유례없는 눈 폭탄이 엿새째 이어진 제주. 여기저기서 도로마비와 갖가지 사고로 부산스럽기만 하다. 이와 달리 ‘탈속(脫俗)의 세계’인 산사(山寺)에도 집채만 한 눈이 쌓였지만 고요를 잃지 않는다. 

<제주의소리> 독자가 보내온 한라산 관음사의 설경(雪景)은 ‘고요한 산사’ 그대로다. 인적 끊긴 산사는 겨울눈과 그대로 한통속이다. 
   
절 입구의 일주문과 삼나무 숲길은 사이좋게 눈을 뒤집어썼다. 간간이 찾아오는 참배객들이 가지런히 손을 모으고 허리를 숙이면 산바람에 실려 온 풍경소리가 속세의 때를 씻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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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한라산 관음사의 겨울 풍경. 삼나무 숲길과 설경이 그대로 한통속이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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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한라산 관음사의 겨울 풍경. 천왕문 단청은 겨울 눈 속에서 더 화려해진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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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한라산 관음사의 겨울 풍경. 돌탑 위에 앉은 석불들이 저마다 눈으로 지어낸 가사를 걸쳤다. ⓒ제주의소리

천왕문 처마의 단청도 눈을 만나 더 화려하다. 방사탑 같은 현무암 좌대 위에 앉은 석불들은 예외 없이 눈과 바람이 지어낸 하얀 가사(袈裟)를 걸쳤다. 

어른 허리춤보다 높게 경내에 쌓인 눈 사이로 희미하게 길이 보인다. 허나 그 길은 한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욕심 없는 소박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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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한라산 관음사의 겨울 풍경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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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한라산 관음사의 겨울 풍경. 대웅전 뒤 아미산(阿彌山)과 실핏줄처럼 하늘을 파고들 것 같은 겨울 나뭇가지들이 먹물을 털어낸 붓자국처럼 농담(濃淡)이 자유자재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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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한라산 관음사의 겨울 풍경. 올곧이 하늘로 치고 나아가는 삼나무 숲 사이로 이는 바람은 ‘나를 깨우라’ 말을 걸어온다. ⓒ제주의소리
 
눈을 들어 잔뜩 움츠린 하늘을 보니 대웅전과 전각들 뒤로 발가벗은 아미산(阿彌山)과 실핏줄처럼 하늘을 파고들 것 같은 겨울 나뭇가지들이 먹물을 털어낸 붓자국처럼 짙었다 묽었다 농담(濃淡)이 자유자재다. 

발길 끊긴 산사에서 참배를 마치고 되돌아 나오는 길. 번뇌 없이 올곧이 하늘로 치고 나아가는 삼나무 숲 사이로 이는 바람이 귓전에 다가와 ‘나를 깨우라’ 말을 걸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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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1
관덕정 2018-02-08 16:05:49
풍경소리 귀에 눈에 선합니다. 나무 관음~
39.***.***.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