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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가 빚에 허덕이고 있다. 가구당 가계대출금 규모는 7년 동안 2.5배나 껑충 뛰었고, 최근 3년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1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최근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1가구당 가계대출금은 5866만원으로, 수도권(5976만원)을 제외하고 가장 많았다.

2010년 가구당 가계대출금 2295만원 수준에서 2017년 5866만원으로 2.5배 이상 뛰었다.

최근 3년간 증가액이 두드러졌다.

2010년부터 2014년 연평균 가계대출 증가액은 4525억원이었지만, 2015년~2017년 평균 증가액은 2조5147억원에 달했다. 5배가 넘는 수치다.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가계대출 비율도 △2012년 37.9% △2013년 40.4% △2014년 44.1% △2015년 53.1% △2016년 67% △2017년 81.3%로 꾸준히 늘었다.

가계대출이 급증한 시기는 제주 부동산 가격 폭등 시기와 겹친다.

제주 지가상승과 함께 금융기관에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리는 사람이 늘어나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예대율(은행 예금잔액 대비 대출금 비율)만 보더라도 2017년 제주 예금은행 예대율은 139.1%(전국평균 94.2%)에 달했다.

은행들의 예금보다 대출금이 더 많다는 의미로, 전국단위 은행이 다른 지역에서 자금을 빌려 제주 사람들에게 대출해줘 100%를 넘어섰다.

비은행금융기관도 84.3%(전국평균 77.5%)로,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기업대출도 부동산업 중심으로 대출액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다만, 전년대비 2017년 가계대출 증가비율은 21.5%로, 2016년(전년 대비 41.5% 상승)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세계적인 금리인상과 제주 부동산 거래량 감소 등을 가계대출 증가비율 감소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GRDP 대비 가계대출 비율 증가와 함께 대출이 부동산 관련 업종에 편중됐다. 도민들 스스로가 금리 인상 등 가계부채 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예금과 대출 비율 등 구조가 취약한 상태에서 꾸준한 자금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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