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UNESCO)가 인증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는 다양한 야생식물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섬 전체가 한라산의 영역이나 다름없는 제주는 해안 저지대에서 오름과 하천, 곶자왈, 그리고 백록담 정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과 지역에 분포하는 야생식물들이 오랫동안 생태계를 이루며 뿌리 내렸습니다. 멸종위기 식물에서부터 지천에 퍼져 있는 야생식물까지 능히 식물의 보고(寶庫)라 할 만합니다. <제주의소리>가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 자라는 식물의 가치를 널리 알려 지속적인 보전에 힘을 싣기 위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를 카드뉴스 형태로 매월 격주로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13) 보춘화 <Cymbidium goeringii (Rchb.F)>
-난초과-

길었던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서 여기저기 많은 야생화들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제주의소리> 독자분들께 보춘화의 향기로 지면을 열어 드리겠습니다. 난초는 영어로 `Orchid'인데 그리스의 `Orchis', 즉 `고환(睾丸)'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유럽 자생란의 구근 형태가 고환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봄을 알리는 야생화가 많지만 난초 중에서도 가장 먼저 꽃피우는 식물입니다.

봄에 일찍이 꽃이 피어 봄을 맞는다 해서 보춘화라고 합니다.

▲ ⓒ제주의소리

동양란을 대표하는 난으로 알려져 있고, 뿌리는 굵게 사방으로 퍼지고 잎은 뿌리에 모여 납니다.

3~4월에 연한 황록색의 꽃이 줄기 끝에 한 송이를 피며, 흰색의 입술 꽃잎은 자색 얼룩무늬를 가져 화려하지도 않지만, 꽃말(소박한 마음)처럼 수수하면서 정갈한 멋이 있는 난초입니다.

▲ ⓒ제주의소리

사군자와 함께 등장하는 꽃으로 봄에 핀다하여 '춘란'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좀 더 들어가면 난초 애호가들은 잎 가운데 무늬가 들어가면 '중투', 잎 가장자리로 무늬가 들어가면 '복륜',  꽃이 하얗게 피면 '소심'이고 나눠서 부릅니다. 이 밖에 다른 품종도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제주의소리

이 보춘화인 춘란도 무분별한 채집과 도채로 인하여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제주에서는 여러 장소에서 자생하고 있는데, 해가 갈수록 개체수가 줄어 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 ⓒ제주의소리

전국적으로는 지방마다 봄이 되면 난 애호가들이 모여 춘란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올해는 전남 함평과 전북 남원에서 3월에 춘란전시회를 개최했다고 합니다. 

보춘화를 노래한 시 한 편을 올려 드립니다.

봄 시샘에 고개 떨군 보춘화
유유

봄이 왔다고
알려야 하는 임무
분명히 때에 맞춰
봄이 왔음을 보도했는데
고운 옷 꺼내 들고
춤출땐 언제고
꽃샘추위 맞이하자
아직 겨울이라고
이 추위가 봄이냐고
감기들게 했다고
정신 나간 꽃이라고
질책이 쏟아지자
할 말 없어
고개만 푹 떨군
보춘화


이 보춘화의 꽃말은 '소박한 마음'이라고 합니다.

<제주의소리> 독자분들께 소박한 마음을 담아 보춘화의 모습을 선물해 드립니다.

4월을 맞는 독자님들 가정에 평안과 건강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 ⓒ제주의소리

**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 겸 자연환경해설사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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