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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제주대 지속가능연구센터,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 발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과 관련한 여론조사 결과 제주도민의 42.7%는 '기존 계획대로 공항을 추진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다른 방안으로 공항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이 34.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항시설 확충이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16.2%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50.7%)이 기존의 계획이 아닌 다른 대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과 제주대학교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는 11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이번 조사는 제주지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질문지를 통한 자동전화응답 방식으로 실시됐다.

그 결과 '제주지역 공항 시설 확충을 위한 방안으로 성산읍 일대에 제2공항 건설계획이 추진중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42.7%가 '성산 제2공항건설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고, 34.5%는 '다른 방안으로 공항시설을 확충한다', 16.2%는 '공항시설 확충이 불필요하다'고 응답했다. 6.6%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응답자 과반이 현재 추진중인 성산 제2공항 건설이 아닌 다른 대안을 요구한 것이다. 다른 측면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77.2%가 '공항시설 확충'의 필요성에 동의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다른 방안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어떤 대체 방안이 적합한지에 대해 묻자 53.2%가 '현 제주공항을 확장해야 한다'고 답했고, 23.9%는 '정석비행장을 활용한다', 21.1%는 '새로운 공항입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공항시설이 불필요하다'는 응답자의 61.3%는 '자연환경 파괴와 난개발 심화'를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20%는 '부동산 가격 상승', 8.5%는 '주민 생존권 위협', 5.9%는 '군사공항으로 활용 가능성'을 우려했다.

연구를 수행한 제주대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는 이번 설문 조사의 경우 기본적인 구조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기존 제주도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다른 선택지 없이 단순히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방식이었던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성산 제2공항 추진' 외에 '다른 방식으로 공항시설 확충', '공항시설 확충 불필요' 등 현실적인 다른 선택지도 제시했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의 여론조사는 '성산읍'이라는 입지를 특정하지 않고 '제주 제2공항'이라는 포괄적 개념만을 여론조사에 차용하면서 선택지를 좁혔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 성산 제2공항 건설 정책에 관한 도민의 지지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는 주민의견을 무시한 정책수행 방식, 오름 절취 등 환경 파괴를 고려하지 않은 개발방식에 대한 도민의 비판의식이 나타난 결과"라며 "국토부와 제주도는 성산 제2공항 건설 정책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여론조사 결과 제2공항 건설을 바라는 도민의 의견은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요구에서 비롯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정 지역에 수혜를 집중시키는 기존 대형토목사업 위주의 개발방식으로는 이러한 도민의 요구에 부응할 수 없다"며 "기초자치단위로 제주도의 자원과 권한을 내려 보내 지역주민 스스로가 지역균형 발전의 주체로 나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성산 제2공항 대체방안에 관한 응답을 보면 현 제주공항 확장과 정석비행장 활용을 합쳐 77.1%에 달한다. 이는 공항 시설을 확충하는 경우에도 새로운 대규모 건설사업을 벌이는 것에 관한 우려가 반영됐다고 분석할 수 있다"며 "공항시설 확충은 기존 시설의 활용 방안 등에 관해 면밀한 검토를 거쳐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여론조사 결과 공항시설 확충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16.2%에 이르고 있다. 이중 '자연환경파괴 난개발 심화'가 반대 이유의 61.3%에 달하며, 특히 제주의 미래세대라 할 수 있는 19~29세는 78.0%, 30대는 75.8%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도민의 의견에서는 기존의 양적성장 위주의 관광정책과 난개발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추출은 제주도 유선RDD 단순무작위 추출법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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