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길,버스를 놓치면 택시비로 6천원을 날려야 하는지라 부산을 떨지 않을 수가 없다.골목을 나와 다시 길을 틀어 버스정거장으로 통 통 통 튀며 가는 길,담쟁이 담장을 다 둘러싼 유독 눈에 띄는 집 귀퉁이에 하늘타리 한 송이가 조용히나의 발길에 덫을 놓는다.핸드폰 카메라 설정.하늘타리

하늘타리/고봉선

살풋하니 내린 뿌리 흙내음 끌어안고
하늘 향한  푸른 싹 옹알이로 쑤욱쑥
이 땅에 새 생명 주신 은혜 찾아 그곳까지.

순백의 드레스에 하늘대는 레이스
섬섬옥수 곱게 빚어 선녀님께 바치면
황금빛 소중한 열매 하나님이 주신 선물.

*주(註), 하늘타리: 산기슭에 서식하는 박과의 덩굴식물.
그리고 또, 옆에서 말없이 쳐다보는 계요등.이름과 얽혀진 향기아닌 향기와는 달리, 정말 앙증맞고 정갈하며 깔끔하니 곱디 고운 꽃.계요등
버스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고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스쳐지나는 로터리코너해바라기가 당신의 세상을 펼쳐가고 있습니다.아마도 내일과 모레 이틀이 피크가 되잖을까 싶은데요.신호등이 바뀌거나 말거나 무시한 채 다시 핸드폰 카메라 설정.해바라기
토요일은 여느때보다 심리적으로 가장 여유가 있는 날입니다.이제 집에도 가야하는데, 그냥 움직이기가 싫습니다.이대로, 망부석이 된대도 좋겠습니다.만사가 다 귀찮습니다.한 구석, 저 해바라기꽃이 되어야겠다는 바램 쑤셔놓고서 하릴없이...계절에 만나는 정겨운 이네들과 목하 열병이라도 앓아야 할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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