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제주참여환경연대 '원포인트 토론회'...'필요' '백지화' '해저터널 연계' 주장도   

6.13 지방선거를 한달 앞두고 제주지사 후보 첫 합동토론회가 열렸다.

<제주의소리>와 제주참여환경연대는 14일 오후 3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백록담홀에서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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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3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백록담홀에서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의소리>가 공동 주최하는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One Point 토론회-제주 제2공항’가 열리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 5명이 전원 참여하는 합동토론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토론회는 제2공항이라는 단일 주제('후보들에게 제2공항을 묻는다')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편집부국장의 사회로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연구용역 및 입지 선정 과정의 정당성’과 ‘환경수용력 문제’ 등 2개의 세부 주제를 다뤘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는 '원점 재검토', 무소속 원희룡 후보는 타당성 재조사 후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을 각각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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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장성철(바른미래당), 원희룡(무소속), 문대림(더불어민주당), 김방훈(자유한국당), 고은영(녹색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토론회 좌석 추첨 순서)
자유한국당 김방훈 후보는 제2공항의 필요성을, 바른미래당 장성철 후보는 '제주-호남 해저터널'과의 연계 방안을 강조했다.

녹색당 고은영 후보는 '제2공항 백지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 후보는 "공항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지만 제2공항 추진은 객관성과 민주성, 투명성을 상실했다"며 "국책사업이라고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추진한 일로, 선(先) 결정 후(後) 논의로 추진됐기 때문에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 후보는 "성산읍 지역에 대한 2012년과 2015년의 용역 결과가 완전히 다르다. 도정은 다른 이유에 대해 국토부와 협의하지 못했다"며 "원희룡 도정은 적절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원 후보는 "현 제주공항은 포화상태로 도민과 관광객 불편은 물론 안전문제까지 제기된다"며 "공항인프라 확충은 2000년대 중반부터 도민사회 요구였고, 2015년 국토부에서 제2공항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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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3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백록담홀에서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의소리>가 공동 주최한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가 열렸다.
원 후보는 "지역주민과 시민사회에서 부실검증 의혹 제기에 따라 사전타당성 재검증 절차에 들어갔다"며 "모든 의혹을 담아서 차분히 걸러보고, 결론에 따라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 후보는 "오만과 불통의 상징 박근혜 정부에서 일방적인 사업 결정으로 제주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겪고 있다"며 "다행히 국토부에서 재검증에 나서겠다고 한 것은 소통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제2공항의 대안으로 기존공항과 정석비행장 활용, 제주-호남 고속철까지 포함한 논의를 거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현재의 공항에 대해 도민과 관광객이 불편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다만 추진과정에서 도민 소통없이 추진된 것이 신뢰를 잃게 됐다. 앞으로 이런 부분을 충분히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후보는 "제2공항 입지 선정에 도민이 배제됐고, 누락된 정보와 오류가 많다"며 "평생 살던 곳을 떠나고 수용을 감수하라고 한다면 명분과 절차적 타당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 후보와 원 후보는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문 후보는 원 후보를 향해 지난 4년을 '무능한 도정'이었다고 공세를 가했고, 원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원점 재검토'와 '백지화'의 차이점이 뭐냐고 몰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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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3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백록담홀에서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의소리>가 공동 주최한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가 열렸다.
문 후보는 "2012년과 2015년 민간항공기구 기준에 따라 국토연구원과 유신에서 용역을 했는데 성산지역의 경우 기상과 공역에 대해 확연한 차이가 난다"며 "잘못된 것에 대해 제주도가 확인하고, 보완을 요구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원 후보는 "기상과 공역에 대해서는 용역 내용이 다 공개됐다. 의문점이 많기 때문에 재검증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며 "제주도가 특정견해를 갖고 용역에 대해 공식적인 판단 기관은 아니며, 설명회 과정을 거쳐 문제점을 취합해 국토부에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제주도가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았다면 대도민 사기극"이라며 "용역 결과 틀린 것은 왜 틀린 지 묻고, 도민에게 설명하는 것도 도정의 의무"라고 꼬집었다.

원 후보는 "고은영 후보는 제2공항 백지화를 요구하는데 문 후보는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다"며 "원점 재검토가 백지화인지, 백지화가 아니면 문 후보가 주장하는 '원점'은 무엇을 의미하냐"고 역공을 펼쳤다.

원 후보는 "문 후보가 도의회 의장 당시인 2011년과, 2012년 총선에 출마할  때 '신공항이 안돼서 답답하다'고 했다"며 "서귀포시 유치를 최고의 공약으로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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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오후 3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백록담홀에서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제주의소리>가 공동 주최한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가 열렸다.
장 후보도 원 후보와 비슷한 질문을 문 후보에게 던졌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원점은 모든 것을 되돌린다는 얘기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말"이라며 "지금 추진되는 것을 재검토해서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시작한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원 후보는 "문 후보의 원점 재검토 얘기를 들으면 헷갈린다"며 "원점 재검토와 백지화의 차이를 명확하게 얘기해 도민들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고 후보도 "저도 문 후보의 입장이 모호하다고 생각한다. 문 후보가 선명한 입장을 해주길 바란다"고 거들었다.

문 후보는 "(저의)원점 재검토 주장을 원 후보가 교묘하게 활용하는 것 같다"며 "저는 공항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줄곧 갖고 왔다. 하지만 지금 절차는 민주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않다. 그 부분에 대해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는 것으로, 전면 재검토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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