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UNESCO)가 인증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는 다양한 야생식물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섬 전체가 한라산의 영역이나 다름없는 제주는 해안 저지대에서 오름과 하천, 곶자왈, 그리고 백록담 정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과 지역에 분포하는 야생식물들이 오랫동안 생태계를 이루며 뿌리 내렸습니다. 멸종위기 식물에서부터 지천에 퍼져 있는 야생식물까지 능히 식물의 보고(寶庫)라 할 만합니다. <제주의소리>가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에 자라는 식물의 가치를 널리 알려 지속적인 보전에 힘을 싣기 위한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를 카드뉴스 형태로 매월 격주로 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10) 붉은병꽃나무 (Weigela florida [Bunge] A. DC.) -인동과-

한라산 산철쭉 무리가 마치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6월 한라산을 수놓고 있습니다. 한라산 산철쭉이 피어날 즈음, 비슷한 시기에 피어나는 붉은병꽃나무로 <제주의소리> 독자분들께 한라산의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1.jpg
ⓒ제주의소리

우리나라 전역의 산지에서 자라는 병꽃나무(Weigela subsessilis(Nakai) L.H. Bailey)와 달리 붉은병꽃나무는 꽃받침이 가운데까지만 갈라지는 특성으로 구분합니다. 붉은병꽃나무에는 잎이 아랫면 맥을 제외하면 털이 없고, 꽃잎에도 털이 없는 특징으로 서로 구별합니다.

2.jpg
ⓒ제주의소리

병꽃나무속(屬, 무리) 식물은 동북아시아만 분포하는 고유속 식물군으로, 지금까지 12개 종류가 알려졌습니다. 한국속식물지에는 병꽃나무(전국), 소영도리나무(강원 이북), 붉은병꽃나무(전국) 등 3종이 국내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jpg
ⓒ제주의소리

병꽃나무는 미색의 꽃이 점차 붉은색으로 물들어 가지만 붉은병꽃나무는 처음부터 진홍색으로 물들어 간답니다.

4.jpg
ⓒ제주의소리

최근에는 꽃이 화려하고 대기오염에 강해서 관상용으로 흔히 재배하고, 많은 종류의 원예 품종이 개발됩니다. 특히, 추위에도 저항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관상용으로도 널리 식재하는 수종입니다. 6월 한라산을 오르다 보면 산 아래로 펼쳐지는 붉은병꽃나무 군락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5.jpg
ⓒ제주의소리

햇살을 받은 붉은병꽃나무가 곱게 피어 있습니다. 고운 모습을 담으려고 한참을 앉아서 붉은병꽃나무와 눈맞춤을 하였습니다. 지친 나그네의 피로를 풀어 주려는 듯 해맑은 웃음을 선사하는 것 같아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 집니다.

6.jpg
▲ ⓒ제주의소리

한라산 영실 코스를 오르다 보면 지친 피로를 풀어 주는 존재가 바로 붉은병꽃나무입니다. 다른 나무들도 피어 있지만 연붉은색으로 치장한 붉은병꽃나무가 뒤의 오백나한을 배경으로 피어 있는 것을 보면 가파른 능선을 올라온 보람이 있습니다.

7.jpg
ⓒ제주의소리

붉은병꽃나무의 꽃말이 '전설'이라고 합니다. 6월 한라산은 이렇게 붉은색으로 전설을 이야기하고 있나 봅니다. <제주의소리> 독자분들께 한라산의 붉은병꽃나무의 소식을 전해 드리며 더워지는 날씨에 건강과 가정에 행복을 빌어 봅니다.

8.jpg
ⓒ제주의소리

**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