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남 전 최고위원, 제주오일장서 문대림 후보 지원유세..."문 후보와는..." 선긋기, 3일만에 반전 

당내 경선 패배 이후 오랜 칩거를 풀고 선거전에 복귀하면서도 문대림 제주도지사 후보와는 선을 그었던 김우남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결국 문 후보의 손을 잡았다. 

김 전 최고위원은 7일 오후 1시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서 문대림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에 나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도지사 경선 탈락한지 50일이 됐다. 참으로 고통스럽고 지루한 생활을 했다. 저를 많이 걱정해주는 사람도,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사람은 이번 선거에 절대 관여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어떤 사람은 당이 어려우니 후보가 좀 불편하더라도 나서서 돕는 것이 정치인으로 살아온 사람의 도리가 아니냐고 한 사람도 있었다. 고민은 지금 마이크를 든 이 순간까지도 끝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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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남(왼쪽)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7일 오후 1시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문대림 제주도지사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어 "어제 저녁 저의 아들이 제게 찾아왔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렇게 높고 도민 50%가 지금도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데 이번 (도지사)선거에서 지면 아버지 어떤 정치적 책임을 지시겠나'라고 제게 얘기했다. 어려울 때 현실을 외면하거나 방관하거나 침묵하는 부끄러운 아버지, 비겁한 아버지가 되지 말라는 아들의 가르침이 저를 이 자리에 서게 했다"고 울먹였다.

그는 "대통령 지지도가 이렇게 높고, 당의 지지도가 높은 상황에서 (문)후보의 지지도가 낮게 나타난 것은 경선 결과에 대한 여러분들의 당원 동지 여러분들의 불만이 크다는 것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그 경선 결과의 책임은 제게 있다. 인생을 하루라도 더 산 사람으로서, 정치적 선배로서 문대림 후보를 따뜻하게 대해주지 못한 저의 옹졸함이 그 책임"이라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형제는 같은날 같은 시간에 죽을 수 없어도 동지는 같은날 같은 시간에 죽을 수 있다. 이번 선거에 승리해서 똘똘 뭉치는 것이 같이 죽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겠나"라며 "지금도 울분과 격정이 풀리지 않은 도민·당원 동지가 있다면 이제 당으로 돌아와달라. 이제 똘똘 뭉쳐서 문재인 정권 창출에 기여했던 열정과 노력을 다한다면 역전은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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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남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7일 오후 1시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서 문대림 제주도지사 후보 지원유세에 나서고 있다.ⓒ제주의소리
특히 김 전 최고위원은 원희룡 도정을 '잃어버린 4년'으로 규정하며 민주당 집권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도지사라면 도정의 업무에 충실해야 하는데, 원 지사는 2년간 대권 노름에 충실하고, 나머지 2년은 도지사 재선에 전념하면서 제주도의 4년을 잃게 했다"며 "이런 도정에 앞으로 4년을 맡긴다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하고, 참으로 정의롭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후보(문대림)가 다소 문제가 있다고 하면 앞으로 고치면 되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가르쳐주면 되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힘이 되어주면 극복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집권당 도지사로 있을 때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지사가 이제 정당, 국회의원 한 사람 없는 무소속 도지사가 돼 제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나"라며 "지금 제주를 발전시킬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고 있다. 역대 대통령 중 제주를 가장 사랑하고, 가장 이해하고, 가장 아름답게 가꾸려고 하는 의지가 충만한 문재인 정부 시대에 문대림을 도지사로 시켜서 우리의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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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남(왼쪽)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7일 오후 1시 제주시민속오일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문대림 제주도지사 후보와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어 연단에 오른 문대림 후보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김우남 위원에 너무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 승리만 바라보고 전체를 바라보지 못한 안타까움, 그런 과정에 표현이 다듬어지지 못하고 행동도 거칠었다. 그래서 우리 진영에 우리 식구들 간에 상처를 주는 그런 안타까운 일들이 벌어졌고 그 중심에 문대림이 있었다. 인정하고 이 자리에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 후보는 "이제 선거 6일이 남았는데 힘이 생긴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의, 김우남 위원의 기대를 안고 반드시 승리하겠다. 도민주권 시대를 열어가겠다. 이명박근혜 9년간 멈춰있던 제주에 문재인 대통령 모시고 확실한 '평화의 섬', '특별자치도' 제주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2일 민주당 제주도당을 통해 선거전 복귀를 알렸다. 4월15일 경선 패배 이후 40여일 만이다. 

당시 김 전 최고위원은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선거전에는 복귀하지만 문대림 후보 캠프 합류는 아니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리고 이틀 뒤인 4일 제주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도 나타나지 않아 문 후보 지원이 물 건너간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으나 3일만에 완전히 상황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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