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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지사 선거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 ⓒ제주의소리 / 그래픽 이동건 기자
[분석] 선거 종반전 진입하며 1-2위 격차 더 벌어져…이번 주말 화력집중 ‘총력전’

6월13일 치러지는 제주도지사 선거가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판세가 서서히 읽히기 시작했다.

선거 특성상 자체 판세분석은 좀체 내보이려 하지 않는다. 이기고 있으면 캠프 내 긴장감 유지를 위해 ‘박빙’이라고 하고, 설령 지고 있더라도 사기 저하를 막기 위해 ‘박빙’이라며 독려한다.

6일 <제주의소리>․KCTV제주방송․제주일보 언론3사를 비롯해 KBS․MBC․SBS 방송3사, 한라일보와 헤드라인제주․ 미디어제주․시사제주․제주투데이 언론5사가 일제히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캠프에서는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선거전 초․중반 ‘양강’을 형성한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오차범위 내 박빙 승부를 벌이던 것이 서서히 원희룡 후보 쪽으로 판세가 기우는 형국이 읽히면서다.

그렇지만 일희일비하지 않고, 캠프 분위기를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해 표정관리에는 냉정했다.

다만 70%를 웃도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와 함께 정당지지도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문대림 후보캠프에는 먹구름이 잔뜩 긴 반면, 정당 지원 없이 ‘원맨쇼’를 하고 있는 무소속 원희룡 후보캠프는 “판세는 굳어졌다”며 표정관리하는 모습이다.

6일 발표된 3개의 언론사 합동 여론조사에서는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에 ‘3대0’ 완승을 거뒀다. 3개 여론조사 모두 1-2위 격차가 오차범위를 벗어났다. 지난 5월 발표된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1-2위 격차가 더 벌어지는 추세도 비슷했다.

<제주의소리>․KCTV제주방송․제주일보 언론3사 여론조사(지지도) 결과, 무소속 원희룡 후보는 43.8%의 지지율을 얻으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2위는 32.4%의 지지율을 얻은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 이어 녹색당 고은영 3.6%, 자유한국당 김방훈 2.4%, 바른미래당 장성철 1.4% 순이었다. 지지후보 없음은 4.2%, 모름/무응답은 12.3%였다.

지난 5월14~15일 실시된 2차 여론조사 때 4.2%p에 불과했던 1-2위간 격차는 이번 조사에서 오차범위(±3.1%p)를 벗어나 11.4%p까지 벌어졌다.

다섯 명의 후보들 중 문대림 후보(36.8→32.4%)만 유일하게 지지율이 떨어진 반면 원희룡(41.0→43.8%), 고은영(1.6→3.6%), 김방훈(2.2→2.4%), 장성철(0.8→1.4%) 후보 모두 소폭이나마 상승했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왔을까.

일단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이 많이 이동했다. 5월 2차 여론조사 때 여성유권자들의 표심은 원희룡 40.9%-문대림 36.4%-김방훈 2.1%-고은영 1.1%-장성철 0.4% 순이었다. 1-2위간 격차는 4.5%로, 남성유권자까지 합친 전체 지지도 격차(4.3%p)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렇지만 6월 2차 여론조사 때는 원희룡(44.7%)-문대림(29.4%) 격차가 15.3%p나 됐다. 2차 때와 비교해 문 후보를 지지하던 여성유권자 상당수가 원희룡 후보와, 같은 여성인 고은영 후보(1.1%→4.4%)로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대의 표심 변화가 눈에 띈다. 5월 2차 여론조사 때까지만 해도 20대 표심은 문대림 후보를 향하고 있었다. 20일 간격을 두고 실시된 6월 3차 여론조사에서는 원희룡 후보가 20대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2․3차 조사를 비교하면 문대림 후보는 34.9%에서 27.1%로 7.8%p가 빠진 반면, 원희룡 후보는 28.7%에서 33.9%로 5.2%p를 흡수했다.

이번 3차 여론조사 결과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지지정당별 후보지지도다.

문대림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49.7%의 지지를 얻는데 그친 반면 무소속 원희룡 후보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33.7%의 지지를 얻었다.

원희룡 후보는 또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 75.5%, 바른미래당 지지층에서 62.9%의 지지를 받아 사실상 보수진영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김방훈 후보는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 14.8%, 장성철 후보는 바른미래당 지지층에서 15.6%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당선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전략적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지난 5월 2차 여론조사 때와 비교해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문대림 후보에 대한 이탈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조사 때 57.0%이던 문대림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6월 조사에서는 49.7%로 쪼그라들었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봤을 때 문대림 캠프가 투표일 전까지 해야할 일은 명확해보인다.

‘집나간 토끼’(민주당 지지층)를 어떻게 다시 되돌아오게 할 것인가, 고공행진 중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53.3%)과 문대림 후보의 지지율(32.4%) 간득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표심 이반이 두드러진 여성과 20대 유권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려놓을 것인가에 맞춰 선거전략이 수정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7일 경선 상대였던 김우남 전 최고의원의 ‘한팀’ 합류는 문 후보에게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

문대림 후보는 이날 오일장 유세에서 “제가 씨름선수 출신이다. 김우남 전 최고위원과 함께 남은 5일 동안 간단히 ‘뒤집기’ 해버리겠다”며 역전드라마를 쓰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반면 원희룡 캠프는 민주당의 판세 분석과는 달리 원 후보의 확실한 ‘우세’로 봤다. 2위와 격차가 10%p 이상 고착되면서 이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지사선거 레이스는 7일 0시를 기해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는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 다가오는 주말 표심이 어디로 기우느냐에 따라 판세는 얼마든지 요동칠 수 있다. 각 캠프가 긴장감을 늦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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