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일문일답] "무소속은 고립무원? 오히려 장점이 되도록 정치력 발휘"

6.13지방선거에서 낙승을 거두고 재선에 성공한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자는 14일 <제주의소리>와 특별대담에서 전국적으로 민주당 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무소속 도지사로서의 역할을 찾아낼 것을 자신했다. 오히려 여러 정당과의 교류가 원활한, '무소속'이 장점이 되도록 정치력을 십분 발휘하겠다고 했다. 현안 해결에 있어서 무소속이 한계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대통령을 비롯해 제주 출신 국회의원이 모두 민주당이고, 심지어 이번 선거로 제주도의원까지 민주당이 절대다수가 되면서 협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권력과의 개인적 관계에 의해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정말 구태적 발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제가 집권당의 사무총장까지 지내면서, 개인적 친분이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알지만, 더 큰 것은 도민들의 민심"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소속 정당이 다르다고 해서 제주에 해줄 거 안해주고 하겠나? 그런 속 좁은 정치를 하겠나?"라고 반문한 뒤 "그런 속 좁은 정치를 한다면 대통령 뿐 아니라 어떤 막강한 권력이라도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 14일 <제주의소리>와 특별대담을 갖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자. ⓒ제주의소리

전국 유일의 무소속 광역단체장으로서 향후 정계 개편 논의와 맞물려 각 당의 러브콜이 들어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물론 정치권이 이번 선거의 충격이 크기 때문에 그대로 있지 않을 것으로 짐작은 하지만, 도민들께 선거운동 중 약속한 것처럼 눈을 돌리지 않고 휩쓸리지 않겠다"며 "도민과 약속한 제주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다른데 눈을 돌릴 여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도정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선을 축하드린다.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어려운 여건에서 출발한 선거였고, 선거 과정 내내 치열해서 많이 힘들었던게 사실이다.

승리요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도민들이 승리한 것이다. 도민들의 따가운 질책은 질책대로 겸허하게 수용하려 했다. 도정에 임하면서 정직하고 깨끗하게 하겠다는 신뢰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는데 그런 점에서 도민들께서 진솔하고 소탈하게 마음을 열어주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갈등이 많았다. 이젠 해결해야 하지 않나?
-갈등은 주인된 마음을 가진 입장에서 풀어나가는 것이다. (선거)과정에서는 이기고 지는게 있기 때문에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거지만 이제 결과가 나왔다. 도민이 화합하고 제주의 발전을 위해 모든 인적·정책적 자원 모아야 하지 않겠나. 제가 열린 마음으로 크게 크게 마음을 열고 해 나가겠다.

차분히 공약 이행방안을 가다듬어야 할 때다.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공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제가 우선순위에 따라서 크게 10대 공약, 200개의 세부 공약을 내놓았는데 어느게 시급하다, 아니다 할 수 없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출발은 바로 해야 한다. 개별 공약보다도 앞으로 도정의 공약 사업들은 보다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직자 위주로 하면 또 도민과의 거리가 멀어지는 문제가 생길 것이다. 사업에 착수하기 전에 6~7월 민간과의 소통 폭을 넓히고 참여 폭을 넓힐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데 주력하겠다.

민선7기 제주도정, 큰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지?
-그동안 성장의 잘못된 방향과 후유증을 치료하는데 4년간 집중했다면 이제 성장의 열매를 도민 각계 각층에 실질적인 삶의 혜택을 돌리는 것으로 하겠다. 그런 점에서 청년일자리나 아이 키우는 문제, 1차산업, 중소상인 지원, 제주의 굵직한 인프라 문제 등을 해결하는 공약을 냈다. 어려운 문제도 많지만 도민들과 힘을 모아서 하나하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해결해 가도록 하겠다.

선거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가 제주 제2공항이다. 후보로서 말할 때와 도지사 당선자로서 말하는게 차원이 다를 것 같다. 어떻게 하겠나.
-이런 갈등이 있고, 국가 등 관련된 기관이 복잡한 사안일수록 입장이 함부로 바뀌거나 말이 달라지면 더 큰 혼란이 발생한다. 저는 제2공항이 제주도민의 대중교통으로서 필요하기 때문에 공항 능력 확충을 위해 진행하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입지나 확충 방법에 대해 국토부의 결론이 타당하게 내려졌는지, 결정적 하자는 없는지, 재검증을 하자고 해서 하고 있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원래 제2공항 반대대책위원회와 합의했던 것처럼 재검증 용역 충실히 해서 결론을 놓고 다음 단계에 대해 지원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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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자가 14일 <제주의소리> 김성진 편집국장과 대담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오라관광단지는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가?
-크게 두가지 문제다. 하나는 환경을 감당할 수 있는 부담인지에 대한 판단이고, 만약 오라관광단지가 (제주시)위쪽에 위치함으로써 후손들이 봤을때 두고두고 재앙이 된다는 결론이 난다면 그에 맞게 결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어느정도 관리가 가능하다거나 거기서 진행되는 사업 내용이 제주의 지역경제, 나아가 제주의 관광미래와 들어맞는 것인지, 제주도와 잘 어울리는 내용인지 다시 한번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 자본검증이라는 이름으로 사업 내용까지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다. 문제점이 있으면 있는대로, 문제점에 대한 관리와 자신있다고 하는 방안은 방안대로 전문가들의 검토를 받은 후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결정은 도에서 해야할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검토해서 후손들이 봤을 때 손가락질 받지 않도록 신중하고도 최선을 다해서 결정해야겠다.

시간이 걸린다니까 사업자는 애가 탈 것 같다.
-사업자 입장에 치우쳐서 일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시간이 걸리고 초조하더라도 도민들의 양해와 환영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기다려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중국 사드 문제로 인해 제주에 관광단지가 필요없다고 하는 목소리가 큰 것 같은데, 막상 선거현장 다녀보면 관광의 내용을 공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난제 중의 난제다. 

숙의형 공론화가 진행중인 영리병원도 더이상 결정을 미뤄둘 수 없지 않나.
- 공론화 과정이라는게 단순히 여론조사라면 많이 아는 사람, 감정적이거나 이해관계로 접근하는 사람이 섞여서 숫자로 나오기 때문에 책임있는 결론인지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 단순 여론조사를 넘어서 이해관계 다양한 분들이 참여해서 정보는 충분히 제공받고, 반대 입장에 대해서도 충분히 의견을 주고 받은 상태에서 여론조사 내지는 투표로부쳐보자는게 아니겠나. 모든 이해관계와 대표성이 취합이 됐는데 다수의 의견이 이렇다 하면 그 부분을 참고해서 결정하는 것이다. (숙의형 공론화는)제주에서는 처음 해보는 거라 해보기도 전에 단정지을 수 없겠지만, 모처럼 공론화 대상 1호로 논의에 부친거니까 취지가 잘 반영돼 충분한 논의가 됐으면 한다. 어떤 결론이 나오든지 충분히 숙성된 의견이라면 참조해서 풀어 나가겠다.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도민들의 명령을 받들 준비가 됐다.

'투표'라면 뭘 얘기하는 것인가?
-주민투표 얘기하는게 아니다. 다수 의견이 뭔지, 의사표현을 하면 표결을 할지 말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의사표시 분포를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

대표 공약 중 하나가 공공분야 청년일자리 1만개 창출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 당연히 가능한 공약을 내걸었다. 궁금해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기존에 없던거고 반대 논리가 많았다. '공무원 많다', '민간경제 죽지 않나', '재원 문제', 그런 것들은 정책공약 다듬는 과정에서 충분히 고민을 했고 토론도 했다. 나름 복안을 갖고 현실성 있는 부분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공무원은 지금까지 매해 300명 뽑던 것을 2배로 늘리고, 계속은 아니라 몇년간 증원하게 된다. 공기업 분야는 개발공사, 환경공단, 시설관리공단 등 어떤 공기관이 필요한지 설계와 함께 충원하고, 공공관리 부문 수요도 어린이집이나 간호사, 사회복지사, 중소상인 마케팅 등 많다. 각각 개별적으로 하기엔 엄두가 안나고, 관이 직접하기엔 부적절한 분야가 많기 때문에 청년 양성과 맞물려서 제주 각 분야에 잘 훈련되고 혁신의 의지, 나름대로 잘 갖춰진 고급 인력을 공급하면서 민과 관이 활력의 선순환, 서로 잘되는 방향으로 가도록 제주의 인력과 경제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 소위 '수지침'처럼 잘 써보겠다.

새로운 공사, 공단 설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들린다.
- 그렇다. 다른 (도지사)후보들도 아이디어를 제시한게 많다. 저희가 내놓은 공약이 완벽하기야 하겠나. 다른 후보들, 또 도의원 후보들 공약을 수합해 현실성 있고 결합하면 좋겠다는 공약은 선입견 사심 없이, 도민들이 좋은 거라면 어떤 것이라도 채용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정책을 가다듬도록 하겠다.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해 '환경자원총량 보전'한다고 했는데, 말은 쉽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 환경자원을 잘 보전해야 한다는 것은 도민들의 명령이고, 총량제로 관리해야 겠다는 것도 대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장치인지, 이해관계가 많이 충돌한다. 도민 재산권 제약하는 문제도 있고. 그렇다고 기존에 해오던 정책을 뒤로하고 새로운 정책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건 아니다. 지난 4년간 환경, 수자원, 교통 등 환경기준 강화하는 흐름이 있었다. 이런 기준을 전반적으로 더 엄격히 강화하면서 한편으론 불필요하게 재산권 제약하거나 개발 규제하고 있는 부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 예를 들어 서귀포시 안덕면에 공유지가 곶자왈로 분류됐는데 전문가들도 이걸 곶자왈로 보존해야 하는지 공공용지로 쓰는지에 대해 의견이 반반이다. 어떻게 공공부지 확보하고 편의시설과 기반시설 확보하면서 환경 보전할거냐, 이런 삼박자 맞춰가면서 정밀한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임기 초에 전반적으로 놓고 다시 한번 지혜를 모아보겠다. 특히 이번에 강화해야 할 대표적인 것은 경관 사유화다. 예를 들어 송악산 경관을 가린다든지, 주상절리를 병풍처럼 막는 호텔이 들어선다든지, 특정 건물이 조망권을 막는다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 조치하겠다. 경관은 제주도민 모두의 것이고 전 국민의 것이기도 하다. 경관 사유화를 막으면서 어떻게 재산권과 환경보호를 조화시킬지 고민하겠다. 사실 다른 예가 많지 않다. 일본 같은 경우 경관의 10% 이상 가리면 안된다는 사례도 있다고 하니까 경관에 대한 공공디자인적 관점, 제주만의 새로운 정밀한 장치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당선자의 정치적 상황을 빗대 '고립무원' 이란 표현을 쓰는 분들이 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중 유일한 무소속이고, 기댈 당도 없고,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고, 이번에 도의회까지 민주당이 압승을 했다. 4.3특별법 개정 등 제주 현안을 해결하려면 중앙 정치권이나 정부, 이런 기관들과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어렵지 않겠나 하는 전망이 있다.
- 권력과의 개인적 관계에 의해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정말 구태의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도움은 되겠지. 제가 집권당 사무총장도 해봤으니까 그런게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알지만 더 큰 것은 도민의 진실, 도민의 민심이 실려있는 힘이 가장 큰 것이다. 그런게 실려있다고 한다면 민심을 받들겠다고 하는 문재인 정부가 소속 정당이 다르다고 해서 해줄 거 안해주고 하겠나? 그런 속좁은 정치 하겠나? 그런 속좁은 정치를 한다면 대통령, 국회의원 뿐 아니라 어떤 막강한 권력이라도 심판을 받을 것이다. 제가 얼마나 도민 뜻 잘 받드냐가 근본적 문제일 것이고, (무소속이니까 오히려)어느 정당이나 문을 열고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과 대통령이 민주당이었던 것은 작년, 재작년도 마찬가지였다. 도의원 수가 민주당이 많아진 것은 경우에 따라 당리당략적 정치 싸움판이 벌어지게 되면 사사건건 어려움이 생기겠지만, 이번 도의원들도 도민들의 뜻을 받들어서 당선된 도의원이고 저도 마찬가지다. 서로가 봉사하는 위치가 다를 뿐이지 않나. 지역현안이나 공약이나 도민 뜻 받드는 것은 도민들의 민심이 무섭다는 것이다. 도민을 위하고 제주 발전을 위한 공통된 부분은 서로 아끼지 않다는 것은 저부터 실천할 거고 도의원들도 그럴거라 본다. 중앙정치나 당리당략 때문에 생기는 문제는 무소속이라는게 장점이 될 수 있도록 제 정치력의 시험대라고 생각하고 성의있고 성실하게 풀어나가도록 하겠다. 

선거과정에서 지난4년 '소통 부족', '중앙 곁눈질' 등에 대해 솔직히 고백하면서 사과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4년 제주도에 올인, 제주도정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기대해도 되나.
- 저는 약속을 지켜야만 도민들께서 신뢰를 계속해주신다고 생각한다. 정말 도민들께서 고민하다가 주신 기회이기 때문에 도정에 전념하겠다. 인재를 충원하고 여러 집단들 내지는 도내 세력들과 협력을 하는데 있어서도 제 스스로 한계를 가두지 않고 제주도 인재를 중심으로 도내 모든 세력과 도민 위해 필요하다면 낮은 자세로,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도록 실천하겠다. 모든 일의 기준을 제주도의 미래, 실제 삶을 위해 좋은 것이냐, 나쁘거나 불확실한 것은 하지 않는 기준을 갖고 도정에 전념하면서 열심히 하겠다.

정치적 행보와 관련한 질문이다. 전국적으로 여당이 압승했고 야당이 참패했다. 벌써부터 정계개편 얘기가 많이 나온다. 그 와중에 유일한 무소속 당선으로 전국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정계개편 논의와 맞물려 각 당으로부터 러브콜이 심심찮케 올 것으로 보이는데.
- 물론 정치권이 이번 선거의 충격이 크기 때문에 그대로 있지 않을 것으로 짐작은 한다. 도민들께 선거운동 중 약속한 것처럼 눈을 돌리지 않고 휩쓸리지 않겠다. 도민과 약속한 제주를 발전시키고, 제주도민들에게 정말 맛있는 밥상을 차려서, 완수하기까지는 다른데 눈을 돌릴 여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도민께 한 말씀.
-많은 고민 끝에 제게 일할 기회를 주신 것, 더 잘하라는 채찍인 것을 잘 알고 있다. 도지사라는 작은 권력에 취하지 않겠다. 제주도민의 현명하고, 제주도를 사랑하는 마음을 느꼈기 때문에 더욱 현장 속으로 도민 속으로 들어가서 더욱 도민과 마음을 합치며 열심히 하겠다. 도민들의 선택이 지혜로운 선택이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열심히 해서 보답하겠다. 대담 김성진 편집국장, 정리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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